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속연수 증가' 기업, 직원 오히려 줄었다…정년 연장의 역설

손지혜 / 2020-03-04 09:58:52
정부가 '60세 정년'을 도입한 이후 국내 대기업의 고용은 3.8% 늘어났으며 평균 근속연수는 1년 길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근속연수가 늘어난 기업 10곳중 7곳은 직원 수가 오히려 줄어드는 '정년 연장의 역설' 현상이 나타났다.

▲ 4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정년이 늘어남에 따라 고용의 문은 더 좁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채용 면접 이미지. [셔터스톡]

4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312개 기업의 고용은 2015년 말 125만6933명에서 지난해 9월 130만5206명으로 4만8273명(3.8%) 늘었다. 같은 기간 근속연수는 10.1년에서 11.1년으로 1년(10.2%) 길어졌다.

정부는 고용안정과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2016년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의무화했고 2017년부터는 300인 미만 사업장으로 이를 확대했다.

그러나 정년이 늘어남에 따라 고용의 문은 오히려 좁아지는 현상도 나타났다. 특히 근속연수가 늘어난 상위 20개 기업 가운데 14개사는 직원 수가 4년 전보다 줄었다.

S&T모티브는 4년간 근속연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이다. 2015년 말 16.5년에서 지난해 9월 22.2년으로 5.7년 늘어났다. 반면에 이 회사의 직원 수는 910명에서 766명으로 144명(15.8%) 줄었다.

S&T모티브 다음으로 근속연수가 큰 폭으로 증가한 대우건설(5.1년)과 삼성중공업(3.8년) 등도 직원수는 줄었다. 같은 기간 대우건설(-202명, -3.6%), 삼성중공업(-3905명, -27.9%)의 직원수는 세 자릿수 이상 감소했다. 서진오토모티브와 현대건설, 신한카드, 대유에이텍, SK건설, 서울도시가스, 풍산, 금호타이어 등도 근속연수는 3년 이상 늘었지만 직원 수는 5년 전보다 줄어들었다.

CEO스코어는 "정년이 늘어난 만큼 신규 고용을 축소했고, 30∼40대 조기 퇴직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근속연수가 줄어든 기업들은 대부분 직원 수가 늘어났다. 근속연수 감소 폭이 가장 큰 20개 기업 중 고용이 증가한 곳은 13곳으로 절반을 넘었다.

근속연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계룡건설의 경우 근속연수는 10.6년에서 7.2년으로 3.5년 줄었지만 직원 수는 989명에서 1385명으로 396명(40.0%) 늘었다. SK가스(-3.2년)와 한국전력공사(-3.1년)가 3년 이상 근속연수가 줄어들었지만 직원 수는 각각 142명(43.8%), 2000명(9.7%) 증가했다.

KPI뉴스 / 손지혜 기자 sj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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