인천공항, "임대료 깎아달라" 면세점 호소 묵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유통 대기업의 SOS 요청을 외면하면서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광역시 연수구는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 "의무휴업일/영업제한시간에 온라인 배송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건은 어렵다"고 지난 6일 공문을 보냈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이 회원사로 있는 유통단체다. 협회는 지난달 말 정부에 건의서를 통해 "방역물품·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상품 품절과 배송지연 문제 등이 발생하면서 민생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대형마트 온라인 구매 배송에 한정해 영업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대형마트는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이 확인될 경우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긴급 휴점을 실시하고 있다. 이후 방역을 수 차례 실시해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확진자가 다녀간 장소에 가기 꺼려진다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일부 대형마트 온라인 몰은 생필품을 구매하기 위한 소비자들이 몰리며 홈페이지 접속이 마비되기도 했다. 주문 건수가 배송이 가능한 수준을 넘어서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형마트들이 온라인 배송 규제만이라도 한시적으로 완화해달라고 건의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일부 지자체들은 "대규모 점포와 중소유통업의 상생 발전"을 이유로 들며 체인스토어협회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대형유통업체의 의무휴업일 및 영업제한시간 지정 권한은 각 지자체에 위임돼 있다.
체인스토어협회의 건의는 전국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로 전달됐지만, 대부분 지자체는 아직 회신을 하지 않은 상황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회신이 없다는 것은 사실상 거절을 의미하지 않겠냐"고 토로했다.
면세업계는 공항 이용객 급감에 따라 임대료 인하를 지속 요구하고 있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불가하다"는 답변을 반복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날 입점 업체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식음 분야 업체 및 대기업 면세사업자들에게 "임대료 인하는 불가하다"고 밝혔다. 상위 부처인 국토교통부나 기획재정부에서 별도 지침을 내리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은 전 세계 공항 면세점 중 매출 1위를 자랑하지만, 그만큼 임대료도 높아 대기업 사업자들은 평소에도 적자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코로나19 파급 영향 최소화와 조기 극복을 위한 민생·경제 종합대책' 자료에 따르면 2월 셋째 주 면세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4% 감소했다. 이에 따라 공항 면세점 운영업체들의 적자 규모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공공기관에 입점한 업체 임대료를 6개월간 25∼30% 인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한해 임대료를 인하하기로 해 대부분 대기업인 입점 업체들은 인하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재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7곳 중 중소업체는 시티플러스와 그랜드면세점 단 두 곳에 불과하다.
중견업체인 SM면세점은 경영 악화에 따라 최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찰을 중도 포기하기도 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이 면세사업자로부터 받는 임대료 중 80~90%는 대기업 사업자에게서 나온다"며 "생색만 낸 임대료 인하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항 이용객이 10분의 1로 줄었는데 대기업이라고 해서 코로나19 영향을 안 받는 것도 아니다"며 "망하라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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