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수출량 목표 달성 위해선 '미국시장' 성장 필수
미국 생산공장, 캐나다·중남미 진출 발판
최근 신세계 이마트, CJ제일제당, 농심, 하이트진로 등 국내 식음료유통기업들이 미국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국내 식품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신성장동력을 찾아 미국으로 눈길을 돌린 것이다.
방탄소년단 등 K팝 그룹이 불러일으킨 한류 열풍이 한국 식품의 인지도를 높였고, 여러 식품기업의 미국 진출이 이어지면서 더 큰 시너지가 발휘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증폭된다.

이마트(대표 이갑수)는 미국 유통 브랜드 운영사 '굿푸드 홀딩스'를 약 3100억원(2억7500만달러)에 인수한다. 미국 대도시 상권에서 20년 이상 운영된 유통기업을 인수함으로써 미국사업에 연착륙하겠다는 포부다.
앞서 8월 이마트는 LA 다운타운 지역에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신개념 식료품점·식당 복합매장 'PK마켓(가칭)'의 오픈 작업에도 착수했다. 이마트는 내년 말부터 PK마켓 LA 1호점을 운영하면서 미국시장의 동태를 살핀 뒤, 매장 수를 늘려나갈 전망이다.
'굿푸드 홀딩스'는 일단 현지 경영진을 그대로 유지한다. 미국사업 추진을 기존 방식대로 당분간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는 포석이다.
이갑수 이마트 사장은 "미국시장에 새롭게 도전하는 만큼 차근차근 준비해 장기적 관점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미국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은 이마트뿐이 아니다. CJ제일제당, 농심, 하이트진로 등 굴지의 식음료업체들도 성장동력의 발판으로 미국을 주목하고 있다.

CJ제일제당(대표 신현재)은 지난달 15일 자사의 미국 현지회사 CJ푸드를 통해 미국 냉동식품업체 '쉬완스 컴퍼니'를 약 2조원에 인수했다. 이는 CJ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 인수다.
CJ제일제당은 쉬완스 컴퍼니 인수를 통해 세계 최대 가공식품 시장인 북미를 본격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의 미국 내 생산기지는 쉬완스 인수를 통해 5개에서 22개로 대폭 확대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미국에 생산공장이 확충되면 물류비용 감소로 캐나다는 물론이고 멕시코 등 중남미로도 진출이 용이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전에도 CJ제일제당은 미국 식품기업 애니천(2005년), 옴니(2009년), TMI(2013년), 카히키(2018년) 등을 연이어 인수하면 미국시장을 꾸준히 공략해왔다.
강신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는 "글로벌 식품산업의 최대 마켓인 북미 공략을 통해 그룹의 비전인 '월드 베스트(World Best) CJ'에 다가서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월드 베스트 CJ'는 2030년까지 3개 이상 사업부문에서 세계 1등이 되겠다는 목표로 이재현 회장이 지난해 경영에 복귀하며 제시한 비전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국내시장도 앞으로 성장을 하겠지만 아무래도 시장규모가 작다"며 "기업이 더 성장하려면 세계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야한다"고 밝혔다.

미국 라면시장 점유율이 15%에 이르는 농심(대표 박준)도 미국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농심은 창립 60주년인 2025년까지 해외사업 비중 40%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올해 미국 공장에 약 70억원을 투자해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농심 신라면은 지난해 6월 한국 식품 최초로 미국 월마트 4692개 전 점포에 입점됐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 전역을 아우르는 자체 판매망을 갖췄다는 의미"라며 "중소형마트, 편의점, 슈퍼마켓 등으로도 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2005년 LA공장을 가동하며 본격적인 미국시장 공략에 나선 농심은 신라면 외에도 너구리, 안성탕면, 짜파게티, 육개장사발면 등을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농심 아메리카법인은 최근 5년간 10% 가까운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10년 사이 농심의 미국 라면시장 점유율도 2%에서 15%로 꾸준히 증가했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은 한국과 경제교류가 활발한 나라라 한국기업의 인지도가 높다"면서 "최근 한류 열풍과 함께 한국음식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라면 수출액은 2억9037만달러로 5년 전과 비교하면 41% 증가했다. 이중에서도 미국 수출액은 5년새 61%나 올랐다.
국내 소주 시장 점유율이 50%에 달하는 '참이슬'도 미국으로 진출하고 있다. 창립 100주년인 2024년까지 수출 53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삼은 하이트진로(대표 김인규)는 미국시장 성장을 필수 조건으로 여기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2012년부터 미국 프로야구 구단 LA다저스와 제휴를 맺고 자사 제품을 현지에 알려왔다. 지난해 12월에는 LA한인타운 인근에 1200㎡ 규모의 물류센터를 신설했다.
황정호 진로아메리카 법인장은 "물류센터 신설은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며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대한민국 대표 주류기업으로서 미국 내 입지를 다져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의 첫 해외법인으로 1986년 LA에 설립된 진로아메리카의 지난해 매출은 2306만달러로 전년 대비 10% 상승했다. 진로아메리카는 2015년 12%, 2016년 17% 꾸준한 매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초기에는 LA 현지 교민을 주된 고객층으로 삼았다면 최근 미국 전역의 현지인 대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국내 식음료기업들이 연이어 통큰 투자를 통해 미국사업을 확장함에 따라, 한국식품의 전반적인 인지도가 상승해 윈윈 효과가 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에 한국식당이 늘어나면서 현지에 진출한 식품업체의 실적도 좋아졌다"며 "미국인들이 여러 업체의 한국 식품을 함께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시너지가 발휘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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