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노무현 지키려는 생각에…13일 이전 검찰 출석"
윤장현 전 광주시장이 사기를 당하고 사기범의 자녀들까지 취업시킨 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혼외자가 있다는 말을 듣고 인간 노무현을 지켜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는 6일 네팔에 머물고 있는 윤 전 시장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김모(49·여)씨가 윤 전 시장에게 "정말 어려운 말을 꺼낸다. 이제서야 알았는데 억장이 무너진다. 비서관한테도 말을 못 했다. 노 대통령이 순천 한 목사의 딸 사이에 남매를 두고 있다. 노무현 핏줄 아니냐. 거둬야 하지 않겠느냐. 이들을 좀 도와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윤 전 시장은 "이 소리를 듣는 순간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보도는 전했다.
권 여사를 사칭한 김씨와 30여분 통화했다는 윤 전 시장은 "전화 말미에 노무현 혼외자 말을 듣는 순간 소설처럼 내 머리에 뭔가가 꽂힌 것 같았다"며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져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았다. 인간 노무현의 아픔을 안고,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내 이성이 마비됐다. 내가 바보가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윤 전 시장에게 "애를 보살폈던 양모(養母)가 연락을 줄 테니 받아보고 챙겨달라"며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1인 2역을 한 김씨는 2∼3일 뒤 시장실에 나타나 자신의 두 자녀의 취업 청탁을 했다고 한다. 김씨 아들은 김대중컨벤션센터 계약직으로, 딸은 모 사립중 기간제 교사로 채용됐다가 지난 10월과 지난 4일 각각 계약이 만료됐거나 자진 사직했다.
김씨는 학교에 취업한 딸의 결혼 주례도 윤 전 시장에게 부탁했다.
4차례에 걸쳐 돈을 송금받은 김씨는 윤 전 시장에게 돈을 요구하면서 "정연이(노 전 대통령의 딸)가 사업상 어려움을 겪어 중국 상하이에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며 송금을 재촉했다고 윤 전 시장은 말했다.
윤 전 시장은 공천을 대가로 거액을 보낸 것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공천 대가라면 은밀한 거래인데 수억원을 대출받아서 버젓이 내 이름으로 송금하는 경우가 어디 있겠느냐"며 "말 못 할 상황에 몇 개월만 융통해달라는 말에 속아 보낸 것뿐"이라고 말했다.
윤 전 시장은 "사기꾼 김씨와 전화 통화는 3~4차례, 문자는 40여차례 오간 것 같다"며 "내가 속지 않았다면 최근(10월)까지 문자를 주고 받았겠느냐"고 반문했다.
검찰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3일까지 출석을 요청한 것과 관련해 그는 "반드시 13일 이전에 검찰에 나가 모든 것을 밝힐 것이며 공인으로서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며 "자랑스러운 광주의 역사에서 전직 시장이 포토라인에 선다는 것 자체가 시민들께 죄송하고 부끄러울 뿐이다"고 용서를 구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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