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몰 '빅5' 새해 전략 5社5色…1黑4赤 구도 깨질까?

남경식 / 2019-01-03 14:00:11
11번가, 코리아센터 손잡고 '해외 역직구'…만년 2위 탈출 관심
이베이코리아 '충성고객 유지', 쿠팡 '외형 성장' 이어가
위메프 '특가 전략', 티몬 '신선식품' 앞세워

"누구 하나는 망해야 온라인쇼핑 업계 전반적인 흑자 전환이 이뤄진다."

경쟁이 치열한 이커머스업계에서 수년간 반복된 말이다.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대표 변광윤)를 제외하면 쿠팡(대표 김범석), 11번가(대표 이상호), 위메프(대표 박은상), 티몬(대표 이재후)은 계속 적자를 기록해왔다. 매년 매출 규모는 늘고 있지만 흑자 전환 사례는 나오지 않아, 경쟁업체가 줄어야만 실적 개선이 가능할 거라는 자조 섞인 말이 오간 것이다.

하지만 이커머스업체들은 각사 나름의 사업 전략으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는 한편, 적자폭도 줄여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이커머스 업체들이 '출혈경쟁'이 아닌 '동반성장' 경로로 안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은 5년 뒤 2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며 "여러 업체가 함께 커가는 시장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2016년 65조원, 2017년 78조원에서 2018년 100조원 이상으로 20~30%대의 성장률을 이어오고 있다. 2일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2018년 1~11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01조2094억원에 달했다. 월간 거래액도 10월에 최초로 1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11월에도 신기록을 경신했다.

 

11월에는 전체 소매판매액에서 온라인쇼핑 상품 거래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 11번가와 코리아센터의 전략적 업무 제휴 협약식에서 이상호 11번가 사장(오른쪽)과 김기록 코리아센터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11번가 제공]

 

지난 9월 SK플래닛에 흡수 합병된 지 3년 만에 다시 분사된 11번가는 첫번째 신사업으로 '해외 역직구'를 내세웠다.

11번가는 최근 전자상거래 플랫폼 서비스기업 코리아센터(대표 김기록)와 글로벌 사업강화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코리아센터 지분 5%도 매입했다.

11번가는 코리아센터와의 제휴를 통해 오픈마켓 입점 셀러들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는 '해외 역직구'를 활성화한다는 포부다. 현재 코리아센터는 미국, 일본, 중국, 독일 등 7개의 글로벌 직영물류센터를 갖추고 있으며, 동남아시아에도 물류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이상호 11번가 대표는 "지난 9월 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은 11번가가 이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첫 행보"라고 강조하며 "치열해지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보적인 리더십을 일궈나가겠다"고 밝혔다.

 

수년째 이커머스업계 2위 자리를 지켜온 11번가는 1위로의 도약을 목표로 삼아왔다. 하지만 10년간 적자를 이어오며 업계 1위 이베이코리아와의 간극을 크게 줄이지 못했다. 쿠팡이 막대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가파른 양적 성장을 이어와 2위 자리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베이코리아와 쿠팡 사이에서 해외 역직구 사업만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까지 11번가는 부진한 실적으로 인해 업계에서는 끊임없이 '매각설'이 나돌았다. 롯데그룹, 신세계그룹 등 메이저 유통기업이 이커머스 시장 확대를 목표로 11번가 인수를 노리기도 했으나 백지화됐다. 결국 분사를 조건으로 5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온라인몰 업계 관계자는 "SK플래닛과의 합병이 오히려 적자폭을 더욱 키우고, 본연의 경쟁력이 없어졌으니 합병은 실패한 것"이라며 "이베이를 잡고 1위가 되기위해 다양한 투자와 시도를 해왔으나 성과를 낸 것은 전무하다"고 평가했다.

합병 전인 2015년 SK플래닛은 영업적자 58억원에 그쳤으나, 합병 후인 2016년 영업적자가 3650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SK그룹의 품을 떠나 11번가 독자적인 홀로서기를 시작하는 원년이라 온라인쇼핑몰 업계의 관심이 높다"며 "장기간 적자를 냈던 만큼 흑자전환이 가능할지, 이베이코리아(G마켓,옥션)를 넘어 '만년 업계 2위'를 탈출할 수 있을지, 쿠팡에게 빼앗긴 모바일리딩 이미지를 되찾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라고 분석했다.

 

▲ 지난 12월 이베이코리아의 '스마일클럽' 회원수는 서비스 론칭 후 1년 7개월 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다. [G마켓 캡처]

 

이커머스업계 1위 이베이코리아는 2018년에도 예년과 비슷하게 600억원대의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베이코리아는 옥션이 1998년, G마켓이 2003년부터 운영되며 '시장 선점 효과'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이용자 숫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자체 브랜드 '스마일'을 통해 충성고객을 확대해 업계 1위 자리를 지킨다는 전략이다.

'스마일클럽'은 2017년 4월 이베이코리아가 이커머스업계 최초로 런칭한 유료 멤버십 제도다. 가입 즉시 G마켓과 옥션의 최고 등급이 부여되며, 연회비 3만원을 내면 웰컴 기프트로 총 3만7000원의 혜택이 제공된다. 스마일캐시 적립은 최대 5배까지 가능하며, 스마일페이로 결제하면 1.5%~2.5%, 스마일카드로 결제하면 2%가 추가 적립된다.

지난 12월 스마일클럽 회원수는 서비스 론칭 후 1년 7개월 만에 100만명을 돌파했다.

2016년 출시한 간편결제 시스템 '스마일페이'도 이베이코리아의 이용자 수 유지에 한몫을 했다. 스마일페이는 G마켓과 옥션은 물론 다양한 온오프라인 제휴 가맹점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제휴 가맹점에서 스마일페이로 결제하면 0.5% 스마일캐시가 자동 적립된다.

지난해 상반기 이베이코리아에서 스마일페이의 결제 비중은 60%를 넘어섰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2019년에는 보다 다양한 분야의 가맹점들과 스마일페이 제휴를 늘릴 계획"이며 "스마일클럽 회원들을 위한 혜택도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 모바일 쇼핑앱 2018년 10월 사용자 수(MAU) 비교 [와이즈앱 제공]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장 선점 효과'의 수명이 다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앱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모바일 쇼핑앱 월간 사용자 수 1위는 쿠팡이었다. 쿠팡은 전년 대비 사용자 수가 23% 급증했으나 G마켓은 11%, 옥션은 14% 감소했다.

2016년 10월에는 G마켓과 옥션의 월간 이용자 수를 합하면 713만명으로 667만명의 쿠팡보다 많았다. 하지만 2017년 10월에는 626만명에 그치며, 818만명의 쿠팡보다 크게 뒤떨어졌다.

물론 이는 모바일을 통한 구매만 산정한 수치다. 그러나 온라인쇼핑 중 모바일을 통한 구매 비중은 2015년 46%, 2016년 54%, 2017년 61%로 증가 추세다. 현재 흐름이 이어진다면 이커머스업계 1위 자리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


지난 11월 20억달러(약 2조2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쿠팡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외형 성장을 이어간다는 포부다.

2015년에도 쿠팡에 10억달러를 투자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겸 CEO는 "쿠팡은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리더이자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인터넷 기업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쿠팡은 신규 투자금을 활용해 연면적이 축구장 151개 넓이에 이르는 전국 물류센터를 2019년까지 두배 이상 확대할 예정이다. 신선식품을 새벽에 배송하는 '로켓프레시' 지역 확대, 식음료 사전주문 서비스 '쿠팡이츠' 시범운영 등 신규 서비스도 강화한다.

 

▲ 쿠팡 물류센터 전경 [쿠팡 제공]

 

그러나 쿠팡의 영업손실은 2015년 5470억원, 2016년 5650억원, 2017년 6388억원에 이어 2018년 더 커질 전망이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2018년 쿠팡의 적자 규모는 8000억원대에 달할 것"이라고고 추측했다.

쿠팡은 2015년에도 소프트뱅크로부터 거금 10억달러(약 1조1200억원)를 투자 받았음에도, 3년간 적자가 1조7000억원에 달해 '투자금 소진' 의혹이 늘 따라다녔다. 현재 적자 추세가 이어진다면, 이번 투자금도 3~4년 안에 소진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쿠팡 측은 '계획된 적자'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계획된 흑자는 언제 나오는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지난해 신세계와 롯데가 온라인쇼핑 신설법인을 출범시키며 이커머스사업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어, 쿠팡의 '계획'에 커다란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위메프는 신선식품 사업과 직매입 비중을 줄이고 '특가 전략'에 집중해 실적 개선을 이어간다는 포부다.

위메프 관계자는 "언제든지 흑자 전환이 가능한 구조를 갖췄다"면서도 "가격경쟁력을 통한 고객 유치로 '눈덩이 효과'를 일으켜 성장세를 가속시키겠다"고 밝혔다.
 

▲ 위메프 11데이 이벤트 프로모션 [위메프 제공]

 

위메프는 12월 26일부터 31일까지 '클리어런스' 행사, 1월 1일부터 11일까지 '위메프 11데이'를 진행하는 등 파격할인을 이어오고 있다. 이처럼 '특가 전략'으로 고객들을 끌어모으면, 셀러들의 수익도 커져 향후 더 낮은 가격에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위메프 측의 구상이다. 그러면 가격경쟁력이 더 높아지면서 고객이 더 늘어나고, 또다시 가격경쟁력이 상승한다는 일명 '눈덩이 효과'다.

물론 위메프의 특가 전략이 언제까지 유효할 수 있겠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위메프가 진행하는 파격할인은 어느 업체든 실행할 수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반짝 프로모션일 뿐 장기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될 수 없다"고 일축했다.

티몬은 지난해 신선식품과 항공권 서비스 등 신규사업을 안착시키며 매출이 전년 대비 30% 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2019년에도 티몬은 신선식품 물류의 효율성을 높이고, 제품을 다양화하는 등 신선식품 사업 강화에 나선다.

국내 농축수산물 연간 온라인 거래액은 2014년 1조1710억원, 2015년 1조4342억원, 2016년 1조7307억원, 2017년 2조361억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 티몬 슈퍼마트 프로모션 [티몬 제공]

이충모 티몬 마트실장은 "온라인의 강점을 살려 유통비를 최소화해 가격인상률을 최소화 하고 있다"며 "생수와 쌀, 섬유유연제 등에서 자체 PB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티몬 관계자는 "신선식품은 재고관리 및 물류 비용이 많이 드는 사업"이라면서도 "신선식품 서비스 시작 전에 생필품 전문 채널 '슈퍼마트'를 1년 동안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를 통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선식품 업계 선두주자 '마켓컬리'를 비롯해 쿠팡, 헬로네이처는 물론이고 오프라인 유통업체 롯데슈퍼, 이마트, 현대백화점 등도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에 가세한 형국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 티몬이 신선식품 분야에서 현재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군다나 이커머스업계에서는 티몬에 대한 흉흉한 소문도 도는 상황이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최근 티몬이 실적에 쫓겨 새로운 팀을 구성해 내부 경쟁체제를 만들었다"며 "투자유치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황금돼지해'라 불리는 2019년, 재물운이 이커머스업계 전체에 드리울지 혹은 몇몇 업체에만 집중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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