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종량세 도입시 '소주 가격 인상' 전망
맥주뿐만 아니라 모든 주류에 종량세를 도입하는 논의가 다시 시작된 가운데 '서민의 술'로 불리는 소주까지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 기획재정위원회의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주세 개편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부총리는 "맥주뿐만 아니라 전체 주류에 대한 종량세를 검토할 계획"이라며 "맥주 종량세 문제는 진지하게 검토를 했고 그럴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민이 퇴근길에 치맥 할 때 마시는 생맥주 가격에 영향이 있기 때문에 일단 유지했다"며 "향후 국회 조세소위에서 논의할 때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국감에서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은 "종량세로 전환해도 1만원에 수입 맥주 4캔이 가능한데 왜 맥주 주세법 개정을 2020년으로 미뤄놨냐"며 "국산맥주 산업 발전을 위해 하루빨리 주세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산과 수입 맥주의 가격 차이는 세금을 어디에 붙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국산 맥주의 과세표준은 영업이익을 포함한 제조원가 기준으로 이루어지는 데 반해 수입 맥주는 수입 신고가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수입 맥주는 신고가격만 낮추면 세금을 적게 낼 수 있어, 국내 맥주회사는 공정한 가격경쟁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해왔다.
더불어민주당 심기준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종량세를 도입하면 캔맥주 500㎖를 기준으로 국산맥주는 363원 저렴해지고 수입 맥주는 89원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맥주의 가격 인상 폭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심 의원은 "수입맥주가 가격경쟁에서 고지를 점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수입맥주가 낮은 가격으로 공격적 마케팅을 펼칠 때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국내 수제맥주업계"라고 지적했다.
이어 "동일한 출발선에서 개성 있는 맛과 품질로 경쟁이 이루어져야 소비자 후생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맥주 주세를 현행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맥주 종량세 도입 논의가 나왔을 당시 수입맥주 '4캔 1만원' 프로모션이 사라진다는 여론에 도입이 무산된 바 있다. 결국 문제는 소비자를 설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종량세가 도입되면 가격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분석이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종량세가 도입되면 소주 가격이 오를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만약 소주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 반발을 피하기 어렵다. 소주는 가격 민감도가 높고, '서민의 술'이라는 상징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은 "4캔에 만원 맥주 할인도 유지돼야 한다"면서 "주세 개편을 하더라도 소주값이 오르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아직 정부안이 나오지 않아 판단은 어렵지만 용량이나 부피, 특히 알코올 농도로 세금을 부과하는 종량제의 특성상 도수가 높은 소주에 붙는 세금이 낮아지기는 힘들다"며 "종량세가 도입되면 가격 인상 요인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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