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직속 자회사 SK바이오팜에 꾸준히 투자
SK바이오팜 상장 훈풍…장녀 최윤정 씨 역할 주목 SK의 100% 자회사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한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가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시판 허가를 받았다.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전 과정을 거쳐 기술수출을 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국내 최초 사례다.
2020년 2분기 미국 시장 출시가 목표다. 엑스코프리의 마케팅과 판매는 SK바이오팜의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담당한다. 생산은 SK바이오텍이 맡는다.
엑스코프리는 뇌전증으로 치료를 받는 환자 중 기존 치료제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난치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개발됐다. 뇌전증은 뇌 특정 부위에 있는 신경 세포가 흥분 상태에 있어 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엑스코프리는 미국에서 연간 1조 원 규모의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제약사 중 단일 신약으로 매출 1조 원을 기록한 사례는 전무하다.
최태원 회장은 바이오·제약 사업을 SK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오랜 기간 심혈을 기울여왔다. 성공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최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SK그룹은 지속적인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최 회장은 2007년 SK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후에도 신약개발 조직을 따로 분사하지 않고 지주회사 직속으로 두면서 바이오·제약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SK는 선대 최종현 회장 시절인 1993년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 차원에서 신약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1998년 취임한 최태원 회장은 20년 넘게 SK바이오팜이 큰 성과를 내지 못했음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다른 기업들이 실패 가능성이 더 낮은 바이오시밀러에 집중할 때 뚝심 있게 신약 개발을 밀어붙였다.
SK바이오팜은 지난 2011년 별도 법인으로 분사한 뒤 지난해까지 단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2012~2016년 매년 300억 대 순손실을 냈고, 임상 3상 단계를 거치면서 2017년에는 1004억 원, 지난해에는 1386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엑스코프리의 미국 시판 허가로 SK바이오팜의 증시 상장에는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지난 10월 유가증권 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SK바이오팜은 엑스코프리의 시판 허가 심사 결과에 따라 상장 계획을 조율할 계획이었다. SK바이오팜은 상장 시 시가총액이 5조 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SK바이오팜이 그룹 내 핵심으로 발돋움하면서 최 회장의 장녀 윤정 씨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윤정 씨는 지난 2017년 SK바이오팜 전략기획실에 책임매니저로 근무하다가 올해 9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바이오인포매틱스(Bioinformatics, 생명정보학) 석사 과정에 입학했다.
윤정 씨는 미국 시카고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 뇌과학 연구소에서 2년 동안 연구원으로 근무한 바 있다. 이후 하버드대학교 물리화학 연구소, 컨설팅펌 베인앤컴퍼니를 거쳤다.
윤정 씨는 대학원 과정에서 바이오 분야의 전문성을 쌓고 SK그룹으로 돌아와 바이오 사업의 중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팜 조정우 사장은 "이번 승인은 SK바이오팜이 앞으로 뇌전증을 포함해 중추신경계 분야 질환에서 신약의 발굴, 개발 및 상업화 역량을 모두 갖춘 글로벌 종합 제약사로 거듭나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며 "SK바이오팜의 R&D 역량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감격적인 성과"라고 밝혔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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