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라돈침대 '대진' 무혐의 결정은 성급…조사 미흡"

남경식 / 2020-01-09 17:13:23
환경보건시민센터 "정부, 피해 입증 위한 어떤 노력도 안해"
"라돈침대, 고가 제품으로 둔갑…광고표시법 위반"
환경시민단체가 라돈이 검출된 침대를 제작·판매한 업체 대표와 이를 관리·감독한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섣부른 결정이었다며 정면 반박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9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검찰은 1년 6개월 동안 피해자 조사는 단 1명만 진행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검찰이 '폐암은 비특이성 질환이라 라돈침대로 인한 폐암 발병에 대한 사실이 입증되지 않는다'고 결론 낸 것에 대해 "정부가 본 사태를 너무나 안이하게 바라보면서 건강피해를 입증하기 위한 어떤 노력이나 조치도 취하지 않아서 입증을 못 하고 있는 것이지 입증이 안 되었다거나 입증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확정적인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1급 발암물질을 넣은 침대 7만 개를 판매하고 사용한 사례가 한국 외에 도대체 지구상 어디에 또 있겠냐"며 "당연히 이런 문제에 대한 연구조사는 진행된 적이 없을 것인데 검찰은 관련 연구가 없으니 혐의가 없다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가 방독면과 방진복을 쓴 채 2018년 6월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라돈침대 등 생활용품의 안전문제에 대한 정부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제공]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광고표시법률 위반에 대한 불기소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대진침대는 방사능 물질을 사용한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건강기능성 제품으로 정부 인증을 받아서 음이온이 나오고 원적외선이 나온다는 등 입증되지 않은 사이비 과학을 광고에 이용해서 라돈침대를 고가의 제품으로 둔갑 시켜 판매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품에 사용된 물질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 없이 오히려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도 않은 사실을 과대포장하여 소비자를 현혹시킨 것이 곧 광고표시법 위반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환경보건시민센터는 "라돈침대 사건은 여러 면에서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유사한 생활화학제품으로 인한 소비자 건강 위해 사건"이라며 "국민들은 제2의 가습기살균제 사건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는데 정부와 검찰은 가습기살균제 참사로부터 무엇을 배운 것이냐"고 지적했다.

앞서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이동수 부장검사)는 상해·업무상 과실치상·사기 등 혐의로 고소당한 대진침대 대표 A 씨와 납품업체 관계자 2명에 대해 혐의없음 등을 이유로 지난 3일 불기소 처분했다.

라돈 방출 물질 관리 의무를 소홀히 했으며 2018년 방사선량 분석 결과를 낮춰 발표해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당한 전 원안위원장 B 씨와 원안위도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대진침대 사용자 중 폐암이나 갑상선암 등 진단을 받은 피해자 180여 명은 대진침대와 납품업체 등 제조사와 원안위를 2018년 5월 형사고소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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