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투자 단계, 수익 나려면 멀었는데"…이통 3사 난색
정부가 5G 중저가 요금제를 이동통신업계에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통신업계가 난색을 보이고 있다. 아직 전국망이 완전히 구축되지 않는 등 설비 투자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상황에서 요금 인하는 무리라는 것이다. 급하게 요금을 내리면 이통사가 5G 관련 투자비와 지원을 줄이게 돼 결과적으로 소비자 혜택이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과기부 "5G 대중화 위해 중저가 요금제 필요…4만 원 이하로 생각"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신년간담회를 열고 "5G 대중화를 위해 네트워크 품질 제고와 함께 다양한 중저가 요금제 출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이날 "알뜰폰이 조기에 5G 중저가 요금제를 출시하도록 유도하고 이동통신사가 청소년, 실버 요금제 등 5G 맞춤 요금제를 출시하도록 협의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5G 요금제 인하 요구는 처음이 아니다. 최 장관은 작년 11월 29일에도 KT·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5G 요금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며 "중·저가 요금제가 나올 수 있도록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중·저가 요금제는 4만 원 이하로 생각하면 되느냐'는 질문에 "그런 정도로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이통사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박정호 SKT 사장은 "아직은 5G 가입자가 부족하고 망 구축에 많은 돈이 들어가 (5G 중저가 요금제 출시는) 시기상조다"라고 우려했다.
"여전히 투자 단계, 수익 나려면 멀었는데"…이통 3사 난색
불과 두 달여 만에 다시 이뤄진 공개 요구에 통신업계는 난색을 보였다. 올해도 망 구축 등에 막대한 투자비가 들어가는 상황에서 중저가 요금제를 시행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5G 도입으로 인해 작년 설비 투자 규모는 크게 늘어났다.
KT의 작년 설비 투자(케펙스) 집행액은 5G 기지국 등 네트워크 투자가 확대되면서 전년 대비 65% 증가한 3조2568억 원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LTE에 투자하던 재작년에는 1조5000억 원 정도 케펙스에 투자했다"며 "작년에는 2조5000억 원을 상회하는 수준의 투자를 했는데 5G 도입 등으로 1조 원 이상이 추가된 셈이다"라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1년 영업이익이 7000~8000억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2조5000억 원은 어마어마한 수준의 투자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 5G는 전국망이 아니며, 품질에 대한 지적도 있어서 올해 역시 망 구축과 인빌딩 장비 도입 등에 신경 써서 투자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싸면 무조건 좋아?…소비자 혜택 줄고 대중화 늦어질 수도
정부의 5G 중저가 요금제 요구가 모순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무리한 5G 중저가 요금제 도입이 투자를 악화 시켜 전국망 구축이 늦어지면 되레 5G 대중화가 늦어질 수 있고, 각종 지원이 줄어들면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중저가 요금제를 시행하면 수익성이 악화되고 이는 마케팅비, 투자비 감소 등으로 이어질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비를 줄인다는 건 5G 전국망 구축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며, 마케팅비를 줄인다는 것은 공시지원금 및 비싼 단말기에 대한 지원금이 축소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투자하고 있는 단계에서 요금을 낮추면, 예상 회수 금액이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그러면 다른 무언가를 줄일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또 "박정호 SKT 사장이 '시기상조'라고 말했던 부분에 대해 3사의 의견이 크게 다르진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라고 덧붙였다.
중저가 5G 가격 인하, 언제 이루어질까?
통신 3사는 중저가 5G 요금제 출시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입을 모았다.
SKT 측은 "통신업 특성상 초기비용 많이 들어간다. 조금씩 만회해가는 식이다"라며 "(5G 요금 인하에 대해)구체적으로 말하기 이르고, 내부적으로 논의 중인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 측 역시 중저가 요금제를 언제 시행하겠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KT 측은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중저가 요금제와 수익적인 부분을 위한 프리미엄 요금제 모두 필요한 것 맞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5G 요금제에 대해서는 게 정해진 건 없다"고 말했다.
이어 "5G 중저가 단말기가 다양해지면 통신사가 5G 중저가 요금제를 냈을 때 시너지 효과도 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5G를 지원하는 중저가 단말기가 많이 나와 있지 않아 중저가 요금제를 내놓아도 고객이 체감하긴 어려울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알뜰폰의 경우 중저가 5G 요금제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이번 달 LG헬로비전과 KT엠모바일은 각각 3만 원대, 4만 원대 5G 요금제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KPI뉴스 / 이민재 기자 l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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