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실손'은 무조건 불리?…SNS '공포마케팅' 횡행

유충현 기자 / 2026-04-06 17:23:51
보험설계사들, '4세대 실손' 절판마케팅 총력
"보험료 오르고 보장 줄어든다"…부정적인 내용만 부각
"일일이 따져보기 어려워"…불완전판매·민원 증가 우려도

5세대 실손의료보험 출시를 앞두고 소비자의 공포심을 부추기는 보험영업 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 5세대 실손보험의 일부 측면을 부각한 '공포마케팅' 게시물 예시. [인스타그램 게시물 갈무리]

 

6일 KPI뉴스는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서 '실손'을 검색해 본 결과 보험설계사나 법인보험대리점(GA) 계정이 올린 게시물을 다수 확인했다. 

 

"5세대 실손의 습격, 내 병원비 방패 무사할까요", "마지막 골든타임입니다", "지금이 가장 저렴하고 보장이 넓은 오늘" 등 소비자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4세대와 5세대의 비급여 보장을 비교하며 "비급여의료비 보장 대폭 축소"를 전면에 내세우거나 "더 많이 내고 더 적게 받는 시대가 온다"는 표현도 자주 나온다. 상당수 게시물에는 보험설계사 연락처가 적혀 있다. 

 

5세대 실손보험이 출시되면, 자연스레 4세대 실손보험은 판매중지된다. 이 점을 강조하면서 5세대 실손보험 일방적으로 불리하다는 묘사를 통해 4세대 실손보험 가입 상담을 유도하는, '절판마케팅'으로 여겨진다. 

 

당초 지난해 출시 예정이었던 5세대 실손보험은 올해 초, 올해 4월로 연거푸 연기된 후 다시 5월 중 출시로 밀렸다. 정부가 출시 일정을 계속 미루면서 '공포·절판 마케팅'도 덩달아 연장되는 모습이다.

 

문제는 이런 절판마케팅은 도수치료, 비급여 주사 등 비중증 비급여 항목을 자주 이용하는 가입자의 자기부담률이 높아지는 등 일부 부정적인 측면만 부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에게 균형 잡힌 정보를 제공하려면 5세대 실손보험의 장점도 알려야 하는데 그런 부분은 빠져 있다. 

 

금융위원회 공식 발표에 따르면 5세대 실손보험료는 4세대 대비 30~50% 인하될 것으로 추정된다. 비급여 보장 축소도 비중증 비급여(특약2)에 한정된 이야기다. 암·뇌혈관·심장질환 등 중증 비급여(특약1) 보장은 4세대와 유사하고, 상급종합병원 입원 시 연간 자기부담 한도(500만원)가 신설돼 중증에 대한 보장은 오히려 강화된다. 

 

아울러 기존 실손보험에서 보장되지 않던 임신·출산 관련 급여 의료비도 5세대부터 포함된다. 소셜미디어 홍보 게시물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지 않다. 

 

▲ 5세대 실손의료보험 출시를 앞두고 소비자의 공포심을 부추기는 보험영업 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소비자들은 사실관계를 꼼꼼히 따져보기 어렵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손해사정사는 "이런 게시물이 무분별하게 확산하면서 많은 소비자들에게 '5세대 실손은 불리한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며 "가입자들이 정부의 발표 자료와 보험 약관을 상세하게 파악하거나 대조해보기 어렵다 보니 쉽게 현혹된다"고 지적했다.

 

공포감을 부추기는 절판 마케팅은 하루이틀 이야기가 아니다. 과거 운전자보험, 무·저해지보험, 단기납 종신보험 등의 상품 개정을 예고될 때마다 이를 악용한 영업행태가 되풀이돼 왔다. 그때마다 당국이 '경고'를 했지만 별 소용 없었다. 

 

당국은 이번에도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4세대 실손 전환 과정에서도 저렴한 보험료를 미끼로 다른 상품을 결합해 판매하는 사례가 있었다"며 "5세대 실손 출시를 앞두고 발생하는 불량 영업 행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효과가 없는 모습이다. 

 

이런 추세는 자칫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한 대형 보험사 실무책임자는 "경험적으로 절판마케팅이 기승을 부린 이후에는 불완전판매 비율과 민원 발생률이 급증하는 패턴이 있었다"며 "판매채널 업계 차원에서도 자정노력을 하는 것으로 알지만 일일이 단속하기는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유충현 기자

유충현 / 경제부 기자

'우리의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