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회사 신청 없이도 '직권 등재' 가능
도입 초기 2년 '원내 조제' 원칙
정부가 임신중지약 '미프지미소' 공급을 내년 1분기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건강보험 적용 여부는 미정이다. 비급여로 공급되면 환자가 약값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 도입 초기 2년은 의사 처방·조제를 원칙으로 하되, 구체적 복용·관찰 기준은 추후 정해질 예정이다. 반복적인 병원 방문을 요구할 경우 청소년·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의 접근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임신중지약의 국내 도입 방안을 공식화했다. 허가 심사와 수입·공급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된다는 전제 아래 2027년 1분기 의료기관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건강보험 적용 여부와 환자의 이용 방식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면 보험이 정해진 기준에 따라 약값의 일부를 부담하지만, 비급여로 공급되면 건강보험 지원 없이 환자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도입 초기에는 의료기관 내 처방·조제를 원칙으로 할 방침인 만큼, 향후 복용·관찰 기준에 따른 방문 부담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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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지난 달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인공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대약품이 신청한 '미프지미소'의 수입품목 허가를 심사 중이다. 미프지미소는 임신 63일(9주) 이내 사용을 조건으로 허가가 신청된 임신중지약이다.
현대약품은 현재는 건강보험 급여 신청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관련업계는 건강보험 급여 적용 여부가 가장 큰 이슈로 떠올랐다.
현대약품 관계자는 "식약처 허가가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태여서 급여 신청 여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약제의 건강보험 적용은 통상 제약사의 신청을 거쳐 급여 적정성 평가와 약가 협상 등의 절차를 통해 결정된다. 제약사가 신청하지 않아도 법정 요건을 충족하면 보건복지부 장관이 직권으로 약제의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지난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이 같은 '직권 등재'를 검토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법적 요건과 다른 약과의 형평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전문가는 건강보험 급여 등재가 꼭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강경연 약사(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사무국장)는 "비급여로 공급될 경우 의료기관마다 가격을 달리 부를 수 있어 가격을 비교하는 과정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직권 등재 및 제약회사 신청 등 급여 등재는 국가의 의지가 있으면 충분히 돌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비급여로 공급될 경우 의료기관의 가격 설명과 비급여 모니터링을 통해 가격 비교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사전에 시행하는 초음파 검사 등의 건강보험 적용 가능성은 약제 급여와 별개로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급여 넘어 '이용 방식'도 변수…도입 초기 2년 '원내 조제'
이용 방식도 변수다. 정부는 지난달 16일 합동 브리핑에서 도입 초기 2년간 의사가 의료기관에서 직접 처방하고 조제하는 '원내 조제'를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다. 이후 부작용과 안전성 등을 검토해 확대 방안을 살필 예정이다.
현재 허가 심사 중인 미프지미소의 신청 용법은 미페프리스톤 1정을 먹고 24~48시간 뒤 미소프로스톨을 먹은 뒤, 7~14일 이내 병원을 찾아 결과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복용 장소와 복용 후 병원 대기 여부는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 약사는 "병원에서 두 약을 각각 복용하고 사후 확인을 위해 다시 방문하도록 운영할 경우 내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청소년이나 돌봐야 할 대상이 있는 사람, 형편이 어려워 근무를 빼기 힘든 여성은 병원에 반복 내원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경우 해당 약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임신 중지약 도입은 환영하지만 해당 방식으로 도입될 경우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에게 큰 제약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배지수 기자 didyou@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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