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카카오모빌리티 논란에 "자율주행 등급 안 매겼다"

김혜란 / 2020-03-04 11:52:41
[팩트체크] 카카오, 자율주행 3등급인데 4등급 둔갑했나?
자율주행 임시운행허가는 '기술' 검증…레벨은 기술에 대한 '숙련도'
전문가 "기술력 과장은 아니지만 오해부를 수도"

2015년 택시호출 서비스로 모빌리티 시장에 뛰어든 카카오가 전방위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타다'가 지난달 법원 1심에서 합법 판결을 받자, 이른바 '기포카'(기사를 포함해 제공하는 렌터카) 진출 검토에 나섰고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차 임시운행허가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모빌리티 공룡'이 되려는 야심이 앞섰던 것일까. 자율주행 임시운행 허가에 대한 보도자료가 논란을 불렀다.

4일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전날 "국토교통부의 임시운행허가에 따라 이르면 3월 중순부터 레벨4에 해당하는 자율주행차 기술 테스트에 본격 돌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자 관련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국토부로부터 받은 자율주행 등급은 4등급(레벨4)이 아닌 3등급이다' '카카오가 '현행 등급제'를 이용해 기술력을 과장했다' 등의 지적이 나왔다.

UPI뉴스의 취재 결과 이 같은 비판은 실제와 거리가 있었다. 국토부가 관장하거나 인증하는 '자율주행 등급제'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1월 레벨3에 관련한 '안전기준'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는 제작과 상용화에 필요한 내용으로 카카오모빌리티의 임시운행 허가와는 무관하다. 또 이 안전기준은 제작사의 '자기인증'이 원칙이기도 하다. 국토부가 제시한 조건을 충족했다는 것을 직접 인증해야 양산과 판매에 들어간다.

국토부 첨단자동차기술과 관계자는 "국토부는 '레벨3' '레벨4'와 같은 자율주행 등급이 아닌 특정 기술에 대한 검증을 통해 임시운행허가를 낸다"면서 "카카오가 레벨3에 해당하는 자율주행 등급을 갖고 있어서 허가가 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시험연구계획서 내 참고란에 '레벨3'이라고 적었을 뿐 이 내용이 평가 항목은 아니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자율주행차 임시운행에 대한 법령상 국토부 장관은 성능 시험 대행자가 안전운행 요건을 갖췄는가를 검토한다. 이때 특정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어떤 장치를 갖추고 있는지, 비상시에 대응하는 고장 알림 장치를 부착했는지 등이 포함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가령 차로 유지 기능이 있다고 하면 레벨3에서 레벨4로 고도화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현행 제도는 기술 고도화를 권장하고, 이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카카오모빌리티가 레벨4 수준으로 테스트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신청한 기술이 레벨4에만 있는 경우에는 기술 변경 신청을 거쳐야 한다.

이어 "한 스케이트 선수가 트리플 악셀(차로 유지)이라는 기술을 구현하겠다고 신청한다면 이에 대한 안전장치를 잘 갖췄는지 스케이트장(국토부)이 검토하는 것이다"라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초보 수준(레벨3)에서 숙련도를 높이는 것(레벨4)은 문제가 없지 않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 선수가 갑자기 아이스 하키(차선 변경)라는 걸 하겠다는 건 문제가 있고, 해당 기술에 대해서는 따로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현철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여러 기업과 자율주행 기술 협력을 해봤지만 국토부가 자율주행 등급을 평가하거나 인증해주는 경우는 없었다"며 "레벨3와 레벨4와 기술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카카오모빌리티가) 레벨4를 테스트하는 것은 무방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심 교수는 "레벨3, 4 둘 다 사람의 개입이 필요 없지만 레벨4의 경우 거의 개입할 필요가 없어 구분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엔지니어 출신 A 씨는 "레벨3·레벨4를 무 자르듯 나눌 수 없기도 하고, 카카오가 기술을 뻥튀기했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다만 회사의 설명(보도자료)은 임시운행허가가 마치 레벨4에 대한 인증처럼 들리기 때문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했다"고 평가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현재 레벨4 수준을 일부 갖추고 있다"며 "레벨4 기술에도 여러 가지가 있으니, 그 중에 일부를 허가된 범위 내에서 테스트하는 거다"고 전했다.

KPI뉴스 / 김혜란 기자 k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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