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의료개혁에 공감대 형성...종종 만나기로"
이재명 "답답하고 아쉬워...소통 첫 장 연 것에 의미"
민주 "국정 우려...비공개서 85 대 15로 尹 혼자 얘기"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회담을 갖고 정국 현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당초 이날 예정했던 1시간을 훨씬 넘겨 오후 2시부터 2시간 15분 간 만났으나 합의문을 내놓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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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회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이 대표는 민생회복지원금과 채상병 특검법·이태원참사 특별법 등의 수용을 요구했으나 윤 대통령은 사안마다 이견을 제시하며 맞섰다. 특검법에 대해선 거론하지도 않았다.
또 두 사람 독대 자리는 없었다. 총론적 차원에서 의료개혁과 소통에 대한 공감대를 나눈 것이 그나마 성과로 여겨진다.
대통령실 이도훈 홍보수석은 회담 후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총론적·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 한 부분은 있었다"며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의료 개혁이 필요하고 의대 정원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대표는 의료 개혁이 시급한 과제이며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옳고 민주당도 협력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 수석은 또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앞으로도 종종 만나기로 했다"며 "두 분이 만날 수도 있고 여당 지도체제가 들어서면 3자 회동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 윤 대통령은 "물가와 금리, 재정상황 등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더 어려운 분들을 더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고 이 수석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태원 특별법과 관련해선 "국회 제출 법안이 법리적으로 볼 때 민간조사위원회에서 영장 청구권을 갖는 건 법리적인 문제가 있어 이런 부분을 해소하고 다시 논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불만을 토로했다. 이 대표는 "답답하고 아쉬웠다"며 실망스런 반응을 보였다고 박성준 수석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동 후 나오면서 대표님께 오늘 영수회담에 대한 소회와 말씀을 듣고 싶었고, 그래서 '어떠시냐'고 물어봤다"며 "(이 대표가) '답답하고 아쉬웠다.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두어야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소개했다.
회담 결과에 대해선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혹평했다. "윤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이해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며 "특히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 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는 것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태원참사 특별법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독소조항이 있다는 말씀으로 이 법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씀하셨다"며 "사실상 오늘 회담에서 윤 대통령이 거부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민생회복지원금 제안도 윤 대통령이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가 모두 발언을 통해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해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의혹을 정리했으면 좋겠다"며 표현한 데 대해 박 수석대변인은 "비공개 회의에서 그 부분은 (윤 대통령의 답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왜 회동이 2시간 10분으로 길어졌냐 하면, 이 대표가 한 15분 정도 모두발언을 한 이후에는 회담의 형식이 이 대표가 화두를 꺼내면 윤 대통령이 답변을 하는 식으로 진행됐는데, 답변이 상당히 길었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몇 가지 주제를 놓고 얘기하다가 시간이 상당히 많이 지났는데,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이 시간 계산을 해보니까 85대15 정도가 됐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일부 언론사에 대한 수사를 놓고도 의견차가 드러났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언론에서 윤 대통령에 관한 보도가 있었는데 그런 보도들에 관해 명예훼손이라는 이름 하에 강제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고 윤 대통령은 "보고받지 않았다"고 언급을 피했다.
민주당은 또 채 상병 특검법 처리 등 다른 현안들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대표는 회담 모두발언에서 "채 해병 특검법,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특히 "어렵게 통과된 법안들에 대해 저희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과도한 거부권 행사, 입법권을 침해하는 시행령 통치, 인사청문회 무력화 같은 이런 조치는 민주공화국의 양대 기둥이라고 할 삼권분립, 법치주의를 위협하는 일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번 기회에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들도 정리하고 넘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법 수용 등을 압박한 것으로 읽힌다.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선 "우리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 민생 회복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의정 갈등이 계속 심화되고 있어 꼬인 매듭을 서둘러 풀어야 될 것 같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회담을 시작할 때 "제가 대통령님 드릴 말씀을 써 가지고 왔다"며 안쪽 주머니에서 A4 용지를 꺼낸 후 모두발언을 했다. 작심한 듯 15분 가량 하고 싶은 말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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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이 대표는 "사실 지난 2년은 정치는 실종되고 지배와 통치만 있었다는 그런 평가가 많다"며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비판했다. 독재, 지배, 통치, 탄압, 편 가르기라는 거친 단어를 사용하며 "국정의 방향타를 돌릴 마지막 기회"라고 압박했다.
윤 대통령은 "좋은 말씀 감사하고 또 평소에 우리 이 대표님과 민주당에서 강조해오던 얘기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하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자세한 말씀은 저희끼리 얘기하시죠"라고 했다. 그러나 5000자가 넘은 이 대표의 총선 청구서 제시에 굳은 표정이 역력했다.
양자 회담은 이후 비공개로 전환됐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와 공식 회담을 가진 건 지난 2022년 5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회담은 차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회담 초반엔 양측 모두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윤 대통령은 집무실 입구에서 환하게 웃으며 이 대표를 맞았다. 윤 대통령은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 천준호 대표 비서실장, 박성준 수석대변인과도 일일이 악수한 뒤 회담 테이블로 안내했다. 3명은 민주당 회담 배석자다.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배석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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