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교통망'인데…시점 불투명한 3기 신도시

김이현 / 2019-05-08 18:13:35
'서울 30분 내 이동' 강조한 정부, 완공시점은 불분명
초기 입주민 '고통' 불가피…2기 신도시 교통난 우려도
"베드타운 피하려면 도시기반 시설 먼저 갖춰야"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도권 주택 30만호 공급방안 - 제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정병혁 기자]


3기 신도시 입지가 모두 마무리됐다. 서울 근교에 30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성패는 '교통망' 확충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궁극의 목표는 주택수요 분산이고, 이를 견인할 요인이 서울 접근성이기 때문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어디에 살더라도 '주거 만족도'가 높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핵심 키워드는 '서울까지 30분 내 출퇴근'이다.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방안과 함께 수도권 광역교통망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한 까닭이다. 하지만 아직은 장밋빛 전망이다. 현실화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서울 30분 내 이동' 내세운 정부

3기 신도시는 '서울에서 2km' 내외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지역은 서울 경계로부터 2기 신도시(10㎞)는 물론 분당 등 1기 신도시(5㎞)보다도 가깝다. 하지만 교통편이 좋지 않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 중심부에 닿기까지는 한 시간 이상 걸린다.

정부가 광역교통 개선대책 로드맵을 내놓은 이유다. 부천 대장지구는 S(Super)-BRT(간선급행버스)가 핵심이다. S-BRT는 전용차로, 우선신호 등을 통해 멈추지 않고 달리는 고급 BRT다. 공항철도와 지하철 5·9호선, 대곡소사선이 지나는 김포공항역과 7호선·대곡소사선, GTX-B 노선이 지나는 부천종합운동장역을 S-BRT로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고양 창릉지구에는 지하철 '고양선'(가칭)이 신설된다. 6호선 새절역에서 고양시청까지 연결해 총 7개 역이 새로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고양선은 서울 서부선(서울대~새절역)과 직결 및 급행화를 추진한다. 계획대로 된다면 해당 지역에서 여의도,강남까지 '30분 내 이동'이 가능하다.

예정만 있을 뿐 완성 시점은 불투명

문제는 교통망 확충에 대한 구체적 시점과 실현가능성이 모호하다는 데 있다. 고양선은 3기 신도시 발표와 함께 처음 드러난 사업이다. 아직 예비타당성 조사는커녕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

서부선은 2017년 3월부터 민자 적격성 심사를 받고 있다. 사업 추진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민자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성격인 민자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사업은 기약 없이 미뤄진다. 서울시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사업제안서 평가,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등을 마치고 2028년 개통을 목표로 하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하다. 서부선과 성격이 비슷한 우이~신설선(11.4.㎞)은 2009년 착공을 시작해 8년 만인 2017년에야 개통됐다.

최기주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철도는 땅을 한 번 파면 60개월이 걸리고, 전략환경영향평가나 중앙도시계획위원회 등 절차를 거치면 적어도 8~9년 정도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부천 대장은 343만㎡ 면적에 2만호가 공급된다. 3기 신도시로 선정된 경기도 부천시 대장동 일대. [정병혁 기자]

부천 대장신도시는 핵심 교통수단인 철도 건설계획이 없다. 고급형 간선급행버스(S-BRT)가 유일한 교통대책이다. 주요업무지구로 출퇴근하려면 환승을 해야하는 불편이 따른다. 부천 대장동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A씨는 "김포공항역까지 버스를 탄 뒤 9호선을 이용해 강남으로 가는 데만 1시간 이상"이라면서 "신도시 교통이 언제 완성될지는 모르지만 지금도 9호선 이용객이 너무 많아 힘들다"고 말했다.

교통계획 곳곳에는 변수도 남아있다. S-BRT가 신설된다고 해도 대장신도시에서 서울을 가려면 GTX-B노선 부천종합운동장역으로 환승해야 한다. 하지만 GTX-B 노선은 10년 이상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이르면 올 하반기 예타 결과가 나올 예정이지만 GTX 3개 노선 중 경제성이 가장 낮다는 평가가 많아 통과 여부도 불분명하다. 예타를 통과한다고 개통까지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

2기 신도시 교통대란 데자뷔…초기 입주민 '고통'

2기 신도시의 악몽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강신도시는 '미분양의 무덤'으로까지 불렸다. 서울로 출퇴근할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이 버스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김포신도시의 핵심 교통대책이었던 김포경전철만 보더라도 당초 2012년 완공이 목표였으나 7년이나 늦어진 오는 7월 개통 예정이다. 같은 2기 신도시인 양주, 파주, 인천 검단신도시도 상황은 비슷하다. 동탄2신도시 GTX-A 노선은 이미 개통된 SRT 일부 노선을 이용하고 있음에도 개통이 3년 넘게 지연되고 있다.

결국 초기 입주민들의 '교통난'이 예견된다. 3기 신도시 입주는 2022년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되는데, 핵심 교통대책은 입주 후 최소 3~4년은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1~2기 신도시 때보다는 입주에 더 가까운 시점에 대중교통이 공급될 것이라는 정부의 설명만 있을 뿐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가 없기 때문이다. 현 정부 임기 내 첫삽을 뜰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여기에 먼저 발표됐던 3기 신도시 지역들도 주민 반대도 부담이다. 앞서 3기 신도시로 선정된 남양주 왕숙·하남 교산·인천 계양·과천지구 등은 토지 보상 등을 놓고 주민 반발이 심해 지구 지정도 못한 상태다.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택지 개발 관련 주민설명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 지난달 25일 경기 과천시민회관 소극장에서 '과천과천 공공주택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한 주민설명회가 열리자 과천지역 광창마을 주민들이 설명회를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


"베드타운 피하려면 도시기반 시설 먼저 갖춰야"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택지 개발보다 도시기반시설인 도로나 철도를 개설하는 게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리기 때문에 처음 입주민들은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는 시간을 단축시켜 도시기반 시설을 최대한 갖춰놓고 택지를 분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이견이 있는 주민들에게 신도시 당위성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면서 "강제로 밀어붙일 상황이 아닌 만큼 협의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일자리와 주거가 하나의 생활로 연계되고 서울 등 인근도시로의 접근성이 완비되지 않는다면 장기적 서울 수요 분산에 실패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택지보상과 신도시 개발 방향에 대한 다양한 이견들과 개발 반대를 합의로 이끌어내는 것 또한 숙제"라고 말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발표된 3기 신도시 지역은 거리는 가까운데 대중교통 시설 등 교통이 좋은 지역은 아니다"면서 "기존 신도시와 같이 베드타운으로 형성되지 않으려면 부족한 교통망을 채우고 직주(직장-주거)근접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이현

김이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