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친정체제 강화…장기집권?

남경식 / 2018-11-23 09:31:42
최측근 '김인회' 사장 승진시켜 전진 배치…컨트롤타워 강화
"업무 성과 무관 측근 중심 인사 단행"…새노조 등 반발
낙하산 차단, 내부 회장 선임 구도 만드는 등 "장기집권 포석"

KT가 최근 단행한 연말 임원인사와 관련해, 황창규 회장이 자신의 친정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하고 측근들을 승진시켰다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황 회장이 업무 성과와 무관하게 자신의 최측근을 중심으로 자의적인 승진을 단행하는 등 장기 집권을 위한 포석에 나섰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KT 전국민주동지회 박철우 의장은 "최근 황창규 회장이 전체 임원들과 모인 자리에서 '나에 대한 리스크는 해결됐다'고 말한 것으로 들었다"면서 "황 회장이 이번에 삼성 출신 등 자신의 최측근을 전진배치해서 남은 임기는 물론, 그 이후까지 내다볼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고 주장했다.

KT는 지난 16일 '2019년 정기 조직개편 및 임원승진'을 시행하며 사장 1명, 부사장 3명, 전무 9명, 상무 28명 총 41명의 임원을 승진시키거나 발탁했다.

  

▲ 김인회 KT 신임 사장은 승진과 함께 KT의 2인자로 불리는 '경영기획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KT 제공]


이번 KT 인사에서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김인회 비서실장이 단연 주목을 끌고 있다. 김인회 신임 사장은 삼성전자 출신으로 황 회장이 2014년 KT에 취임한 후 영입한 최측근이다. 김 사장은 재무실장, 비서실 2담당을 거쳐 2016년부터 비서실장을 맡아왔다.

김 사장은 승진과 함께 KT의 2인자로 불리는 '경영기획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또한 KT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그룹경영단을 경영기획부문으로 이관하며, 경영기획부문의 힘을 한층 강화했다. 2015년 신설된 그룹경영단은 비서실과 경영기획부문에 분산됐던 그룹전략기능을 통합해 수행하던 비서실 산하의 조직이다. 김 사장이 맡는 경영기획부문장의 위상도 크게 높아졌다.


KT새노조 오주헌 위원장은 이와 관련 "김인회 사장의 2인자 지위가 더 세진 것"이라며 "경영기획부문 강화를 통해 KT가 그룹사를 더 강력하게 통제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KT 내부 출신이 아니면 차기 회장이 되기 어렵도록 정관이 바뀌었다"며 "김인회 사장을 차기 회장으로 밀려고 하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지난 3월 KT는 주주총회에서 회장 심사 기준에 '기업경영 경험'을 추가한 바 있다. KT 임원이 회장 후보자가 될 수 있다는 조항도 명시했다. 당시 이러한 개편은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를 막기 위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내부 인사가 차기 회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황 회장이 자신의 심복을 차기 회장으로 전폭 지원할 수 있는 여지도 그만큼 커졌다.


일각에서는 황 회장이 두번째 연임을 노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KT 기업 지배구조 헌장에 따르면 대표이사의 연임 횟수에는 제한이 없어, 2회 연임도 원칙적으로는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 황창규 KT 회장이 두번째 연임을 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황 회장이 2018 KT그룹 임원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KT 제공]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판사 출신 박병삼 법무실장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법무실이 회장 직속으로 변경된 것도, 황 회장이 남은 임기에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리스크를 확실히 막기 위한 조치로 점쳐진다.
 


KT새노조 오주헌 위원장은 "황창규 회장이 올해 국정감사에 두번이나 출석하는 등 남은 임기를 별 탈 없이 마무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법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 법무실을 개편했을 것이다"고 밝혔다.

Customer(고객)부문 박경원 업무지원단장의 전무 승진 등 일부 임원인사에 대해서도, 업무 성과와 무관한 승진이라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KT 전국민주동지회 박철우 의장은 "업무지원단 직원 중 박경원 전무의 얼굴을 본 사람이 거의 없다"면서 "더욱이 업무지원단에는 2014년 명예퇴직을 거부한 직원들이 발령돼 처음에는 시키는 일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업무지원단이 특별한 성과를 낸 것도 아닌데, 어떻게 승진을 한 것인지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 민중당 김종훈 의원과 KT민주동지회, KT업무지원단철폐투쟁위원회가 황창규 회장 퇴진 및 KT 업무지원단 철폐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KT민주동지회 제공]


박 의장은 신현옥 전무의 경영관리부문장 전보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박 의장은 "신 전무는 지난해 노동조합 위원장 선거에 개입한 의혹이 있다"면서 "법원도 신 전무가 노조 선거 및 행사에 개입한 정황에 대해 상당 부분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신 전무는 노사관계에 있어서만 경력이 닳고 닳은 인물"이라며 "회사에 친화적이던 KT 노조가 지난 9월 사측을 강력히 비판한 성명을 낸 것에 위기를 느끼고, 노사관계에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로 밝힌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KT 노조는 지난 9월 성명서를 통해 "KT의 상황이 어려워진 원인은 황창규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이 무사안일, 제 한 몸 돌보는 데만 신경 쓸 뿐 회사의 비전은 제시하지 못하는 데 있다"며 "황 회장은 아직도 각종 의혹을 말끔하게 해소하지 못해 이른바 경영 리스크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삼성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대부분의 그룹들이 컨트롤타워를 없애는 추세인데 반해, KT는 오히려 회장의 측근 조직을 강화하려는 모양새의 인사를 단행했다"며 "이는 실적과 성과에 따른 인사가 아니라 최측근 중용과 개인적 영달을 위한 조직개편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KT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은 현장에서 실제로 뛰는 조직인 각 사업부문에 힘을 실어준 결정'이라며 "이에 대해 KT 노조도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고, 새노조 등 극히 일부에서 불만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KPI뉴스 / 남경식 기자 ng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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