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모든 멍에 묻겠다…정치 다신 하지 않겠다"

박지은 / 2024-02-05 17:55:28
대구서 첫 북콘서트…2021년 작성 수감 중 메모 공개
"2006년 테러 후 삶은 덤…모든 짐 건네 무상함 느껴"
"서로 보듬으며 더 나은 한국 만들어주길 바란다"
"국민사랑 보답하고 나라 발전에 도움되는 일 할 것"

박근혜 전 대통령은 5일 "누구를 탓하거나 원망하는 마음도 없이 모든 멍에를 묻겠다"며 "서로를 보듬으면서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대구의 한 호텔에서 자신의 회고록 '어둠을 지나 미래로' 출간 기념 북콘서트를 열고 "돌아보면 아쉬운 시간도 많았고 후회스런 일도 있었다"며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이 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박근혜 회고록 : 어둠을 지나 미래로' 출간 기념 북콘서트에서 환하게 웃으며 손뼉치고 있다. [뉴시스]

 

박 전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의 큰 사랑에 보답하고 앞으로 우리나라가 발전해 나가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작은 힘이나마 보탤 것"이라며 "역사는 반복되면서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을 지낸 사람으로 아쉬운 일에 대해선 아쉬운 대로, 잘한 결정은 또 그대로 써서 미래 세대에 교훈이 될 수 있으면 해서 집필을 결심했다"고 출간 배경을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 행사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것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재활운동을 한 덕분"이라며 "아침에 일어나면 사과와 달걀, 시리얼과 요구르트, 커피 한 잔을 혼자 준비해 먹고 재활운동을 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도 내놨다. "외교, 안보, 경제 모든 분야에서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갔다"는 것이 결론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외교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위안부 합의에 대해 "새정부에서 뒤집어졌다. 세계가 다 지켜보고 있는데 어렵게 맺어진 합의가 뒤집어지면 어떤 나라가 한국을 신뢰하겠느냐"며 "약속의 연속성에 큰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통령은 "대안이 있었느냐, 대안도 없었다. 더 좋은 방법도 없었다"며 "그런 걸 겪으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 외에는 정치적 발언은 거의 하지 않았다.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한 질문에 "정치일선을 떠났다. 정치를 다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북콘서트 단상에는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와 허원제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함께 올랐다. 회고록은 두 권으로 구성됐고 각각 400쪽 정도 분량이다. 

 

박 전 대통령은 사면 전이자 대선을 반년 가량 앞둔 2021년 가을에 작성했던 자필 메모를 이날 처음 공개했다. 수감생활 4년 9개월째였던 당시 '내가 이 모든 것을 다 지고 가면 해결이 될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에 메모를 써서 유 변호사에게 전달했다.


박 전 대통령은 메모에서 "저는 저에 대한 거짓과 오해를 걷어내고 함께했던 공직자들과 기업인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했다는 것을 밝히고 싶었기에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를 묵묵히 따랐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하지만 2017년 10월16일 저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된 후 더 이상의 재판 절차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모든 역사적 멍에와 책임을 제가 지고 가는 대신 공직자들과 기업인들에 대한 관용을 부탁드린 바 있다"고 적었다.

 

이어 "그 후 대통령으로 재직하면서 혼신의 힘을 다해 했던 일들이 적폐로 낙인찍히고 맡은바 직분에 충실하게 일한 공직자들이 구속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저로서는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며 "그리고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함께한 이들마저 모든 짐을 제게 건네주는 것을 보면서 삶의 무상함을 느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31일 구속영장이 발부돼 서울구치소에 들어갔다. 같은 해 10월 자신의 구속 연장이 결정되자 '정치 보복'이라며 재판 출석을 거부했다. 구치소에서도 유 변호사 외에는 일절 변호인 접견을 거부했다.


박 전 대통령은 "하지만 이 모두 정해진 운명이라고 받아들이겠다"며 "2006년 테러 이후의 저의 삶은 덤으로 주어져서 나라에 바쳐진 것이라 생각했기에 제 일신에 대해선 어떠한 미련도 없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은 "이제 모든 멍에를 묻겠다. 누구를 탓하거나 원망하는 마음도 없다. 서로를 보듬으면서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주기 바란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박 전 대통령 북콘서트에 대해 "시기적으로 총선을 앞두고 북콘서트를 여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대구시당은 논평에서 "보수 정권이라고 정치적 행보를 하는 것은 그야말로 희망사항이며, 주변의 측근 때문이라면 더욱더 부적절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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