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같은 일을 하는 데도 하청업체 직원이라는 이유로 사업장 내 주차장 이용을 금지하고 급여와 복리후생에 큰 차별을 둔 것을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현대제철에서 일어난 차별 행위를 인정하고 앞으로 급여, 복리후생 등에서 고용 형태에 따라 직원을 차별하지 말 것을 현대제철에 권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인권위가 하청업체 직원들의 진정 사건에 대해 차별을 인정하고 시정을 권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권위는 앞서 2017년 4월 현대제철의 하청업체 직원들이 복리후생과 사업장 시설 이용 등에 있어서 차별을 받고 있다는 진정을 접수했다. 하청업체 직원들은 개인 차량의 사업장 출입이 일절 허용되지 않았고, 목욕장 개인사물함 등 비품에서도 차별을 받았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하도급 노동자들이 도급계약을 맺은 협력업체에 소속돼 해당 협력업체의 작업지시와 근태 관리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고, 이들의 근로조건도 협력업체들이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며 "우리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개인차량 출입 제한은 심각한 주차난이라는 부득이한 사유 때문으로, 셔틀버스 운행 등 대체 이동수단을 제공하므로 불합리한 차별이 아니다"면서 "목욕장 탈의실 내 사물함 등도 협력업체에서 스스로 비치하는 것이므로 회사 측에는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권위 조사 결과 현대제철은 하청업체 직원들의 실제 작업 방식이나 근태관리, 처우 등에 대해 일정 부분 관여를 해왔고, 협력업체들은 실질적으로 현대제철의 도급대금에 의존해 급여나 물품 등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권위는 하청업체 직원들의 급여가 원청 직원의 60% 수준으로 파악되는데 이는 근속연수 등 다른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현저한 차이로 볼 수밖에 없다며, 그밖에 각종 복리후생 처우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현대제철이 하청업체 직원의 급여와 복리후생에 관한 간접적 영향력을 행사했고, 결과적으로 원청 직원과의 현저한 차이가 난 데 실질적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사업장 내 주차난 때문에 개인차량 출입을 제한하더라도, 이를 일방적으로 하청업체 직원에게만 강제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직원의 목욕장 탈의실을 분리하고, 하청업체 직원에게는 도난사고에 취약할 정도로 노후화된 사물함을 사용하도록 한 것도 차별적 대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KPI뉴스 / 황정원 기자 h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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