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한국 코로나19 사망률 현저히 낮아…이유는?

김지원 / 2020-03-11 18:05:29
메르스 이후 감염병에 대한 대처능력 구비
최고 수준의 검진능력으로 조치 발견 치료
"아직 진행중, 낙관하긴 이르다" 신중론도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홍역을 앓는 가운데, 한국이 유난히 낮은 코로나19 사망률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의 코로나19 사망률은 12일 0시 기준 0.84%다. 7869명의 확진환자 중 66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12일 9시 기준 주요국가의 사망률은 이탈리아 6.6%, 중국 3.9%, 이란 3.9%, 미국 3.0%, 일본 2.4%, 스페인 2.4%, 프랑스 2.1%다. 타 주요 국가의 사망률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사망률이 현저히 낮음을 알 수 있다. 

▲ 질병관리본부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정식 홈페이지에서 주요국가의 사망률과 검진건수를 알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홈페이지 캡처]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국의 사망률이 낮은 이유로는 △ 선진화된 질병관리 및 의료 시스템 △ 정부와 규제당국의 발빠른 대응 △ 이에 따른 신속한 진단 △ 정부의 감염병 검사비·치료비 부담 등 적극적 검사 시행 △ 투명한 정보 공개 및 현황 안내 등이 꼽힌다.

한국은 메르스 이후 감염병분석센터를 만들어 대비했다. 감염병 위기대응을 위해 긴급상황센터에서 감염병 위기상황의 조기인지(early detection)와 신속대응(rapid response)을 통해 감염병 확산을 차단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또한 모든 감염병 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유관기관과 협력하여 현장 대응을 지휘·통제 및 지원한다. 나아가 긴급상황실, 감염병위기시대응체계, 중앙역학조사관, 감염병위기분석평가, 국제협력네트워크 등을 갖추고 있다.

아울러 한국은 의료문턱이 낮고 의료수준이 높은 편이라고 평가된다. 이란의 사망률이 높은 원인으로는 미국의 경제제재로 의약품 등을 구하기 어렵다는 점과 의료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이 꼽힌다. 바꾸어 말하면, 선진적 의료체계는 낮은 사망률과 연관이 있다는 뜻이다. 한국의 의료체계가 사망률을 낮추는 데 영향을 끼쳤음을 알 수 있다.

정부와 규제당국의 대응 역시 빨랐다는 평을 얻었다. 정부는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에 따라 대응한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앙방역대책본부를 통해 코로나19에 대처하고 있다.

아울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검사법 승인을 단 며칠로 단축한 '긴급사용승인제도'를 도입했다. 검사법 승인기간은 보통 1년 내외가 걸리는데, 이를 대폭 단축했다. 이 제도는 지카바이러스 확산 시 대응에 큰 도움이 됐다. 

이 덕에 지난달 초 식약처의 사용승인을 받은 첫 진단키트가 나왔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진단키트 중에는 1시간 50분 내로 진단이 가능한 것도 있다. 진단에만 6시간 이상이 걸리던 기존 방식에서 소요시간을 대폭 줄였다.

그 결과 한국은 전국 79개 병원과 검사기관에서 일일 1만7000여 건까지 검사가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12일 0시 기준 한국의 누적 검사자 수는 23만4998명이다.

미국이나 일본 등 다른 나라의 누적 검사자 수는 한국보다 훨씬 적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3월 8일 기준 미국의 누적 검사자 수가 1707명이라고 밝히며 "한국의 인구 100만 명당 검사 숫자가 미국의 700배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나아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현재 미국의 가장 큰 문제는 진단 키트 부족"이라며 "이 때문에 미국 보건당국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은 진단 키트가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행정절차가 복잡하고, 개인이 치러야 하는 비용이 높아 검진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 검사를 위해선 개인이 1400달러(한화 약 170만 원)를 부담해야 한다. 검사가 가능한 곳도 미 전역에서 10여 곳 정도 뿐이다.

▲ 한국은 많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 빠른 속도의 검사 및 진단이 가능하다. 감염자 수 파악역량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29일 오후 국내 세번째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격리 치료를 받고 있는 경기 고양시 명지병원에서 관계자가 병원을 찾은 시민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는 모습. [문재원 기자]

일본도 '발열이 4일 이상 지속돼야' 검사 대상자가 된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 6일 기준으로 6647건의 검사를 했다. 확진자는 333명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은 확진환자, 의사환자 및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보건소에 신고된 자는 결과와 상관없이 코로나19 진단 검사 비용을 전액 지원받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검사를 받는 경우에도 비용은 미국의 10분의 1 정도인 16만 원이다. 이에 따라 '많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 '빠른 검사'로 감염자들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측은 "경증환자를 포함해 전체 감염자 수를 얼마나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지에 따라 국가 간 치사율이 큰 차이를 보인다"며 '감염자 수 파악 역량'이 사망률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짚었다.

즉, 많은 인원을 검사하고, 검사 결과도 빠르게 나오는 한국의 높은 '감염자 수 파악 역량'이 사망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됐다고 분석할 수 있다.

▲ 한국은 질병관리본부가 홈페이지에서 매일 코로나19 발생 동향을 제공한다. 이에 정보공개가 투명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평을 얻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홈페이지 캡처] 

게다가 정보 공개가 투명하게 이뤄진다. CNN은 일본 민간 전문가들이 대체적으로 일본의 실제 감염자수는 정부 발표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보 공개가 투명하게 이뤄진다는 평을 받는 한국과 대비된다. 

한국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상황을 발표하고, 확진자의 동선도 앞서서 파악한다. '안전 안내 문자'를 통해 확진자 발생 현황과 이들의 이동동선 공개 사실을 알린다. 

그 밖에도, 각 지역별 보건소 번호를 알리며, 발열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발생한 경우 연락하라고 안내한다. 마스크 구입 등의 정보도 발송한다. 자가격리를 인지하고, 실천하는 높은 시민의식도 있다.

타임지는 이에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주요한 이유는 한국사회의 상대적인 개방성과 투명성 때문"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낮은 사망률에도 불구하고, 안심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게 전문가의 판단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진단에서 사망까지 1~3주 정도 걸리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론을 폈다.

그는 "지금 사망률이 1~2주 사이에 0.6%에서 0.8%로 오르고 있으며 확진자 중 치료 중에 돌아가신 분이 더 나온다면 치사율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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