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중진 용퇴 거부…김세연의 폭탄선언, 찻잔 속 태풍되나

김이현 / 2019-11-18 21:11:50
김세연 "한국당은 수명 다했다"며 의원 전체 용퇴 촉구
황교안·나경원 사실상 '거부'…중진의원도 반응 엇갈려
자유한국당 해체와 소속 의원 전원 불출마를 촉구한 김세연 의원의 폭탄선언은 찻잔속 태풍이 될 것인가. 당 지도부와 상당수 중진들은 용퇴론에 선을 그었다. 중진 일각에서 공감을 나타냈지만 릴레이 용퇴로 이어질지 의문이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왼쪽 두번째)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김세연 의원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총선 불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은 수명이 다했다"면서 "모두가 책임져야 한다. 함께 물러나고 당을 공식적으로 완전하게 해체하자"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당의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다. 생명력을 잃은 좀비 같은 존재로 손가락질 받는다. 비호감 정도가 역대급 1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두 분이 앞장서고 우리도 다같이 물러나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3선 의원인 본인부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한국당 현역의원 전체에 대한 쇄신론에 불씨를 당긴 것이다. 소장 개혁파의 상징 중 한 명인 김 의원의 선언은 앞서 김성찬(재선), 유민봉 의원(초선)의 불출마 선언보다 파급력이 크다는 평가다.

용퇴론과 불출마 요구가 커지자 한국당 내 지도부도 입장을 내놨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1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총선에도 국민께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면 저부터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당 쇄신은 국민적 요구이자 반드시 이뤄내야 할 시대적 소명"이라며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다양한 의견을 적극 받아들여 과감하게 쇄신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주장한 쇄신론에는 공감하지만 물러나라는 요구는 거부한 셈이다.

같은 날 나경원 원내대표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저지가 한국당의 역사적 책무이며, 그 책무를 다하는 게 저의 소명"이라며 "역사적 책무를 다한다면 어떤 것에도 연연해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총선에서 당의 승리"라며 "당의 승리를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진 의원들도 대체로 김세연 의원의 주장에 대해 "현실성이 없다", "몽상 같은 얘기"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3선 여상규 의원은 "3선 이상이 다 사퇴하면 초·재선 의원들만 남아서 뭘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하면서 "총선 출마 여부는 당 소속 의원이라면 당과 국민이 결정할 일"이라고 일축했다.

한 영남권 3선 의원은 "당을 해체하고 모두 사퇴하라는 주장은 나가도 너무 나갔다"고, 영남권 4선 의원은 "전원 불출마로 소 키울 사람이 사라지면 누구에게 유리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자성과 공감의 목소리도 없지는 않다. 3선 김용태 의원(서울 양천을)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김세연 의원이 제기한 쇄신요구에서 저도 예외는 아니다"라며 "이미 지역구를 내놓은 상태지만 더 험지로 가라고 하면 험지로 가고, 중진들 다 물러나라고 하면 깨끗하게 받아들이겠다"고 강조했다.

4선인 주호영 의원도 CBS 라디오에 출연해 "20대 공천에서 '친박'이네 '진박'이네 하던 상황과 그 이후 탄핵 직전 상황 등을 보며 자괴감을 느꼈던 의원들이 한둘이 아니었다"며 "그 이후 자당 출신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구속된 뒤 3년 연속 큰 선거에서 대패했지만 자정·혁신운동이 없었다. 앞으로 불출마 선언은 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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