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출사표에 "나를 왜 따라오나…이해 안된다"
비례대표 출마, 준연동형 유지·병립형 회귀와 연계돼
정봉주 "李, 원희룡과 싸워야…사진만 갖다놔도 이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4·10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18일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당대표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계양을에 그대로 나오느냐'는 물음에 "지역구 의원이 지역구에 그대로 나가지 어디 가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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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국회 당대표 집무실에서 가덕도 현장 취재에 동행했던 기자들과 현안 관련 비공개 차담회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
그러면서 "통상적 기준과 절차에 따라 생각해달라"고 했다. 계양을에서 재선에 도전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이 대표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계양을에 출사표를 던진데 대해 "나를 왜 따라오는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86세대 용퇴론'에 대해선 "운동한 게 잘못도 아니고 잘라야 할 이유인가"라며 일축했다. 또 "잘라야 할 586에 대한 정의도 정해진 게 없지 않나"라고 했다.
간담회에 앞서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지역구 출마와 함께 비례대표로 나서는 방안과 총선 불출마가 가능한 선택지로 거론된다. 이 대표의 이날 발언은 일단 비례대표 출마와 불출마를 배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계양을 출마는 가장 무난한 길이다. 그런데 원 전 장관이 계양을에 나서겠다고 밝혀 변수가 불거졌다.
원 전 장관은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다. 여야 '잠룡'인 두 사람 맞대결이 벌써부터 이슈가 되고 있다. 이 대표로선 부담이 생긴 셈이다.
원 전 장관이 선전하면 이 대표 발을 묶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사이트케이 배종찬 연구소장은 전날 CBS 라디오에서 "원 전 장관이 지지율이 높게 나와 이 대표와 접전을 벌이게 되면 전국적인 지지도를 견인해야하는 이 대표가 지역구에 갇혀 버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민주당의 총선 전략 전체가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시나리오다. 당내에선 '이겨도 본전, 지면 낭패'라는 얘기가 돈다.
이 대표는 인지도가 높고 전국 선거전을 진두지휘해야하는 사령탑이다. 수도권 승부처마다 지원유세를 다니는 게 필요하다. 그러려면 지역구에 몸이 매여선 안된다. 비례대표 출마론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그러나 비례대표 선택지는 선거구제 개편과 맞물려 있다. 현재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느냐,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회귀하느냐가 관건이다. 지난 총선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위성정당' 난립으로 큰 부작용을 남겼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되, 위성 정당은 금지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러다 지난해 말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고 말을 바꾸면서 공약 준수가 의문시되고 있다.
이 대표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고수하면 비례대표 출마는 어렵게 된다. 민주당이 지난 총선 때 '더불어시민당' 같은 위성 정당을 또 만들고 이 대표가 이 정당 소속으로 출마해야하기 때문이다.
위성 정당은 국민 공분을 샀던 '꼼수'였다. 그런데 이 대표가 공약 파기를 넘어 역행까지 하게 되면 거센 역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로선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회귀해야 비례대표 출마의 문이 열릴 수 있다.
불출마는 선거에 임하는 각오를 대변한다는 점에서 여야 대표가 애용하던 승부수였다. 박근혜, 문재인 전 대통령은 각각 2012년, 2016년 총선 때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해 당의 승리를 이끈바 있다.
이 대표 측 한 관계자는 이날 "불출마는 없다"며 "지역구 아니면 비례대표 출마가 선택지"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비례대표 출마는 병립형이냐 준연동형이냐와 연계돼 있어 고민이 깊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선 계양을 출마 확률이 90%"라고 했다.
당 안팎 분위기도 계양을 출마로 몰아갔다. 정봉주 전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계양을에 가서 싸워야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우리는 상대를 무시하는 정치는 하지 않는다"며 "(상대가) 칼을 뽑았으니 오래 정치를 한 경험이 있는 이 대표가 맞상대해 주겠다며 응해 주는 게 예의"라고 강조했다.
'원 전 장관과 맞붙으면 이 대표가 지역구에 묶이지 않겠나'라는 진행자 질문에는 "이 대표 브로마이드(사진)만 갖다놔도 이긴다"고 자신했다.
여당도 이 대표의 계양을 출마를 압박했다. 안철수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설마 비례대표로 갈까 그런 생각을 한다"며 "비례대표로 도망가면 정치 생명은 끝"이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이 대표 터전은 성남인데, 제가 분당갑에서 출마 선언한 바로 다음 날 계양을로 달아나더라"며 "그런데 다시 다른 분이 온다고 해서 또 비례대표로 도망을 갈까 싶다"고 꼬집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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