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장·허장환 "5·18은 보안사의 계획된 시나리오였다"
5·18 선무공작 열쇳말 '노장호국단 300명'…'태극기부대' 원조?
지난 13일 김용장·허장환 씨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특별기자회견의 골자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5·18은 계획된 시나리오였다"는 것이다.
김용장 씨는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주한미군 501정보여단 광주파견대에서 군사정보관으로 일했다. 허장환 씨는 5·18당시 국군 보안사 505부대(광주 보안대) 소속 상사로 근무했다.
5·18사전 기획설을 주장한 두 사람의 증언이 아니어도 보안사를 비롯한 계엄군이 5·18당시 광주에서 편의대(便衣隊)나 선무공작단(宣撫工作團)을 운영한 것은 군 기록물과 문헌에 의해서도 확인되는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편의대는 '편의공작대(便衣工作隊)'의 줄임말로, 원래 중국에서 군인들이 사복 차림으로 위장해 적지(敵地)에 들어가 몰래 활동하던 임시특별부대를 말한다.
5·18선무공작 입증하는 군 기록물들
이와 같은 문헌에 담긴 선무공작 관련 기록과 증언은 그동안 나의갑 5·18민주화운동기록관장과 이재의 5·18기념재단 비상임이사가 연구 저작물을 통해 발굴해왔다. 특히 1980년 당시 전남일보(현 광주일보의 전신) 기자로 5·18을 취재해 광주시 5·18자문관을 역임한 나 원장은 김용장-허장환 씨 기자회견에 앞서 '5·18편의대 정밀투시'라는 자료를 발표한 바 있다.
5·18편의대 운영을 입증하는 군 기록물은 〈광주소요사태 분석〉(전교사, 1980년), 〈戒嚴史〉(육군본부, 1982년), 〈제5공화국 前史〉(보안사, 1982년), 〈12.12 5·18실록〉(재향군인회, 1997년), 그리고 기록을 뒷받침하는 전투교육사령부(전교사) 작전일지 등이 있다.

군 자료 중에서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80년 5·18당시 작전상황을 기록한 '전교사 작전일지'이다. UPI뉴스가 단독 입수한 당시 '전교사 작전일지'에는 '5월 25일 07:00~13:00-선무공작요원 도착-인원 300명(서울 노인)-워커힐 교통 8대-경유지 서울→호남고속도로'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어 '5월 25일 11:20-수신 전교사령관(기갑학교장)-발신 505보안대'로 되어 있는 이 '전교사 작전일지'에는 '제목 선무단원 안전 호송 요청-실시: 80년 5월 25일 07시 서울 출발 13시 도착 예정-인원: 서울제강 노장호국단 300명-이동수단: 서울→워커힐 버스 8대 분승-목적: 전남도 선무 활동차-요망사항: 상기 선무단원이 (전남북)계엄분소까지 안전 도착토록 조치 바랍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전교사 작전일지'에 기록된 '505보안대'(광주전남 보안부대)가 발신한 '노장호국단 300명'이 5·18선무공작의 퍼즐을 풀 수 있는 열쇠인 것이다.
서울제강과 선인산업 그리고 수많은 전(全)씨들

하지만 나의갑 관장은 "13:09에 접수된 '전교사 작전일지'에는 '505보안대 보안과장 25일 13:00 전주 도착 대기 중'이라고 적고 그 바로 뒤에다 괄호를 치고 '25일은 안 온다'고 적고 있음을 볼 때, 25일에는 안 온 것이 확실한 거 같고, 왔다면 25일 이후에 온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25일 이후의 기록이 없어 광주 투입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
다만 505부대장은 선무공작 요원의 실체를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우(李在于) 505부대장(80. 1. 13~80. 6. 22 재임)은 1995년 1월 검찰의 '12·12, 5·18조사'에서 "진압작전과 관련해 작전부대에서 민간인으로 위장해 비밀리에 시내에 침투시켰다는 사실을 진압작전이 끝나고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보안사의 외곽단체로 추정되는 '300명의 노장호국단'의 실체에 접근할 수 있는 또 다른 단서는 '서울제강'이다. 폐쇄등기부 등본을 떼어보니 서울제강은 1967년에 '각종 철강제품 제조 및 판매업'과 '부동산 임대업'으로 등록(등기번호 2671)된 설립된 주식회사다. 이 회사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영업을 하다가 모회사가 있는 인천 북구 십정동으로 옮겨갔다가 1997년에 부도가 났다.
그런데 부도 사유가 IMF 긴급구제금융 사태 당시 모기업인 '선인산업'의 부도로 인한 연쇄부도였다. 선인산업은 서을제강보다 한해 전인 1966년에 부동산 임대업, 광산개발업, 농수산물 판매업 등으로 등록(등기번호 8004)되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서울제강과 모회사인 인천의 선인산업의 대표자들(대표 전선한, 이사 전탁순, 감사 전백순·전태순)이 서로 동일하고, 가족들로 보이는 이들이 모두 전두환 보안사령관과 같은 전(全)씨라는 점이다. 또한 일부 인사는 자신의 경력에 '노장호국단 성동구단장'이란 직함을 사용한 것을 보면, 노장호국단은 유령단체가 아니라 실체가 있는 조직임을 알 수 있다.
'노장호국단'은 박정희기념사업회의 외곽 후원조직
노장호국단과 관련된 또 다른 팩트는 박정희기념사업회(20만 회원)에 가입한 회원단체라는 점이다. 지난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부총재의 대선 경선캠프를 취재한 보도 등에 따르면, 박정희기념사업회는 박근혜 부총재의 외곽 후원조직이었다.
당시 박 부총재는 이회창 총재에 밀려 대선에 출마하진 못했다. 하지만 당시 박정희기념사업회(회장 신현확 전 총리)에는 '노장호국단'과 '근화봉사단' 단원 20만 명이 회원으로 있다고 소개돼 있다.
광주5·18에 투입된 '노장호국단 300명'은 2002년 대선 때는 박근혜 한나라당 부총재를 지지하는 외곽 후원조직이었고, 2017년 3월 박근혜 탄핵·구속 이후에는 그의 석방을 촉구한 '태극기부대'의 원조인 셈이다.
((계속해서 5·18선무공작의 실체를 해부하는 기획연재 기사가 이어집니다))
KPI뉴스 / 김당·장기현 기자 dangk@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