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불참하려다 막판 선회…"반대 입장에 변함없어"
금융당국이 판매수수료 분할지급 확대와 판매수수료 정보공개 확대를 강행하려는 의지를 표했다.
과도한 신규계약 수수료와 그로 인한 불완전판매 위험을 방지하자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법인보험대리점(GA)업계의 반발이 거세 추진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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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보험개혁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
'깜깜이 수수료' 투명하게…'덩치 커진 GA 길들이기' 시각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31일 오후 서울 은행회관에서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안 설명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12월 제5차 보험개혁회의에서 발표된 보험수수료 개편안의 세부 사항을 공유하는 동시에 업계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서다. 보험사와 GA 임직원, 관련 협회 관계자, 보험설계사 등 180여 명이 참석해 보험업계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보험 판매수수료는 설계사가 보험을 팔았을 때 받는 수당이다. 월 보험료의 일정 비율로 계산하는데, 계약자는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 보니 '깜깜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개편안의 핵심은 보험설계사가 보험을 판매할 때 고객에게 상품별 판매수수료 정보를 알리고 설계사에게 1, 2년간 나눠 지급했던 수수료 분급기간을 최장 7년으로 늘리는 내용이다.
개편안은 우선 그간 신규 계약에 치중한 판매경쟁이 벌어지다 보니 계약이 부실하게 관리되거나 보험료가 오르는 등의 부작용을 차단하는 게 주요 취지다.
아울러 GA채널의 덩치에 맞는 규제·감독 체계와 책임을 지우겠다는 계산도 읽힌다. 그간 GA는 보험사의 주요 판매 채널로 급성장하면서 업계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해졌는데 지나친 영향력을 차단·통제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여겨진다.
납부 보험료 가운데 얼마가 설계사에게 지급되는지 공개되면 소비자는 좀 더 신중하게 가입을 고민할 수 있다. 수당이 높은 상품 위주로 권하던 설계사도 계약자 맞춤형 상품을 권유할 유인이 생긴다. 부당승환(갈아타기)이나 조기 계약해지 등도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수수료가 아닌 상품 경쟁력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경쟁 환경이 형성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보험연구원은 설명회에서 "과도한 판매수수료 선지급이 부당 승환, 잦은 설계사 이직 등 불건전 영업 행태를 유발하고 있다"며 "과도한 수수료 경쟁은 보험료 인상과 보험사 건전성 저해 등으로 이어지므로 현행 판매수수료 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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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보험산업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 관련 지표. [금융위원회] |
GA업계 수수료공개 '결사항전' 각오…시행 난항 겪을수도
GA업계는 반발이 거세다. GA협회는 지난 17~18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판매수수료 분급제도 저지 및 설계사 생존권 확보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GA업계는 이날 설명회에도 마지막까지 불참하려 했으나 개최일이 임박해서야 참석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GA협회 고위 관계자는 "정부의 개편안에 대한 반대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설명회 참석이 개편안 수용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특히 GA업계는 판매 수수료 공개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당장 판매수수료 인하로 연결돼 이익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GA업계 관계자는 "보험판매 수수료는 사실상 '원가'에 해당하는데, 정부가 이를 강제로 공개하는 건 비합리적"이라며 "식당에 음식 재료값을 써 붙여 두라는 이야기나 다름 없다"고 비판했다.
일선 현장에서는 판매수수료가 공개되면 고객들이 리베이트 제공을 요구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한다. 지금도 일부 계약자들이 종신보험을 들 때 고가의 사은품을 요구하면 설계사들이 어쩔 수 없이 따르는 일이 빈번하다는 점에서다. GA업계 관계자는 "수수료를 공개할 경우 이런 불건전 영업행위가 만연해지고 시장질서가 혼탁해질 것"이라고 염려했다.
금융당국은 다음 달 중 추가 설명회를 개최한 뒤 판매 수수료 개편안을 확정·발표할 계획이지만 반발이 거세 일정표대로 순탄하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GA업계는 정부가 개편안을 밀어붙일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결사항전'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개편안을 강행할 경우 시위, 집회 등 집단행동까지 확대할 조짐도 감지된다.
전직 3선 의원이자 국회 정무위원장 출신인 김용태 GA협회장은 "열심히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GA업계는 여야를 막론한 국회의원들과도 활발히 접촉하며 전방위적인 소통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GA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속도전' 방침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변수가 큰 시기라 시행이 지연될 가능성도 작지 않다"고 판단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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