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바뀐 1·2위' LG생건·아모레퍼시픽, 실적·가맹점갈등 엇갈린 행보

남경식 / 2019-07-29 19:09:16
LG생건, 사상 최대 실적 경신…아모레, 하락세 지속
아모레, 가맹점주들 집회 잇따라…LG생건, 온라인 중단 '강수'

뷰티 업계 1, 2위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최근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분기 매출 1조8325억 원, 영업이익 3015억 원을 달성했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05년 3분기 이후 55분기 연속,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57분기 연속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화장품 사업은 2분기 매출 1조1089억 원, 영업이익 225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모두 16.3%씩 성장했다. '후', '숨', '오휘'는 각각 24%, 7%, 12%씩 성장했다. 중국에서의 화장품 매출은 30% 성장했다.

국내 뷰티 업체들이 최근 중국 시장에서 성장세가 둔화한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중국에서 지난 5~6월 화장품 소매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7%, 23%씩 늘었다. 하지만 중국으로의 화장품 수출은 5월 5% 증가했고, 6월에는 7% 감소했다.

중국은 지난해 기준 화장품 수출의 42%을 차지한 독보적인 국가다. 2위 홍콩(21%)을 제외하면 3위 미국(8.6%), 4위 일본(4.7%), 5위 베트남(2.7%) 등은 점유율이 10% 미만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 보복 문제도 있었지만, 중국 화장품의 퀄리티가 좋아졌다"며 "과거와 달리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왼쪽)과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각사 제공]

LG생활건강과 달리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이어 올해 실적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삼성증권은 아모레퍼시픽이 2분기 매출 1조3700억 원, 영업이익 1142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 증가, 영업이익은 22%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를 매출은 2%, 영업이익은 13.5% 하회하는 결과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6%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실적 역시 매출은 1% 증가, 영업이익은 25%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은 2018년 2분기부터 LG생활건강보다 낮은 분기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영업이익에서는 2017년 3분기부터 계속해서 LG생활건강에 뒤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부진은 중국 등 해외 사업 여파가 컸다. 지난 1분기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4.2% 성장한 5218억 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43.7% 감소한 459억 원에 그쳤다.

LG생활건강이 럭셔리 브랜드 위주의 전략으로 중국 사업에서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한 반면, 상대적으로 중저가 브랜드에 집중한 아모레퍼시픽은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중국에서 더페이스샵, 네이처컬렉션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철수시키며 럭셔리 브랜드에 집중했지만, 아모레퍼시픽은 이니스프리 매장을 지속 확대했다.

전영현 SK증권 연구원은 "매장 리뉴얼, CI 및 BI 교체, 판촉 활동 등 절대 금액으로 가장 많은 마케팅 비용이 집행되고 있는 이니스프리의 경우 출점이 지속되고 있는데도 불구, 기존점 성장률 감소로 낮은 한 자릿수 역신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투자 지속 중이지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마케팅 효과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 아리따움 가맹점주 150여 명이 지난 22일 오후 아모레퍼시픽 본사 앞에서 '아모레퍼시픽 생존권 위협 중단 및 상생 촉구 집회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남경식 기자]


아모레퍼시픽은 아리따움,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 등 국내 가맹점주들과의 갈등으로도 홍역을 앓고 있다.

아리따움 가맹점주 150여 명은 지난 22일 서울시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모레퍼시픽은 눈앞의 매출 신장에만 집중해 온라인 직영몰 운영과 오픈마켓 입점으로 새로운 시장 수익을 독식하고 H&B스토어 입점을 통해 가맹점주들과 경쟁하며 영업 지역을 사실상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리따움 가맹점주들은 아모레퍼시픽이 온라인 몰과 올리브영 등에서 할인 판매를 진행한 탓에 가맹점 매출이 감소해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니스프리 가맹점주들도 지난 3월 아모레퍼시픽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맹점은 테스트 매장화되어 매출이 감소하는 반면 직영점과 온라인 매출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LG생활건강은 가맹점주들과의 마찰이 두드러지지 않은 상황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오픈마켓을 통한 화장품 판매를 중단하고, 올해 6월 더페이스샵과 네이처컬렉션의 온라인 직영 쇼핑몰도 폐쇄했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시장 역시 온라인으로의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업황이 어려운 상황이라 아모레퍼시픽도 가맹점주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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