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文 정부 고위 관료들, 부동산‧고용‧소득 통계 조작”

송창섭 / 2023-09-15 19:50:13
장하성‧김수현 등 靑 정책실장 등 22명 검찰에 수사 요청
감사원 “청와대‧국토부, 부동산‧소주성 정책 효과 부풀려”
대통령실 “충격적인 국기문란 실체가 그대로 드러나”
민주당 “애초부터 결론 정해 놓고 진행한 조작 감사”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고위 공직자들이 국가 주요 통계를 조직했다고 보고, 관련자들을 검찰에 수사 요청했다고 15일 밝혔다. 

 

▲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2018년 11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청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UPI뉴스]

 

수사 요청 대상은 장하성·김수현·김상조·이호승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홍장표 전 경제수석, 황덕순 전 일자리수석,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윤성원 전 국토부 1차관, 강신욱 전 통계청장, 김학규·손태락 전 한국부동산원장 등 22명이다. 감사원은 이들에게 통계법 위반, 직권남용, 업무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그 외에 윤종원 전 경제수석 등 7명에 대해서는 수사참고자료를 검찰에 송부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감사원은 '주요 국가통계 작성 및 활용실태'와 관련된 감사를 벌여왔다.

 

이번에 감사원이 주목한 부분은 부동산과 소득주도성장(소주성) 정책이다. 감사원은 2017년 6월과 2021년 11월 사이 장하성·김수현·김상조·이호승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현미 전 장관 등이 한국부동산원 중단 요구를 묵살하고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으며 그 과정에서 총 94회에 걸쳐 서울 및 수도권 매매 가격 및 서울 전세 가격 변동률을 낮추거나 상승폭을 줄였다고 보고있다.

 

대표적으로 장하성 전 실장은 2017년 6월부터 국토부에 집값 변동률 '확정치'(7일간 조사 후 다음 날 공표)를 공표하기 전 '주중치'(3일간 조사 후 보고)와 '속보치'(7일간 조사 즉시 보고)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때 주중치보다 속보치와 확정치가 높게 나오면 사유를 보고하라고 압박했다. 나중에는 주중치까지 실제보다 낮게 조작하라고 지시했다. 

 

감사원은 이러한 자료 유출 및 조작이 김수현·김상조·이호승 정책실장 재임 때도 계속됐다고 봤다. 청와대와 국토부가 원장 사퇴까지 종용하면서 압박을 이어가자 한국부동산원은 2019년 2월부터 2020년 6월까지 70주간은 아예 조사 없이 임의 예측치를 주중치로 만들어 보고했다.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정책 효과가 큰 것처럼 통계를 조작한 일도 있었다. 2018년 2월 부동산 대책 발표에도 전주 확정치(0.22%) 대비 서울 매매 주중치가 0.25%로 상승하자 부동산원은 전주 확정치와 유사한 0.23%로 임의 산출했다.

 

청와대는 '9·13 대책' 발표 후 주택시장의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며 한국부동산원에 가중치 적용을 중단하도록 했다.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집값이 오를 때에는 호가 등을 변동률에 반영하지 않도록 하고, 반대로 하락할 때에는 호가 등을 그대로 반영하도록 지시했다. 2019년 6월 3주차에는 서울 매매변동률이 마이너스(-)에서 보합으로 전환되자 국토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이대로 가면 저희 라인 다 죽습니다"라고 압력을 행사했다. 그 결과, 서울 매매 확정치를 하향 조정했고 '상승세가 커진다'는 내용을 '하락세 지속'으로 수정해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로우(미가공) 데이터 등 가장 객관적인 자료와 정황 증거를 통해 실제로 통계(변동률) 조작이 이뤄졌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횟수가 94회"라며 "조사원들은 합리적인 사유가 아닌 외부에서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실제 조사 가격과 다른 데이터를 입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감사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시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 지난 2019년 7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소주성과 관련해서도 조직적인 통계 조작이 있었다. 감사원은 이날 “청와대의 지시로 소득·고용 분야 통계에서도 조작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악화된 가계소득·분배 수치가 개선된 것처럼 바꿨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여기에 황덕순 전 일자리 수석과 홍장표 전 경제수석 등이 개입했다고 봤다. 

 

통계청은 2010년 이래 증가하던 가계 소득이 2017년 2분기 감소로 바뀌자 가계소득이 상대적으로 높은 '취업자가 있는 가구'의 소득에 새로운 가중값(취업자가중값)을 추가로 곱해 전년동기 대비 가계 소득이 증가한 것으로 바꿨다. 

 

감사원 관계자는 “당시 표본 설계 담당 부서가 '가중값이 불안정하다'는 사유로 반대했는데도 통계 작성 부서가 '관여하지 말라'며 임의로 진행했다"며 "정당한 '통계 보정'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청와대는 기간제 근로자 수의 급증 원인을 병행조사 효과로 몰아가는 등 통계 발표와 보도자료 작성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으로 이번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대통령실은 이날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오자 “충격적인 국기문란의 실체가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고 논평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일부 언론을 통해 “검찰에 수사의뢰를 했다고 하니 곧 책임 소재가 밝혀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강민국 수석대변인 명의 논평을 통해 “국민 고통은 안중에도 없이 되려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려 한 '국기문란 행위'나 다름없다”면서 “'폭망'한 정책을 주도하고 조작한 이들 모두에 대해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며, 최종 지시한 '윗선'의 끝이 어디인지도 명백히 밝혀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과 당사자들은 강력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있지도 않은 통계 조작을 만들어낸 감사원의 조작 감사야말로 국기 문란”이라며 “애초부터 통계 조작이라는 결론을 정해놓고 진행된 조작 감사였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감사원 감사결과를 비난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인사가 주축이 돼 만든 정책 연구 포럼 '사의재'도 입장문을 내고 “감사원의 통계감사는 시작부터 이번 중간결과 발표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당리당략을 따른 정치적 행위”라고 성토했다. 또 “대통령실, 감사원, 국민의힘, 보수 언론은 통계감사 초기부터 이 사안을 국기문란, 통계조작으로 못 박고, 여론몰이를 해 왔다”며 “시작부터 결론을 내놓고 시작했고 이번에 발표된 감사 결과도 여기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고 감사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KPI뉴스 / 송창섭 기자 realso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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