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승민 "尹 아바타, 비대위원장 되면 與 총선은 필패"

송창섭 / 2023-12-14 21:12:57
"김기현 사퇴는 혁신 골든타임…기회 날리면 표 못받아"
"독립적 인물, 비대위원장으로…쇄신 지켜보고 거취 결정"
"이준석‧이낙연과 신당 창당 교감 없다"…제3지대 선그어
"'反尹‧反明'으로만 모여선 성공 힘들어"…신당에 부정적

국민의힘 비윤계 대표 격인 유승민 전 의원이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집권여당은 친윤계 핵심 장제원 의원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과 김기현 대표의 사퇴 등으로 요동치고 있는데, 유 전 의원은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개혁 보수'를 지향해온 그는 최근까지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을 향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하며 대립각을 세워왔다. 기존과 다른 '신중 모드'는 거취를 놓고 장고하는 것으로 읽힌다.

 

▲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14일 서울 종로구 센터포인트 광화문빌딩에서 UPI뉴스와 만나 정국 현안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유 전 의원은 중도층에 '소구력'이 있는 대중 정치인인 만큼 향후 선택은 총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거대 양당체제 극복이 최우선 과제인 '제3지대' 세력에겐 대선후보 출신 유 전 의원 합류가 절실하다. 연말, 연초 정국 향배와 관련해 유 전 의원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주목되는 이유다. 

 

유 전 의원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센터포인트 광화문빌딩에서 UPI뉴스와 만나 비상대책위로의 전환 등 당내 상황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김기현 대표 사퇴로 혁신의 골든타임이 생겼는데 또다시 윤 대통령 심복 같은 사람이 비대위원장이나 공천관리위원장에 선임되면 그걸로 총선은 끝"이라고 단언했다.

 

향후 거취에 대해선 "총선 출마 등을 포함해 모든 것을 백지에 놓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는 어떠한 교감도 없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3지대와 관련해선 "반윤(反尹반 윤석열), 반명(反明반 이재명)을 목표로 모여선 성공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유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

 

ㅡ내년 총선을 어떻게 전망하나.

 

"국민들 선택에 달린 문제라서 구체적인 숫자로 말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수도권 중도층 무당층 젊은층 민심이다. 이대로라면 수도권에서는 참패할 것 같다. 그게 밑바닥 정서다."

 

지난 10월 말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을 만나 사당화와 결별한 윤 대통령 변화 △대통령실과 여당의 수직적 관계 청산 김기현 체제 교체라는 3가지 변화를 촉구했다. 김기현 대표 사퇴를 어떻게 평가하나.

 

"이제는 '김기현 체제' 이후를 생각해야할 때다. 당시 인요한 위원장을 만났을 때 말한 윤 대통령 변화와 수직관계 청산은 모두 연결돼 있다. 김기현 체제가 끝났는데, 또다시 윤 대통령의 심복, 아바타, 윤 대통령 명령에만 따를 사람이 비대위원장으로 오고 공천도 그런 맥락에서 이뤄지면 국민들이 본질을 금방 알아차릴 것이다. 대표가 물러났는데, 최고위원들은 안 물러나고 그대로 있지 않나. 완전히 새롭게 가야한다. 김기현 대표가 용단을 내림으로써 마지막 혁신의 기회가 생겼다. 이 기회를 날려버리고 윤 대통령 하수인 같은 사람이 당과 공천권을 장악한다면 국민들은 절대로 우리에게 표를 주지 않을 것이다."

 

김 대표 사퇴가 마지막 기회라고 보는 건가.

 

"그렇다. 이제 우리 당의 식구들이 정신 차리고 주도적으로 해야 할 때다. 용산(대통령실) 오더만 기다리고 있다면 가망은 없다."

 

비대위원장 선임의 기준과 원칙을 제시한다면.

 

"비대위원장은 진짜 대통령으로부터 독립된 인물이어야 한다. 윤 대통령과 정부가 잘못하고 있는데 대해 충분히 견제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그런 지도부가 들어서야 한다. 그게 안 되면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다." 

 

▲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14일 서울 종로구 센터포인트 광화문빌딩에서 UPI뉴스와 만나 향후 거취 등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ㅡ이달 내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당이 어떻게 쇄신하고 변화하는지 지켜보고 결정할 생각이다. 12월이라는 시점이 중요하지 않다. 저는 늘 우리 당이 잘되기 바랐던 사람이다. 우리 당에 대해선 윤 대통령이나 그 하수인들보다 훨씬 더 애정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지켜보면서 끝까지 목소리를 낸 뒤 제 결심을 말씀드릴 생각이다."

 

윤 대통령 리더십 변화도 촉구했는데, 어떻게 전망하나

 

"대통령이 됐으면 시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걱정해야한다. 외교 쪽은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혔다. 중국과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지 정도가 남아있을 뿐이다. 그런데 집권 1년 반 동안 가장 중요한 시기에 외국에만 다니신다. 지금 이 시대에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일, 예를 들어 인구소멸, 저출산 문제 같은 걸 해결해야 한다. 본인이 약속하지 않았나. 연금, 노동, 교육 분야를 개혁하겠다고. 그런데 아무 것도 안 되고 있지 않나."

 

'서울 참패 예상 보고서'가 흘러나왔다. PK(부산경남)도 심상치 않다고 하는데.

 

"현장에서 느끼는 것과 대체로 일치한다. 이대로 가면 총선 참패다. 총선에서 지면 윤 대통령은 모든 게 끝난다. 임기가 3년 남았지만 사실상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총선의 역사적 의미는.

 

"내년 총선은 우리 정치가 시대 문제를 해결하는 정상적인 정치로 돌아오는 계기가 돼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지난 대선 때처럼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로선 총선 이후에도 '윤석열 대 이재명'이라는 구도, 또 양 진영의 극단적인 대립 속에서 진짜 중요한 문제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는 '정치의 실패'가 계속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저는 그래서 늘 '먼저 쇄신하고 먼저 변화하는 쪽이 총선에서 이긴다'라고 주장해왔다. 민주당이 이재명 체제로 가든 말든 그쪽은 쳐다보지 말고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의힘이 먼저 변해야 한다. 우리 당이 태극기부대 이야기만 듣지 말고 합리적인 다수 국민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것이 총선 승리 전략이다. 그런 점에서 윤 대통령은 마음을 비우고 당에 손을 떼야 한다. 당의 리더십이 똑바로 설 수 있도록 윤 대통령이 도와줘야 한다."

 

▲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14일 서울 종로구 센터포인트 광화문빌딩에서 열린 류순열 UPI뉴스 편집인 저서 '가짜 이념의 나라' 북콘서트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비대위원장 기용설이 나온다.

 

"특정인을 거론하고 싶진 않다. 다만 소위 윤심(尹心윤 대통령 의중)만 쫓아가는 사람 갖고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없다."

 

3지대 가능성은 어떻게 보는가.

 

"가능성은 늘 열려 있다. 다만 소위 신당을 한다는 것은 어지간한 철학과 각오 없이는 힘들다. 단순히 반윤, 반명이라는 것만 갖고 당을 만들었다간 국민들이 쳐다보지 않을 것이다. 신당이 어렵다는 것은 내가 너무 잘 안다."

 

이준석 전 대표나 이낙연 전 대표와 교감하는가.

 

"최근 두 사람 모두와 이야기 해본 적 없다."

 

이낙연 전 대표는 함께 하자는 뜻을 갖고 있을 것 같은데.

 

"저는 보수정당에서 정치활동을 해왔다. 그렇기에 민주당 사람들하고는 정책이나 정치 철학이 많이 다르다. 제가 길거리에 나가서 바른정당을 3년 동안 이끈 것도 보수 정치를 바꿔야 되겠다고 생각해서였다. 민주당 사람들하고 정치를 해보는 것은 생각해 본적 없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이낙연 전 대표 측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으나 "오해를 살 수 있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총선에서 신당 바람이 불까.

 

"확실한 어떤 철학이나 정책을 갖고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정치세력들이 등장한다면 신당이 힘을 발휘할 것이다. 그런데 선거 앞두고 떴다방 식으로 만들었다가 선거 끝나고 해체되는 그런 신당 같으면 별 기대가 되지 않는다."

 

'빅텐트'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뜻인가.

 

"'윤석열, 이재명 싫어하는 사람 모여라'라는 식으로 신당을 만들면 성공하기 힘들다."

 

인요한 혁신위가 절반의 성공에 그친 이유는.

 

"혁신을 하려면 정치의 본질에 대해 좀 알아야 한다. 정작 중요한 핵심은 건드리지 않는 것을 보면서 혁신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내년 총선에서 '정치인 유승민'의 역할은 뭔가.

 

"저는 늘 정치가 제 역할을 해주길 바라던 사람이다. 그런데 우리 당이 워낙 희망이 없지 않았나. 이런 상황에서 제가 나서서 뭘 요구할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에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솔직히 총선 출마도 현재로선 백지 상태에서 생각하고 있다."

 

KPI뉴스 / 송창섭 기자 realso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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