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부 규제에 요동치는 게임업계의 차이나드림

임종호 / 2018-11-12 17:06:03
판호 중단 이어 잇단 이용규제책 발표…세계시장 성장률도 제동
▲ [크로스파이어 홈페이지 캡처]

 

중국은 대한민국 게임업계의 보고나 마찬가지였다. 13억 인구의 거대대륙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산 게임은 중국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대박을 터트렸고 중국에 의해 게임산업의 파이를 키워왔다.

'크로스파이어'란 온라인 슈팅게임(FPS) 하나로 중국 FPS 시장을 평정하며 10년도 채 안돼 회사가치가 무려 6조원이 넘는 초우량기업으로 우뚝선 스마일게이트(회장 권혁빈) 성공신화의 핵심도 다름아닌 중국이다.

게임업계 1위 넥슨이 자랑하는 온라인게임 스테디셀러이자 캐시카우인 ‘던전앤파이터’ 역시 ‘크로스파이어’와 함께 중국에서 대박을 터트린 대표적인 메이드인코리아 게임이다. ‘크로스파이어’와 ‘던전앤파이터’는 중국에서 각각 수 조원의 로열티 수익을 올리며 게임수출의 절대적인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게임개발자들에겐 ‘꿈의 무대’


비교를 거부하는 강력한 수요 기반을 바탕으로 중국은 미국, 유럽, 일본, 한국 등 전통의 게임강국들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게임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자연히 중국은 대한민국 게임개발자들에게는 꿈의 무대였다.

중국 게임업체들의 기술력이 과거와는 몰라보게 달라졌으나 여전히 '차이나드림'을 목표로 게임을 개발하는 스타트업들이 부지기수다. 중국시장을 포기하거나 무시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차포 다 떼고 두는 장기와 같기 때문이다.

이런 중국이 달라지고 있다. 중국 정부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게임의 문화상품이기에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 역시 정부의 인허가를 필수로 한다. 특히 중국은 게임서비스를 하기 전에 판호라는 허가증을 반드시 받아야하는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보복으로 인해 한국산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현재로선 정상적인 방법으로 한국게임이 중국에 진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중국은 지난 상반기엔 해외게임은 물론 중국 내부 제작게임까지 신규 판호발급을 제한한 실정이다. 중국에 직접 진출하지 않고 홍콩을 우회하거나, 중국업체와 합작 형태로 개발해 ‘중국산’으로 바꿔 서비스하는 것도 이젠 어려워진 것이다.

규제 칼날 세우는 시진핑 정권


설상가상 시진핑정권이 최근들어 중국 대형 퍼블리셔에 대한 규제의 칼날을 세우고 있다. 중국을 넘어 세계 최대 게임퍼블리셔로 올라선 텐센트가 주요 타깃이 된 모양새다. 최근 텐센트가 핵심 캐시카우 중 하나인 웹보드게임 서비스를 특별한 이유없이 전격 중단한다고 공표한 것도 중국정부의 영향이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텐센트는 이달 5일 연말까지 총9개 게임에 대한 실명제를 도입하고 청소년들의 게임이용시간을 1일 1시간으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청소년들의 게임중독관리에 선제적 대응한다는 명목이지만, 이 역시 중국정부의 압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텐센트의 이번 조치로 다른 게임업체들도 같은 행보를 취할 것이 불보듯 뻔하다. 텐센트가 중국게임업계와 시장에서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텐센트에서 시작된 중국의 게임 실명제와 청소년 이용 제한이 해당 업체 자체의 수익에만 치명타를 가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같은 조치는 중국은 게임시장을 급랭시키는 것은 물론 세계 게임산업에까지 파장이 일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 정부에 의한 규제 강화가 글로벌 게임시장에 적지않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성장세를 멈추지 않던 세계 게임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해지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뉴주(NEWZOO)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게임시장 매출 규모는 1349억 달러(한화 약 151조 5000억 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대비 소폭 성장한 수치지만, 당초 예상치(1379억달러(155조 원)를 밑도는 수치다.

중국 대안, 서둘러 찾아야


게임시장의 대표 플랫폼으로 성장한 모바일게임 시장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크다. 콘솔, PC온라인과 달리 모바일시장은 청소년들이 주 사용자층을 형성하고 있다. 뉴주는 세계 모바일게임 시장 성장률이 당초 전년대비 25.5% 성장한 703억 달러(한화 약 79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 보고서에서는 12.8% 성장한 632억 달러(한화 약 71조 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정부의 게임규제 여파가 세계 시장에 적지않은 파급효과를 내고 있지만, 대한민국에겐 더욱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임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중국은 북미유럽, 동남아 등을 넘어 국내 게임업계 수출의 핵심 지역이다. 그런만큼 중국 수출길이 완전히 막힌다면 국내 게임산업의 성장에 아킬레스건이 될 수밖에 없다.

대안은 ‘제 2의 중국’, 즉 새로운 시장을 찾는 길 뿐이다. 중국 정부가 게임 규제를 전격적으로 풀 가능성은 당분간 힘들어 보인다는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시진핑 정권의 게임 규제는 중국 내부의 정치 및 사회적인 문제들이 매우 복잡하게 얽혀 빚어낸 결과물”이라고 전제하며 “게임수출의 활로를 찾기 위해선 ‘검은사막’이나 ‘배틀그라운드’ 처럼 게임본고장 북미 유럽에서 성공한 사례를 벤치마킹해 기획이나 제작시스템 전반의 변화가 요구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은영 객원기자 wangjb77@gmail.com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임종호

임종호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