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사실을 알려도 2차 피해를 당한 응답자 4명 중 1명
인권위 "장애 감수성 교육 의무화 등 해결방안 필요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조사 결과 장애인 운동선수 10명 중 1명이 성폭력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인권위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 발표한 장애인 체육선수 인권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0명 중 22명꼴로 신체적 폭력이나 언어 폭력 등을 경험했으며 열중 한 명은 언어나 육체적 성희롱, 성폭행을 경험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인권위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지난해 9월말부터 10월말까지 약 한달간 대한장애인체육회에 등록된 선수 155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여성 장애인 선수의 경우 13.6%가 성폭력을 경험했으며 남성 장애인 선수 7.8% 역시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언어적 성희롱을 당했다고 응답한 이들이 6.1%, 시각적 성희롱을 당한 이들은 6%,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강제추행·강간을 당한 이들도 5.7%였다. 응답자들은 선배선수들은 주로 언어적 성희롱을, 지도자들은 주로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응답했다.
성폭력 피해를 입은 선수 중 절반은 아무런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응답했으며 이들 중 39.4%는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심지어 피해 사실을 알려도 2차 피해를 당하기도 했다.
내·외부 기관이나 지도자·동료 선수에게 도움을 요청한 피해자 25.7%는 '가해자가 자신에게 유리한 말로 피해 상황을 다르게 알렸다'고 응답했다. 심지어 14.3%는 '동료들이 피해자의 사생활을 캐거나 피해자에게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고 답변했다.
신체적 폭력 역시 심각했다.
전체 응답자 중 22.2%는 욕설 및 구타를 경험했다. 이들 중 13%는 협박·욕·모욕을 들은 적 있으며, 10.4%는 신체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훈련을 강요받았다고 응답했다. 8.8%는 '기합이나 얼차려를 받은 적 있다'고 답변했다.
폭력 및 학대 가해자는 '감독·코치'가 49.6%로 가장 많았고 폭력 등 행위는 '훈련장'에서 59.4% 이뤄졌다.
인권위는 "2012년 장애인 체육선수 직권 조사를 실시하고 대한장애인체육회장과 문화체육부장관에게 정례적인 실태조사 등 인권침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권고했다"며 "지난 6년간 실태조사를 비롯한 현장 모니터링이 없었다는 문제가 이번 조사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의 수행기관인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장애인 체육선수 지도자에 대한 장애 감수성 및 교육 의무화 △이천훈련원 및 지역 장애인체육회 내 인권상담 인력 보강 및 조사 절차의 독립성 강화 등의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KPI뉴스 / 김형환 인턴 기자 hwani@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