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중동 리스크 확대에 비축유 점검 등 총력 대응

김이현 / 2020-01-08 17:49:28
산업부, 석유가스 긴급상황 점검…"향후 불확실성 대비"
해운·건설업계 '비상대책반' 가동하며 사태추이에 촉각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기지를 공습하면서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석유가스 긴급상황 점검 등 총력대응에 나서고 있다.

▲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석유가스 수급 및 가격동향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오전 '자체위기평가회의'를 연 데 이어 오후에는 정유업계 등과 '석유·가스 긴급 상황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미국-이란 간 갈등으로 인한 석유·가스 시장 동향과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했다.

정유업계와 한국가스공사는 현재까지 중동 지역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원유·LNG 운송에는 차질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오전 11시 기준 중동을 오가는 유조선 35척과 LNG선은 10척 모두 정상 운항 중이며, 아직까지 특이 동향은 포착되지 않았다.

다만 국제유가가 이란의 이라크 미군기지 공격 직후 상승하고 있으며, 향후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이날 오전 11시 기준 배럴당 64.45달러로 전일 대비 1.87% 상승했다. 같은 시간 브렌트유는 배럴당 70.28달러로 1.99% 올랐다.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전국 주유소 평균)은 지난 7일 기준 각각 리터당 1565.06원, 1396.28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일 대비 0.11%, 0.09% 오른 수준이다. 국제유가와 국제 석유제품 가격 변동이 국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데는 통상 2주가량이 걸린다.

정승일 산업부 차관 이날 회의에서 "한국 원유·LNG 수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동지역에서 엄중한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며 "정부와 관련 기관, 업계는 합동 총력 대응 태세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부와 한국석유공사 등은 '석유수급 상황실'을 통해 주요 현지 동향, 수급상황, 유가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대한석유협회에 '중동 위기 대책반'을 추가 개설하기로 했다. 또 수급상황이 악화할 경우 비축유를 즉시 방출할 수 있도록 대비 태세도 강화하기로 했다.

아직까지 직접적인 영향이 나타나진 않았지만 각 업계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군사 충돌로 막히게 되면 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산유국이 원유를 수출하는 길목으로 이란이 통제해 왔다. 호르무즈 해협이 당장 봉쇄된 것은 아니지만 '중동 리스크'가 확대하면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해운업계는 유가 상승이 영업이익률 하락과 직결되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건설업계도 현재 14개 국내 건설사에서 파견된 1381명의 근로자가 이라크 현장에서 근무 중인 만큼 비상대책반을 꾸리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정부 부처도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다. 해양수산부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항해하는 선박에 대해 하루 6시간 간격으로 선박 위치를 확인하던 것을 하루 1시간 간격으로 대폭 앞당겼고, 국토교통부와 외교부도 현지 당국과 긴밀히 협의 중이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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