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비례한국당' 못쓴다"…비례○○당 명칭 불허

장기현 / 2020-01-13 17:52:35
'후광효과' 가능성 지적…"잘못 인식할 수 있어"
"허용 시 국민 정치적 의사형성 왜곡 결과 우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3일 정당 명칭으로 비례자유한국당 등 '비례○○당'을 사용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자유한국당이 총선에서 비례의석수 확보를 위해 만들려던 '비례자유한국당'을 비롯해 창당준비위원회 단계인 '비례한국당', '비례민주당' 등 총 3곳이 해당 명칭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비롯한 선거관리위원들이 13일 오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에서 열린 전체 위원회의에 참석해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비례00당 명칭의 정당명칭 사용가능 여부에 관한 논의를 진행한다.[정병혁 기자]

선관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한 후 "'비례○○당'은 이미 등록된 정당의 명칭과 뚜렷이 구별되지 않아 정당법 제41조 제3항에 위반되므로, 그 명칭을 정당 명칭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당법 41조 3항은 창당준비위원회 및 정당의 명칭은 이미 신고된 창당준비위 및 등록된 정당이 사용 중인 명칭과 뚜렷이 구별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선관위는 "정당법 규정은 유권자들이 정당의 동일성을 오인·혼동해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이 왜곡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법률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새로이 등록·사용하려는 정당의 명칭이 이미 등록된 정당의 명칭에 대한 보호법익을 침해하는지를 따져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유권자의 기성 정당과의 오인·혼동 여부는 정당 명칭의 단어가 중요 부분에 해당하는지 뿐만 아니라 투표권 행사과정, 정당·후보자 등의 선거운동, 언론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선관위는 불허 이유로 "'비례'는 사전적 의미만으로는 정당의 정책과 정치적 신념 등 어떠한 가치를 내포하는 단어로 보기 어려워 그 자체가 독자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없다"면서 "'비례'라는 단어와의 결합으로 이미 등록된 정당과 구별된 새로운 관념이 생겨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투표과정에서 유권자들이 배부받은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투표' 투표용지에 게재된 내용에 비추어 '비례○○당'의 '비례'의 의미를 지역구 후보를 추천한 정당과 동일한 정당으로 인식할 수 있는 이른바 '후광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성정당 명칭에 '비례'만을 붙인 경우 언론보도, SNS, 유튜브 등의 매체와 얼마 남지 않는 선거운동 과정을 통해 유권자들이 기성정당과 오인·혼동할 우려가 크다"며 "사용을 허용할 경우 무분별한 정당 명칭의 선점·오용으로 정당 활동의 자유 침해와 유사 명칭 사용으로 인한 유권자들의 혼란으로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이 왜곡되는 선거 결과를 가져오는 등 선거질서를 훼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13일 현재 결성 신고·공고된 '비례○○당중앙당창당준비위원회'는 정당법 41조에 위반되지 않는 다른 명칭으로 바꿀 경우 정당 등록신청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93일 남은 13일 오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안내판에 21대 국회의원 선거일까지 남은 일 수가 표시되어 있다.[정병혁 기자]

이날 전체회의에는 권순일 위원장을 비롯해 8명의 위원이 참석해 다수결로 불허 결정을 내렸다. 선관위는 구체적인 찬반 숫자는 밝히지 않았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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