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발레대회 번외상 받고도 1등상으로 병역면제"

김이현 / 2018-09-10 20:00:39
하태경 의원, '2016 헬싱키국제발레경연' 관련 보도자료
무용협회는 입상증명서, 문체부는 '예술·체육요원 추천원서'

한 국제발레대회 참가자가 정식 수상이 아닌 번외상을 받고도 병역이 면제돼 예술요원으로 편입된 사례가 드러났다. 현행법에 따르면 병무청이 인정하는 국제대회 중 시니어 부문 1‧2위 입상자만 병역 면제 혜택을 받는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10일 낸 보도자료를 보면, 지난 2016년 5월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2016 헬싱키 국제 발레 경연'에 참가한 A씨는 고전 발레에서 남녀 무용수가 함께 추는 2인무인 '파드되부문'에서 1등을 수상했다.   

 

▲ '헬싱키 국제 발레 경연' 홈페이지 공지사항. [하태경 의원실 제공]


그러나 대회 홈페이지의 공식 수상 목록을 확인한 결과 이 상은 시니어, 주니어 부문의 최종 순위 밖의 상으로, 심사위원이 선정하는 일종의 '번외 장려상' 격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공식 3라운드로 구성된 정식 대회에서 최종 결선까지 진출했으나 입상에는 실패했다. 최종 결선은 고전무와 현대무 두 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었고, 두 부문 종합점수로 순위를 매긴 남성 시니어 부문에서는 1등 없이 2등과 3등만 선정됐다.

A씨가 수상한 상은 시상식이 모두 끝난 후에 심사위원이 합의해 추가로 수여한 상이었다. 수상 사실도 정식 시상식(6월2일)으로부터 일주일 뒤인 6월9일 발표됐고, 상금도 이 대회에서 수여하고 있는 장려상 수준인 1000유로였다. 대회 주최 측이 공지한 시니어 부문 1위 상금은 8000유로다.

A씨는 이 상으로 한국무용협회로부터 '입상증명서'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예술·체육요원 추천원서'를 발급 받아 병무청에 제출했다.
 

▲ 한국무용협회가 발급한 입상증명서. [하태경 의원실 제공]

 

하 의원은 익명을 요구한 발레 관계자가 "시상식과 폐막 공연이 끝난 후 심사위원이 추가상을 주기로 결정한 것은 아주 이례적"이라며 "심사위원들이 폐막 공연 이후 참가자를 격려하는 차원에서 뒤늦게 번외 장려상을 주기로 결정한 것인지는 몰라도 공식적인 1등상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제도와 관련해 주무 부처인 병무청과 문화체육관공부는 지난 7일 '바른미래당 병역특례제도 TF 현황 및 대책 관계부처 합동보고'에서 "병역특례 관련 증빙 서류를 철저하게 확인·감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 의원은 "그러나 A씨 사례를 볼 때 병역특례 관련 서류에 대한 확인·감독과정이 신뢰할 수 없는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상의 성격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관련 분야 국내 협회에서 입상증명서를 발급해주는 등 절차 또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병역면제 받은 J씨의 '예술‧체육요원 추천원서'. [하태경 의원실 제공]

 

그는 또 "정식 1등이 아니고 번외 장려상을 받은 사람을 '묻지 마 병역면제'시켜준 병무청과 문체부의 책임이 크다"며 "예술 분야 병역특례가 부정 사건의 온상이 된 것 아닌지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UPI뉴스'는 이와 관련해 이날 문체부 담당자 등에게 해명을 들으려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뉴시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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