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주도로 이뤄낸 아시아인 최다 유전체 분석 DB 공개

김들풀 / 2019-12-08 14:46:17
마크로젠·분당서울대병원 주도 '게놈아시아 100K 이니셔티브'의 성과
2016년 2월 발족해 1만명 게놈 데이터 제공· 1000만 달러 연구비 투자
세계 연구자에 '제어된 데이터 접근(controled data access)' 방식 공개
아시아인에게 발생하는 질병 관련 원인을 규명하고 정밀의학 실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아시아 최다 유전체 DB 공개는 순수 민간자본으로 이뤄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네이처(Nature) 커버스토리를 장식했다.

특히 생명공학기업 마크로젠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공동 연구팀이 주도한 국제 컨소시엄 '게놈아시아 100K 이니셔티브(GenomeAsia 100K Initiative)'는 아시아 64국 219민족 총 1739명 전장 유전체 분석 정보다, 이는 세계적으로 공개된 아시아인 유전체 데이터 중에서 가장 많은 아시아 지역과 인종을 포함하고 있다.

연구진이 공개한 유전체 DB는 아시아인 관련 정밀의학을 실현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심혈관 질환 환자에게 주로 처방되는 항응고제 '와파린(Warfarin)'은 특정 유전체를 가진 환자에게는 약물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와파린의 경우,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 또는 몽골인과 같은 북아시아 조상을 가진 사람들이 예민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측했다. 따라서 지역 및 인종을 대상으로 맞춤형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지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 게놈아시아 100K 프로젝트의 국가별 샘플 수 및 분포도. (a와 b: 국가별 샘플 수, c: 남아시아 지역, 언어, 사회계급별 샘플 분포도) [마크로젠 제공]

다음은 국제 컨소시엄인 '게놈아시아 100K 이니셔티브'에 참여한 마크로젠과 인터뷰를 통해 이번 연구 결과 의미를 살펴보았다.

ㅡ'게놈아시아 100K 이니셔티브' 컨소시엄은 정부의 지원으로 이뤄진 연구인가? 컨소시엄은 어떻게 구성된 것인가.

'게놈아시아 100K 이니셔티브'는 순수하게 민간이 주도해 구성한 비영리 컨소시엄입니다. 2016년 2월 처음으로 발족했으며, 발족 당시 총 1억 달러(한화 약 1,200억원)를 투자해 10만 명의 아시아인 전장 유전체 데이터를 구축하자는 목표로 시작되었다.

각 기관당 1만 명의 게놈 데이터를 제공하거나 1000만 달러(한화 약 120억원) 연구비를 투자하는 형태로 해 10개 기관이 참여할 시 총 10만 명의 전장 유전체 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였다. (1명의 전장 유전체 분석 비용 약 1000 달러)

ㅡ민간에서 '게놈아시아 100K 이니셔티브' 컨소시엄을 구성하게 된 이유는.

2009년까지 학계에 공개된 인간의 게놈 정보는 약 96%가 서양인(백인) 중심의 데이터였다. 컨소시엄이 처음 구성될 당시인 2016년 2월 무렵에도 약 87% 정도가 서양인의 데이터, 그 나머지가 아시아인의 데이터일 정도로 아시아인의 게놈 정보는 매우 적었다.

일부 공개된 데이터 또한 지역 등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아시아인 전체를 위한 정밀의학과 맞춤치료 연구에 활용하기에는 매우 부족했다.

하지만 아시아 인구는 전 세계 77억 명 중 45억 명(58%)을 차지할 정도로 많다. 게놈아시아 100K는 10만 명 아시아인의 게놈을 분석해 아시아인을 위한 정밀의학과 맞춤치료의 발전을 가속화하는데 기여하고자 컨소시엄을 구성하게 되었다.

ㅡ'게놈아시아 100K 이니셔티브'의 유전체 데이터는 어떤 형태로 공개되는 것인가. (구체적으로)

전 세계의 연구자들에게 '제어된 데이터 접근(controled data access)' 방식으로 공개됩니다.

연구자들이 자신의 연구 목적에 대해 IRB(Institutional Review Boards, 연구윤리심의위원회)를 등록한 후 컨소시엄 측에 데이터 사용을 신청해오면, 컨소시엄은 연구 목적과 데이터 사용 범위 등을 검토한 후 요청한 범위에 대한 데이터 사용을 승인해 준다.

이후 해당 연구자는 '초대 서버(Invitation Server)'를 통해 데이터에 접속해 본인의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 IRB에 기재된 연구기간이 종료됨과 동시에 데이터 사용 권한 또한 종료되어 모든 데이터는 컨소시엄으로 회수된다.

컨소시엄 구성 멤버 이외에는 연구 목적으로만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으며, 컨소시엄 구성 멤버에 한해 컨소시엄의 동의를 얻어서 비즈니스 목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 [마크로젠 제공]

ㅡ마크로젠은 '게놈아시아 100K 이니셔티브' 외에도 자체적으로 아시아인의 유전체 데이터를 구축해 온 것으로 아는데, 어떤 노력을 해왔나.

마크로젠은 민간 차원에서 독자적으로 한국인, 몽골인을 비롯한 아시아인의 데이터 구축 작업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마크로젠은 국내외 학계∙산업계와 공동으로 다양한 게놈 프로젝트 및 R&D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유전체 연구 분야에서 총 118편의 논문을 SCI급 학술지에 게재했다. 이 중 17편은 네이처와 그 자매지에 발표되는 성과를 이뤘다.

특히 2008년에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인간(한국인) 게놈 전체 염기서열 분석에 성공해 국내외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또 2010년에는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Copy number variant 분석 (Nature Genetics), 2011년에는 다수의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게놈 분석, Transcriptome 분석 (Nature Genetics) 등으로 이어졌다. 또한, 2016년에는 서울대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와 공동으로 현재까지 가장 완벽한 인간 유전체 염기서열로 평가받는 한국인 게놈 염기서열을 네이처에 발표했다.

AK1으로 명명된 이 한국인 염기서열은 마크로젠의 최첨단 유전체 분석기술을 활용해 조합됐다. 이는 최초 표준 유전체가 발표된 2003년 7월부터 2016년 GRCh38까지 14년간 기술적으로 해결되지 못하고 남아있던 190개의 공백 중 93%(177개)를 밝히고 메워낸 성과였다.

마크로젠은 또한 2010년부터 자체적으로 '아시안 게놈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는 아시아인에 대한 의료용 참조 유전체 및 아시아인 유전체 DB 구축 프로젝트로, 2013년에는 몽골계를 포함한 북방아시아인 1,000명 이상의 게놈분석을 완료했다.

이후 아시아인 1만 명으로 목표로 지난 2019년 11월에는 이 프로젝트의 파일럿 연구 성과(동북아시아 최대 규모인 1,779명의 참조 유전체 DB 독자적으로 구축 및 공개)를 '게놈 의학(Genome Medicine)'에 논문으로 발표했다.

그리고 이번 국제 컨소시엄인 '게놈아시아 100K 이니셔티브' 프로젝트에 2016년 2월부터 '설립 파트너(Founding partner)' 참여해 주도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 마크로젠은 대규모 유전체 분석을 통해 얻어진 아시아인의 유전적 변이 DB를 활용해 아시아인과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정밀의학의 실현에 기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마크로젠 부설 정밀의학연구소 및 정밀의학센터에서 진행되는 임상연구 기반 조성에도 적극 참여해 암과 관련한 동반진단 시스템 개발 등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미래 정밀의학의 일환으로 환자 개인별 맞춤형 재생의학의 주 분야가 될 줄기세포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KPI뉴스 / 김들풀 전문기자 itnew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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