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감찰관도 요청…"여야의정 협의체 조속 출범 필요"
尹 '납득 어렵다' 취지로 거부…용산, 면담 결과에 침묵
韓·정진석 자리 배치도 뒷말…與 "당정관계 최악 우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만나 김건희 여사 문제 등 정국 현안을 논의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은 이날 오후 4시 54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정원인 파인그라스에서 시작돼 오후 6시 15분까지 81분간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대통령실 정진석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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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실내 면담에 앞서 함께 산책하며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김 여사 문제 해결을 위한 '3대 요구안' 등을 공식 전달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답하며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선 "서로 의견차만 확인한 채 빈손 회동으로 끝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 박정하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7시25분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가 직접 구술로 전한 것이라며 면담 내용을 브리핑했다.
박 실장은 "한 대표가 오늘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나빠지고 있는 민심과 여론 상황, 이에 따른 과감한 변화와 쇄신의 필요성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김 여사 이슈 해소와 관련해 앞서 밝혔던 3가지 방안도 말씀드렸다"며 "즉 대통령실 인적 쇄신, 대외 활동 중단, 의혹 사항 등에 대한 설명 및 해소"라고 전했다. 이어 "특별감찰관 임명의 진행 필요성과 여야의정 협의체의 조속한 출범 필요성을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의정 갈등 해결을 위해 의대 정원 증원 유연화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우리 정부의 개혁정책, 외교·안보 정책에 대해 지지하고 당이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다만, 개혁의 추진 동력을 위해서라도 부담되는 이슈들을 선제적으로 해소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박 실장이 전했다. 한 대표는 고물가·고금리 등 민생정책에 있어 당·정·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고 한다.
박 실장은 한 대표 요구 사항에 대한 윤 대통령 반응 등을 묻는 질문에는 "용산(대통령실)에 확인해보라"며 함구로 일관했다. "제가 대통령의 답변이나 반응을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 (제가) 회동에 배석하지 않았고 한 대표에게 구술 내용을 전달받은 것이라 질문에 답변을 드릴 수가 없다"는 것이다.
박 실장이 윤 대통령 반응과 수용 여부 등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아 면담이 뚜렷한 성과를 내진 못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당초 한 대표가 직접 언론에 면담 결과를 설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모습을 보이지 않은 점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한 대표는 곧바로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이날 회동 결과 브리핑을 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의 반응과 발언 등을 일체 공개하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양쪽 간 접점을 찾지 못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 여사 문제가 여권 전체를 짓누르고 있는 만큼 이날 면담 결과에 따라 윤석열 정부 후반기 정국의 주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빈손' 면담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당정관계가 최악으로 치닫을 것이라는 여권 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면담 자리 배치를 놓고서도 뒷말이 나왔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직사각형 형태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앉았고 정 실장이 한 대표 왼쪽에 자리했다. 한 대표가 대통령 참모인 정 실장과 나란히 앉은 것을 두고 "집권당 대표에 대한 합당한 대우가 아니다"라는 불만이 친한계 쪽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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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이날 면담에는 대통령실에서 정진석 비서실장(왼쪽)이 배석했다. [대통령실 제공] |
이날 면담은 한 대표가 지난달 말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구한 지 약 한 달 만에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면담에 앞서 파인그라스 잔디밭에서 한 대표와 만나 악수하며 어린이정원까지 10여분 간 산책했다. 모두 넥타이를 매지 않은 정장 차림이었다. 정 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등 일부 참모도 동행했다.
윤 대통령은 순직 경찰 등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 현양(顯揚)된 고(故) 이재현 경장 등을 언급하며 "경찰 영웅은 몇십년이 지나도 잊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면담은 차담 형식으로 이뤄졌다. 다과상에는 윤 대통령을 위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한 대표를 위한 제로 콜라, 과일이 올랐다. 윤 대통령은 평소 한 대표가 좋아하는 제로콜라를 준비할 것을 직접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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