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소상공인 피해 파악할 수 없다"
KT화재가 IT강국 코리아의 자존심을 무너뜨렸을 뿐만 아니라 IT기술로 대변되는 초연결사회에도경종을 울리며 심각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켜 주목받고 있다.
24일 KT 서울 아현지사 통신구에서 발생한 화재로 서울 서대문구, 마포구, 용산구, 중구 일대와 은평구, 경기도 고양시 일부 지역까지 대규모 통신 대란이 벌어졌다. 특히 KT 회선을 사용하는 자영업자들은 주말 대목에 장사를 못해 피해가 막심했다. 하지만 KT는 유·무선 사용요금 한달치의 보상 계획만 내놓아, '쥐꼬리 보상'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 KT 통신장애로 인해 카드 결제가 막힌 자영업자들은 생업에 직격탄을 맞았다. 서울 서대문구 소재 한 고깃집 사장은 "카드 결제가 안 되는 바람에 주말 매출의 30%는 손해를 봤다"며 "지금은 복구가 됐지만,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마포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한 사장도 "카드 결제가 안 된다고 하니, 바로 돌아가는 손님이 절반이었다"면서 "KT 건물 화재로 주말장사를 망쳤다"고 말했다.
결합할인을 통해 인터넷, 유선전화, 휴대전화, TV 등을 모두 KT 서비스로 이용하던 자영업자들의 피해는 더 컸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다른 이동통신사의 휴대전화 테더링을 이용해 카드 결제를 진행했지만, 결합상품 사용자는 이마저도 불가능했다. 전화와 인터넷이 모두 안 되니, 통신 대란의 정확한 상황 파악조차 힘들었다.
KT 결합상품을 이용하는 은평구의 한 뷰티샵 사장은 "주말에 가게 TV도 안 나오고, 카드기도 안 돼서 손님들을 그냥 보냈다"며 "전화가 안 돼서 다음주 예약도 못 받았다"고 하소연했다.
소상공인뿐 아니라 대형 프랜차이즈업체도 KT 서비스 먹통으로 영업에 애를 먹었다.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관계자는 "포스기는 다른 회선도 있어 문제가 없었지만, KT 이용고객들이 제휴 할인을 못 받는 문제가 있었다"며 "KT 와이파이가 안 돼 고객들이 불편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의 피해 규모 역시 엄청났다. KT 통신 장애의 영향을 받은 편의점 점포 숫자는 CU 300여개, 세븐일레븐 250여개, GS25 200여개, 이마트24 70여개 등 820곳을 웃돌았다. 본사에서 파견한 긴급 대응팀이 대부분 매장의 통신을 당일 복구했지만, 평상시 편의점의 카드 결제 비중은 60%에 달해 피해액이 상당할 전망이다.
KT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배달기사들도 콜을 받지 못하면서, 지난 주말에 일을 하지 못했다. 배달대행업체 바로고 관계자는 "KT를 쓰는 배달기사 200여명이 이틀 동안 일을 하지 못했다"며 "평균적으로 주말 하루 수입이 15만원이라, 이틀간 피해 규모는 6000만원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제휴업체 중 KT를 이용하는 가맹점이 500여곳"이라며 "지난 주말 이 가맹점들의 피해 규모는 4억원대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업계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KT 통신장애로 큰 피해를 겪어, 이로 인한 영업손실 등을 포함한 총 피해 규모 추산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KB증권 김준섭 연구원은 "무선 가입자 239억원,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가입자 43억원, IPTV 가입자 35억원 등 보상금은 총 317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계산은 KT가 이번 화재에 대한 보상 방안으로 발표한 '유선 및 무선 가입고객 대상 1개월 요금 감면' 금액만 따진 것이라, 소상공인에 대한 피해 보상까지 더해지면 보상금 규모는 수백원을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김현용 연구원은 "유무선 가입자 피해액과 카드결제 장애 관련 소상공인 피해까지 더해져 보상 규모는 수백억원대가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KT는 소상공인에 대한 피해 보상을 별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피해 규모 확인에도 나서지 않고 있어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KT 관계자는 "소상공인의 피해는 KT가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며 "어느 곳과 협의를 해야 하는지도 아직 파악이 안 됐고, 구체적인 보상 방식도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김주호 민생팀장은 "피해 규모 파악은 KT가 하는 것이 맞다"며 "KT가 소상공인들의 영업상 손해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보상을 할 것인지를 밝혀야 하는데, 주머니에 손을 넣고 말을 아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회장은 "지금도 KT 아현지사 주변 가게들은 문을 못 열어, 손님을 못 받고 있다"면서 "KT라는 대기업이 소상공인 피해자들에게 대한 손해배상을 무성의하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KT의 보상 방안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통신장애로 결제가 안 돼서 문을 닫은 자영업자도 있다"며 "이런 피해에 대해서는 전액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상민 의원도 "KT의 작년 매출이 15조원인데, 책임을 통감한다며 통신비 1개월치만 감면하는 게 말이 돼냐"면서 "약을 올리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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