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 인상 열어놨다”며 6연속 동결…“연준이 올려도 동결할 것”

안재성 기자 / 2023-10-19 17:39:19
물가·환율·해외자금 유출 우려 커…연준 동결하면 부담 덜 듯
금리인하 시기 전망 엇갈려 “내년 1분기” vs “내년 하반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열어놨다”면서도 또 동결해 앞으로도 동결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금리인하 시기에 대해선 ‘내년 1분기’와 ‘내년 하반기’로 전문가 의견이 갈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날 금통위 결정은 만장일치였고 지난 2월 금통위부터 6차례 연속 동결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3.75%로 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말했지만, 동결이 거듭되면서 시장과 전문가들은 이미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는 모습이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리더라도 한은은 동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소비 위축 등 경기 부진이 심각하고 향후 전망도 불투명해 금리를 올리기 어려운 환경으로 풀이된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통계청에 따르면, 대표적이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는 8월에 전월 대비 0.3% 줄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금통위도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향후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한은이 금리를 올려 경기를 더 얼어붙게 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지금 금리를 올리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문제가 터지는 등 내수와 수출이 다 망가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도 “현재 금리 수준은 긴축적이라고 판단한다”며 굳이 추가 인상이 필요한 상황은 아님을 시사했다.

 

다만 금리를 계속 동결해도 마냥 괜찮은 상황은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 대비)은 3.7%로 지난 4월(3.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개월 연속 3%대다.

 

연준(5.25~5.50%)과 금리차가 2.00%포인트로 벌어지면서 환율이 불안해지고 해외자금은 빠져나가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1349.6원)보다 7.8원 오른 1357.4원을 나타냈다. 1300원대 고환율이 2개월 이상 유지되고 있다.

 

또 한은 집계에서 9월 한 달 간 외국인 증권(주식+채권) 투자자금이 14억3000만 달러 빠져나갔다. 8월(-17억달러)에 이어 두 달 연속 순유출 흐름이다.

 

강 대표는 “한은이 언제까지 동결로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은 연준이 더 이상 금리를 올리지 않기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행히 한은의 기대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미국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높은 편이나 연준이 눈여겨보는 지표인 근원물가(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물가)가 둔화 추세다.

 

국채 금리는 급등해 이미 금융시장 긴축을 불렀다. 글로벌채권금리의 벤치마크로 쓰이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종료 후 연준이 긴축 기조 강화를 시사하자 빠르게 솟구쳤다.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연 4.35%였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18일(현지시간) 4.91%까지 뛰었다. 4.9%대를 기록한 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장기금리 상승이 금융 환경을 긴축시키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이 계속되면 추가 긴축 필요성이 줄어들 것 같다"고 금리동결을 시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만약 연준이 추가 인상을 하지 않으면 한은도 부담을 상당히 덜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리인하 시기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물가상승률이 점점 낮아져 내년 1분기에는 2%대로 내려갈 것”이라며 “빠르면 내년 1분기쯤 한은이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한은이 내수 부진 등을 고려해 내년 2분기쯤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며 상반기 중 인하를 예측했다.

 

강 대표는 “연준이 내년 하반기쯤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이는데, 한은이 연준보다 먼저 움직이진 못할 것”이라며 하반기 인하를 예상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도 “내년 3분기부터 물가가 관리 목표치(2%)에 근접할 것”이라며 “하반기에 금리를 두 차례 낮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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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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