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등 다국적기업, 소비자에 디지털세 전가할 수도"

이민재 / 2020-02-21 16:28:59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보고서..."국내 조세제도 개혁 논의 병행해야"
OECD 회원국을 주축 IF, 지난달 디지털세 기본 합의안 내놔
▲ 지난 2017년 6월16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가젯 쇼(gadgets show)의 구글 로고 [AP 뉴시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구글·아마존 등 '디지털세(Digital Tax)' 부과 대상 기업들이 세 부담을 소비자·중소기업에 전가할 수 있다는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21일 내놨다.

디지털세란 물리적인 고정 사업장을 설치하지 않고 해외에서 돈을 벌어들이는 서비스 기업에 과세하기 위해 도입된 개념이다.

현행 국제 조세 협약은 다국적 기업에 '돈을 벌어들이는 곳'이 아닌 '법인 소재지'에서 세금을 내도록 하고 있다. 이 허점을 이용해 조세 피난처에 법인을 세워 조세를 회피하는 기업이 많아지자 디지털세 도입 필요성이 대두됐다.

앞서 OECD 회원국을 주축으로 국제 협의체 IF(Inclusive Framework)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쳐 지난달 29~30(현지 시각) 디지털세 기본 합의안을 내놨다.

아직 세부 방침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세계 총매출액' '(디지털세 부과) 대상 사업의 총매출액' '이익률' '과세권 배분 대상 초과 이익 합계액'이 일정 규모 이상인 기업이 특정 국가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광고를 했을 경우, 디지털세 부과 대상이 된다.

KIEP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디지털세 부과로 인한 다국적 기업의 추가 세 부담분 중 상당 부분이 소비자·중소기업에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짚었다.

KIEP에 따르면 프랑스가 지난해 7월 디지털세를 먼저 도입했을 때 국제 회계법인 딜로이트는 '세계 디지털 기업은 디지털세의 4%를 부담하는 대신 소비자가 57%, 중소기업을 포함한 소매상이 39%를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 보고서에서 KIEP는 디지털세가 합의 도출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는 제언도 했다. 현재까지 논의된 기본 합의안에 쟁점이 될 수 있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먼저 디지털세는 이익이 아닌 매출액을 세 부과 대상으로 해 과세 기준의 일반 원칙에 위배된다. KIEP "디지털세 과세 기준을 기업 규모로 제한하는 것은 공정 과세 차원에서 전통적인 기업을 역차별하는 것이 될 수 있다는 반론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별로 세액을 분담할 때 이용하는 이익 배분 공식이 국가와 기업의 불만을 야기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국가별로 조세 체계가 복잡해 최종적으로 조정한 과세 소득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최저한세율을 결정하기 위한 기준을 합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KIEP "OECD 디지털세 논의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이해관계가 최대한 반영되도록 작업반회의 및 기타 정부간 회의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동시에 합의도출 실패에 대비하기 위해 국내 조세제도 개혁 논의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OECD 디지털세 향후 일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제공]


IF가 내놓은 디지털세 기본 합의안은 오는 22~23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전달된다. 오는 7월 독일에서 개최되는 IF 회의에서는 과세율, 과세 기준 등 구체적인 과세안을 확정해 올해 말 최종안 도출을 목표로 합의를 추진한다.

다만 디지털세를 도입하는 국가들이 해당국 세법 및 조세 조약 개정 등을 모두 마치려면 2~3년이 추가적으로 소요될 전망이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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