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밀 누설' 혐의 판사들 1심서 무죄

김광호 / 2020-02-13 11:21:46
신광렬·조의연·성창호 판사, '정운호 게이트' 수사기록 유출 혐의
재판부 "법관의 수사확대를 저지하려는 목적으로 보기 어려워"
'정운호 게이트' 수사와 관련한 검찰의 영장청구서와 수사기록 등을 법원행정처에 누설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현직 판사들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신광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지난 2018년 9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정운호 게이트' 당시 영장심사에 개입한 의혹과 관련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는 13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신광렬 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수석부장판사(現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조의연(現 서울북부지방법원부장판사)·성창호(現 서울동부지방법원 부장판사) 전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은 언론을 활용해 관련 수사정보를 적극적으로 브리핑하고, 관련 법관들에 대한 징계 인사조치 등 사법행정을 위해 수사상황을 상세히 알려주기도 했다"며 "(이 사건 정보가) 법원행정처 관계자들로 인해 (공무상) 비밀로서 보호될 정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검찰의 증거만으로는 법원행정처에서 법관의 수사확대를 저지하려는 목적으로 수사 및 재판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검찰 압박방안을 마련해 실행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신 부장판사 역시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으로서 사법행정차원에서 법관 비리 사항을 법원 행정처에 보고했을 뿐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신 전 수석부장판사 등은 2016년 검찰의 '정운호 게이트' 사건 수사 당시, 법관 비위에 대한 수사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접수된 영장청구서나 수사보고서 등 수사기밀을 수집해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누설한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3월 '사법농단' 사건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신 전 수석부장판사를 포함한 전·현직 법관 10명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신 전 수석부장판사가 '사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은 뒤, 영장전담 판사들에게 보고받은 수사기밀을 직접 정리한 문건 파일 9개와 검찰 수사보고서 사본 1부를 임 전 차장에게 송부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신 전 수석부장판사 등은 법관 비위에 대한 수사 확대 저지와 관련해 법원행정처의 지시를 받거나 행정처와 공모한 사실이 없고, 수사기록을 복사해 유출하지도 않았다며 검찰이 주장하는 일부 사실관계를 부인해왔다.

또 형사수석부장판사나 법원행정처 등 상부에 법관 비위와 관련된 수사상황을 보고한 것은 사법행정상 필요에 따른 정당한 내부 보고로, 공무상 비밀누설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에서 이 같은 피고인들의 주장을 대부분 인정했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신 전 수석부장판사에게 징역 2년을, 조의연·성창호 전 영장전담 부장판사에게 징역 1년을 각각 구형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광호

김광호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