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레이드 작용" vs "금리 인하 기대감 영향"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피격 사건 후 국내 투자자(개인+기관)들이 미국 주식 가운데 주로 기술주를 팔고 제약주를 사는 모습을 보였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29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액은 20조4193억 원으로 매도액 19조6754억 원보다 많았다. 매수 건도 31만286건으로 매도 건인 25만4245건 보다 많았다.
국내 투자자들은 주로 기술주를 팔았다. 같은 기간 매도 결제가 많은 미국 주식(ETF와 ETN 제외) 상위 5개 종목은 테슬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TSMC 순이었다. 국내 주식 투자자는 테슬라를 2조1820억 원, 엔비디아를 1조9106억 원, 마이크로소프트를 4982억 원, 애플을 4397억 원, TSMC를 3273억 원 팔았다.
주로 순매수한 건 제약주였다. 같은 기간 순매수액이 많은 미국 주식(ETF와 ETN을 제외) 상위 5개 종목 중 2위와 4위가 각각 화이자(241억 원)와 일라이 릴리(180억 원) 등 제약주였다. 1위는 트럼프 미디어 & 테크놀로지 그룹(288억 원), 3위는 애플(222억 원), 5위는 나이키(165억 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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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5일부터 29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 상위 5개 종목 중 2위와 4위가 각각 제약주인 화이자와 일라이 릴리였다. [게티이미지뱅크] |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제약주 매수에 대해 '트럼프 트레이드'란 의견이 있다.
트럼프 트레이드는 트럼프 전 대통령 특유의 경기 부양책 수혜 종목에 투자하는 움직임이다. 지난 13일 트럼프 피격사건 이후 전 세계 금융시장에 확산됐다.
장민환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높은 의약품 가격이 문제시되는데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약가를 제약사와 직접 협상해서 낮추는 직접적인 가격 억제 방식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세금 감면 등 제약 회사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제약사 간 경쟁을 통해 약가를 낮추는 간접적인 접근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를 완화하는 트럼프의 당선은 제약사에 호재가 될 수 있다"며 "제약주 매수 흐름은 트럼프 트레이드의 연장선"이라고 진단했다.
장 연구원은 또 "미국 제약기업은 초기 임상단계나 연구개발 단계에 주로 머무는 국내 기업과 달리 연간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일명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여러 개 보유하고 있다"며 "미국 제약주들이 가치주의 성격을 지닌 부분도 매수세 증가에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제약주 매수세는 트럼프 트레이드와 관계 없다는 의견도 있다.
강민석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제약주 매수세는 트럼프 트레이드와 관계없이 제약주의 주가 흐름이 좋기 때문에 기술주를 매도한 자금이 제약주로 이동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비용 대비 인공지능(AI)의 수익성에 의문이 가해지고 있다"며 "최근 구글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AI의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대두되면서 기술주 하락세는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기술주 매도자금은 제약주, 금융주, 유틸리티주 등 가치주 매수 흐름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트레이드와 관계없이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 때문에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리가 낮아지면 제약·바이오사들의 자금조달이 용이해지는 면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KPI뉴스 / 김신애 기자 lov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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