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브랜드, 방송출연 통해 무차별 사업 확장…'공짜 광고' 논란 확산

남경식 / 2018-11-04 22:02:27
출연 때마다 더본코리아 매출 급등…계열식당만 1400여개
잔챙이만 규제하는 방송심의 당국은 '나몰라라'

'백주부'로 유명한 외식사업가이자 방송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52). 그는 이제 재벌회장을 호통치는 의원도 비판이 본업인 언론에게도 사실상 성역으로 간주되며 거의 국민스타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탁월한 처세와 엔터테이너로서의 말주변으로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의원들은 골목상권 침해를 따지기는커녕 도리어 요리 스타이자 창업의 달인인 그에게 앞으로 한 수 배우겠다고 꼬리를 내렸다.

 

서슬 퍼런 의원들이나 언론이 간과한 대목은 바로 그가 살아있는 강력한 개인 브랜드이자 사업 브랜드라는 사실이다. 그동안 백종원 대표는 1000억대가 넘는 매출을 기록하는 외식업체를 운영하면서도 요리사이자 방송인이라는 이름으로 무차별 출연에 나서면서 더본코리아가 사실상 막대한 광고효과를 직간접적으로 누려왔다는 점을 이들이 잊고 있었던 것이다.

 

백종원 대표는 2015년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시작으로 '집밥 백선생', '한식대첩',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백종원의 3대 천왕', '백종원의 푸드트럭' 등에 이어 최근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이르기까지 셀 수 없는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 예능인'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이에 따라 백종원 대표는 드물게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호감을 얻는 인기스타로 등극한 것과 함께 사실상 백종원 개인브랜드나 마찬가지인 더본코리아는 덩달아 엄청난 광고 효과를 누려왔다. 이로 인해 그의 프랜차이즈 매장은 물론 홍보나 마케팅에서도 땅짚고 헤엄치기식 사업확장을 벌이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 백종원 대표의 '롤링파스타'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파스타 가게가 등장한 이후 화제의 중심이 됐다. [더본코리아 제공]

 

지난 10월 10일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는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 위치한 퓨전 파스타 가게가 등장했다. 이날 프로에서는 백종원 대표가 이 가게에 머물며 파스타 맛을 평가하고 주방을 점검하는 등의 모습이 15분 넘게 이어졌다. 닐슨코리아의 조사에서 이날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6.2%를 기록해 동시간대 프로그램 중 시청률 1위에 올랐다. 일주일 후인 17일 저녁 6시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더본코리아의 레스토랑 '롤링파스타' 앞은 100여명의 대기 손님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네이버 블로그 방문 후기에도 '평일 오전 11시에도 1시간 넘는 웨이팅은 비일비재했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처럼 지난 7월말 오픈한 '롤링파스타'가 화제가 된 것은 '백종원의 골목식당' 방송 이후였다. 방송 이전 70여일간 네이버 블로그에 올라온 '롤링파스타' 방문 후기는 30여개로 이틀에 한 건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방송 이후에는 약 10일 만에 80여개가 올라와 하루 평균 8개에 달했다. 인스타그램에 업로드된 400여개 롤링파스타 해시태그(#롤링파스타) 게시물도 78%인 310여개가 방송 이후의 기간에 집중됐다.

 

더본코리아, 2015년 백종원 방송 출연으로 급성장


이처럼 백종원 대표의 방송 출연으로 인한 최대 수혜자는 두말 할 것도 없이 백 대표가 최대 주주(지분 76.69%)로 있는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더본코리아'다. 2015년 백 대표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출연으로 '백주부'라는 별명을 얻으며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이후 백 대표는 tvN '집밥 백선생', SBS '백종원의 3대 천왕'에서 메인 진행을 맡고, 올리브TV '한식대첩3'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하면서 '국민 예능인'으로 자리를 굳혔다. 백 대표는 2015년 대학생이 뽑은 올해의 인물, < 시사인 > 선정 2015년 문화부문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기까지 했다.

 

이에 따라 백종원 대표의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원조쌈밥집, 본가, 새마을식당, 한신포차 등 10여개 외식브랜드의 인지도 또한 올라가며 2015년 더본코리아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33.5% 증가한 1238억을 기록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전까지 더본코리아의 매출액은 2012년 683억원, 2013년 775억원, 2014년 927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 역시 2014년 63억원에서 2015년 109억원으로 급증했다. 가맹점 숫자도 2014년 552개에서 2015년 1060개로 1년 만에 2배로 늘었다.


방송을 등에 업은 더본코리아의 가맹점으로 손님이 쏠리는 현상은 골목상권 소상공인들의 피해로 이어졌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골목상권에서 대형 기업형 프랜차이즈 때문에 하루아침에 손님을 다 뺏기고 장사가 안돼서 사람들이 길거리에 나앉고 있다"면서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백종원 대표의 모습이 좋게 연출, 각색되다 보니까 착시현상까지 생기면서 손님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식당에는 그런 스타가 없다 보니 당연히 불리한 입장이며 갈수록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 백종원 대표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출연으로 '예능인'을 넘어 외식업계의 '선생님'으로 자리매김했다. [SBS 제공]

백종원 대표가 방송에서 강조하는 '식당의 기본'이 더본코리아 가맹점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데도 별다른 문제로 제기되지 않는 점도 백 대표의 '후광 효과'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백 대표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국숫집의 플라스틱 바구니 사용을 지적하는 등 식당의 위생 상태에 유독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새마을식당, 한신포차, 빽다방 등 백 대표 브랜드의 식당들은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지난 3년간 41회나 적발됐다.

 

간접광고 뺨치는 '백종원 브랜드' 출연당국 뒷짐


이처럼 더본코리아는 백종원 대표의 방송 출연으로 웬만한 간접광고보다 훨씬 더 강력한 광고효과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현행 방송심의규정에는 이에 관한 조항조차 없어 규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방송에 이름도 없는 길거리 식당의 상호라도 노출되거나 자막으로 한 줄 나오면 간접광고라며 제재의 칼날을 들이대는 방송통신위원회와 방통심의위원회 등 정책·규제 당국이 마땅한 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강력한 브랜드의 사실상 직접 광고에는 이같이 손을 놓고 있다.


이와 관련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더본코리아 매장이나 브랜드명이 직접 노출된다면 부적절하겠지만, 백종원 대표라는 사람으로 인한 광고 효과를 심의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면서 "광고 효과가 얼마나 발생했는지 판단할 근거도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점을 살펴볼 생각조차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선거에 입후보할 공직자나 방송인은 선거 3개월 전에는 방송에 출연할 수 없다. 이는 방송 출연을 통한 직접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얼굴만 봐도 그의 더본코리아와 20여개 식당 브랜드를 잘 아는 시청자들이 매주 혹은 수시로 방송에서 백 대표를 보며 무엇을 생각할까? 선거보다도 더 직접적이고 매일 수억대 매출을 올리는 사업과 직결된 그의 방송출연을 놓고도 규제 당국은 아무런 생각도 없는 것이다. 골목식당 영세사업자들의 하소연도 자신들의 관할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렇듯 당국이 손을 놓고 있는 사이 백종원 대표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 진행자로 출연하며 '예능인'을 넘어 외식업계의 '선생님'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들 프로그램에서 백 대표는 '요식업계의 살아있는 전설', '창업의 귀재', '장사의 신', '외식업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면서, 하늘을 찌를 듯 주가를 높이고 있다. 덩달아 더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740억원, 점포 숫자는 1400여개까지 늘어나며 급성장세를 달리고 있다.


골목상권 피해없다는 발뺌에 영세식당 반발
 

백 대표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출연에 대해 "일부 맛집을 홍보해주는 것이 아니고, 장기적으로 외식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다"며 공익적인 취지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백종원의 골목식당' 인천 신포시장 청년몰편이 인천 중구청의 홍보 예산 2억원을 지원받아 제작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백 대표의 진정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인천 중부경찰서도 이와 같은 방송 제작 경위에 대해 내사에 들어갔다. 

 

▲ 백종원 대표가 10월 1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백종원 대표는 더본코리아가 골목상권을 파괴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국정감사에서 "골목상권과 먹자골목을 구분해야 한다"면서 "2017년 오픈한 60개 매장 평균 권리금이 2억1000만원이었다"며 "골목상권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기업의 규모가 커진 만큼 사회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데 골목상권과 먹자골목이 다르다는 이야기만 한다"면서 "강남에도 옛날에는 먹자골목이 없었던 것처럼 상권은 항상 바뀌어서 일률적으로 구분할 수 없다"고 그의 주장을 반박했다.


백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 인한 광고 효과와 혜택도 부인했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2015년 회사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은 빽다방 때문이었다"면서 "당시 저가 커피 시장이 커지면서 가맹점 숫자가 많아진 것이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게 과연 맞는 얘기인지 앞으로 그의 방송출연과 매출증가세를 비교해 보면 금세 알 수 있을 것이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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