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매각설·도매상 반발 등 첩첩산중
롯데주류, 일본 불매 '불똥'
일본 불매 운동으로 국내 맥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성수기인 8월을 앞두고 주류 3사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롯데주류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3월 출시한 맥주 신제품 '테라' 돌풍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일본 맥주 불매의 반사이익으로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일본과의 무역 문제가 불거진 후 하이트진로의 주가는 상승세에 있다. 하이트진로 주식은 종가 기준 지난 1일 2만300원에서 31일 2만1300원으로 4.9%, 하이트진로홀딩스는 9000원에서 1만650원으로 18.3% 올랐다.
하이트진로는 국내 주류 3사 중 토종 기업으로 손꼽힌다. 하이트진로는 1924년 민족 자본으로 설립된 '진로'와 1933년 국내 최초의 맥주 회사로 설립된 '하이트맥주'가 2011년 통합한 회사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지난 3월 테라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 대표 토종 주류 기업으로서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세계에 당당하게 내놓을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맥주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테라는 지난 6월 29일 기준, 출시 101일 만에 누적 판매 1억139만 병(330ml 기준)을 달성했다. 출시 39일 만에 100만 상자 판매를 돌파하며 맥주 브랜드 중 출시 초기 가장 빠른 판매 속도를 기록한 테라는 이후 판매에 가속도가 붙으며 72일 만에 200만 상자, 97일 만에 300만 상자 판매를 기록했다.
하이트진로의 맥주 부문 매출은 테라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지난 6월 기준 전년 동월 대비 약 5% 상승했다. 유흥시장 매출은 45% 올랐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5일 테라 생맥주를 출시하며 테라의 성장세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테라가 탄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여름 시장에서의 분위기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상반기에는 신제품의 시장 안착을 위해 투자한 부분이 많아, 빠르면 3분기부터는 실적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존 맥주 시장 1위 '카스'를 보유한 오비맥주는 테라의 돌풍과 매각설, 임금협상 난항 등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오비맥주는 모회사 AB인베브가 2016년 세계 2위 맥주 업체 사브 밀러를 인수하면서 750억 달러(약 85조 원)를 차입한 후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며 매각설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8월 한 달 동안 카스, 필굿 등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한시적으로 4~16% 인하하겠다는 마케팅에 나섰지만, 도매상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전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는 지난 26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오비맥주의 도매사 PC 접속과 자료 요청 거부, 행사 불참, 빈 병 반납 거부 등을 결의했다. 이들은 오비맥주의 가격 인하가 재고 처리를 위한 물량 떠넘기기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테라의 상승세가 이어지자 가격 경쟁력을 통해 여름 성수기 맥주 시장을 방어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오비맥주 측은 현재 정부에서 논의 중인 주류 리베이트 쌍벌제의 취지를 반영하고, 국산 맥주 소비를 촉진하겠다는 취지로 가격을 인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비맥주는 지난 4월 주요 맥주 제품의 가격을 올렸다가 8월에 한시적으로 내리는 것이라 그 의도를 두고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8월 이후 가격을 원상복귀할지에도 의구심이 든다"며 "매각설, 경쟁사의 약진 등으로 인해 실적 압박을 받고 있어 가격 인하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벨기에에 본사를 둔 AB인베브가 지분 100%를 갖고 있어 애국 마케팅에도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다.
또, 오비맥주는 노동조합과 임금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비맥주 노조는 31일 총파업을 위한 찬반 투표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8월 가격 인하에 대해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수입 맥주가 더 큰 경쟁 상대"라며 테라 견제설을 일축했다.

롯데주류는 롯데 그룹이 일본 불매 운동과 연관되며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롯데주류의 소주 '처음처럼', 맥주 '클라우드' 등이 불매 제품으로 지목됐다.
김태환 롯데주류 대표가 일본 불매 운동으로 클라우드 등의 판매 영향이 없다고 답한 언론 보도가 공유되며 "이제부터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반응이 이어지기도 했다.
롯데주류는 최근 적자 규모를 꾸준히 줄이며 올해 2분기 혹은 3분기 흑자 전환 가능성도 전망됐으나, 예기치 못한 이슈에 휘말린 상황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공장 증설, 신제품 판촉비 등으로 적자 규모가 컸던 것"이라며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에 들어서며 마케팅 프로모션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주류 리베이트 쌍벌제, 종량세 전환 등에 따라 주류 업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여름 시즌은 장기적인 사업 계획을 미리 시험해보는 시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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