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 수사로 진상 밝힌다면 '정치검찰' 오명 벗을 기회 검찰이 세월호 참사 5년이 지난 6일 대검 산하에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을 설치해 재조사에 나서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 협의체인 4·16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와 시민모임인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 등이 그동안 122명에 달하는 책임자 명단을 발표하고 이들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며 검찰에 고소·고발장을 제출했음에도 꿈쩍하지 않았던 검찰이 마침내 움직인 것이다.
우선 유가족과 시민모임은 검찰의 이번 결정에 환영의 뜻을 비쳤다.
하지만,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로 불거진 '사법개혁'이라는 국민의 열망을 불식시키고 당장 5개여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앞두고 '정치검찰'이라는 오명을 씻고자 검찰이 검(劍)을 빼든 게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윤석열 검찰총장 입장에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가 살아있는 정권과 맞서는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여당으로부터 '정치검찰'이라는 오명을 듣는 것이 아이러니할 수 있다. 보통 '정치검찰'은 현 정권과 여당의 비호 아래 야당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할 때 듣던 말이기 때문이다.
이번 세월호 특수단이 수사해야 할 명단이 그동안 유가족이 고소·고발한 이들을 중심으로 이뤄진다면 이번엔 야당에 대한 칼을 들 수밖에 없음은 불 보듯 한 상황이다. 검찰이 양날의 검을 쥐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유가족 등이 고소·고발한 책임자 처벌 명단의 중심에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있다. 최근 2기 특조위인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세월호 참사 당시 법무부장관이었던 황 대표의 수사외압에 대한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황 대표와 당시 수사라인이 세월호 특수단의 조사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이유다.
유가족이 검찰에 고소·고발한 122명 중에는 황 대표는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정부책임자, 김석균 전해양경찰청장 등이 있다. 직권남용이 쟁점인데 공소시효는 7년이다. 세월호 참사가 2014년에 발생했기 때문에 공소시효는 2021년이 된다. 총선을 앞두고 검찰의 전방위적인 수사가 야당에 압박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검찰의 이번 결정을 정치색을 빼고 바라본다면 늦었지만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을 하는 검찰의 모습을 보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세월호 특조위가 세월호 참사 당일 구조 헬기에 병원 이송이 시급한 학생이 아닌 해경청장을 태웠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 검찰의 세월호 참사 재수사 의지에 불을 지핀 것일 수 있다.
세월호 참사 직후 경찰과 합동수사본부를 꾸렸던 검찰이 수사 끝에 기소한 이들의 재판 결과와 1기 세월호 특조위의 진상규명 결과가 유가족과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받아 무기징역이 확정된 이준석 선장과 선원 일부, 해경 123정장 등을 제외한 관련자 대부분은 기껏해야 집행유예나 무죄선고를 받는 등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또 박근혜 정권 당시 꾸려진 1기 세월호 특조위는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의 방해로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하지 못했다.
세월호 특수단이 이번에 앞서 제대로 하지 못했던 각종 의혹을 해소하고 참사 책임자를 밝혀내 제대로 처벌한다면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로 불거진 정치검찰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전세준 법무법인 제하 대표변호사는 "유가족에게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한이 남아 있다"며 "검찰이 이제라도 제대로 수사해서 책임자를 처벌하겠다는 것은 분명히 바람직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번 결정이 정치색을 띤다고 보면 한참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수사한 뒤에 박근혜 정권과 자유한국당으로 칼을 돌린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며 "내년 총선을 바라보고 세월호 특수단 설치를 터뜨리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는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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