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비례한국당' 전략 재점화…"꼼수에 묘수로 대응"
공수처법, 선거법 표결 후 상정 전망…'독소조항' 지적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인 공직선거법의 표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상정을 앞두고 여야의 극한 대치가 26일에도 계속됐다. 본회의가 27일로 예정되면서, 여야는 숨 고르기를 하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 2라운드'를 준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선거법 개정안의 핵심인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개혁성을 강조하면서 단호한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방침을 재확인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신설해 민심을 제대로 의석에 반영하라는 것이 국민 명령"이라며 "오늘 임시국회가 시작됐고 본회의가 조만간 소집되면 단호히 선거법과 검찰개혁법, 민생법안 처리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민주당은 이날 당장 본회의 소집을 요구하지 않고 국회 일정의 속도를 조절했다. 전날까지 50시간 이상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면서 사회를 본 문희상 국회의장과 주승용 부의장의 피로가 누적됐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문 의장에게 27일 오후 본회의 소집을 요구한 상태로, '쪼개기 임시국회'를 소집하면서 장기전에 대비해 중간중간에 휴지기를 갖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동시에 본회의에 계류돼 있는 민생법안들을 여러 번의 본회의에 나눠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이날 "다음 필리버스터 전에 예산부수법안과 꼭 필요한 민생법안들이 적절히 (배치)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과 함께 민생법안도 '쪼개기 전략'을 시도하는 것은 통과가 가능한 민생법안이라도 우선 처리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생법안 쪼개기 전략이 시도되면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철회하기로 한 5개 법안인 포항지진특별법·병역법·대체복무법·형사소송법·통신비밀보호법 등이 우선 처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법 통과가 임박하면서 자유한국당은 비례위성정당 창당 작업을 구체화하며 맞대응했다. 다만 한국당이 반대해도 수정안을 제출한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법안 통과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위헌 선거법안을 철회하기 바란다"면서 "한국당도 비례정당을 만들 필요가 없고, 민주당도 '비례민주당'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에 입원 중인 한국당 황교안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꼼수에는 묘수를 써야 한다"며 "선거법이 이대로 통과된다면 비례대표 한국당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한국당은 '4+1' 공조의 균열을 꾀하는 마지막 수단으로 '무기명 투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현역 민주당 의원들의 일부 지역구가 통폐합이 불가피해, 무기명 투표가 진행되면 민주당 안에서도 반대표가 나올 수 있다는 게 한국당의 주장이다.
한국당은 무기명 투표 신청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전략 노출을 피해 신청하더라도 막판에 '깜짝 카드'로 내밀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한국당이 무기명 투표를 신청하더라도 민주당이 곧바로 '기명 투표' 신청으로 맞대응이 가능해,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두 신청이 동시에 들어오게 되면 두 개의 안건 모두 표결에 부쳐지고 모두 의결정족수인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을 채우지 못하면, 선거법 개정안은 기존 방식인 전자 투표에 부쳐지기 때문이다.
국회는 본회의가 열리면 임시국회를 며칠로 할지 정하는 '회기 결정의 건'부터 먼저 처리하고, 이후 선거법을 표결에 부칠 전망이다. 선거법 처리 이후에는 공수처법이 상정되고, 또다시 필리버스터 2라운드가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당은 이미 '4+1' 협의체가 만든 공수처법을 두고 독소조항이 포함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공수처법이 현 상태로 통과되면 한국은 공수처 왕국이 된다"면서 "모든 권력을 한 손에 틀어쥘 제왕적 권력 기구가 탄생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악의 독소조항은 '첩보보고' 조항으로, 범죄를 인지한 경우 그 내용들을 즉각 통보해야 된다"면서 "그렇게 되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전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에 강력한 반발에도 공수처법은 민주당이 이번 임시국회를 29일까지 진행하고 새 임시국회를 소집한 이후 첫 본회의가 열릴 것으로 보이는 30일에 표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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