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국제병원 허가취소 돌입…"공공병원 전환해야"

장기현 / 2019-03-04 17:51:27
5일부터 '개설허가 취소 전 청문' 절차 들어갈 듯
한국노총·의협 등, "지금이라도 개원허가 취소해야"

제주도가 국내 첫 영리병원인 제주 녹지국제병원의 허가취소 절차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지난해 12월 5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조건부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를 내용으로 하는 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4일 오전 안동우 정무부지사는 기자회견에서 "녹지국제병원은 지난해 12월 5일 조건부 개설 허가를 받은 뒤 의료법에 따른 개원 기한인 3개월이 지난 오늘까지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시작 준비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녹지국제병원 측의 개원 기간 연장 요청을 승인하지 않는 이유와 지난달 27일 있었던 개원 준비상황 현장 점검 기피행위가 의료법 위반임을 알리는 공문도 각각 발송했다"며 "모기업 녹지그룹은 사업 파트너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향후 사업 방안을 논의하기 바란다"고 발표했다.

한국노총을 비롯해 대한의사협회, 제주영리병원 철회 및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민운동본부) 등도 일제히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개설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노총은 "지난해 12월 개원 허가 이후 개원 만료시한인 오늘까지 3개월간 한 번도 개원 준비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며 "시공사로부터 1240억여 원이 가압류된 녹지 측에 원 지사가 개설허가를 해 준 것은 제주도민을 기만한 행태"라고 말했다.

또 "녹지병원 개원은 제주도민 다수가 반대할 뿐 아니라 국민 대다수가 우려했던 사안"이라며 "제주도는 청문절차를 통해 개원할 의지도 없는 녹지국제병원의 허가 승인을 조속히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4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도와 정부를 상대로 녹지국제병원 개원 취소에 따른 해법 모색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영리병원 도입에 대한 제도적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건부 허가를 내주다 보니 혼란만 가중했다"며 "지금이라도 개원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간기관이 의료 공공성을 수행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영리병원 도입은 아직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며 "현재 의료체계에서 의료 영리화가 도입된다면 국민의 생명권은 지켜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범국민운동본부도 "유사사업의 경험조차 갖고 있지 않은 부동산 회사인 녹지그룹에 조례상의 법적 요건도 갖추지 않고 허가를 내준 것은 정부의 직권남용이자 직무유기"라며 비판했다.

이어 "제주도는 공론화위원회 뜻에 반해 개설을 허가하면서 혼란을 자초한 점을 반성하고 당장 개설허가 취소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며 "이 사태를 해결하는 가장 근본적인 해법은 공공병원으로의 전환"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제주도는 5일부터 청문 주재자를 선정하고 처분사전통지서 교부하는 등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 취소 전 청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녹지국제병원 측이 청문에 참석하지 않아도 법에 따라 절차가 진행되며, 결과는 한 달 전후로 나올 전망이다.

 

KPI뉴스 / 장기현 기자 jk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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