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하려면 '상증세' 개편 등 나와야"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구태의연한 '부자 감세' 논란을 넘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이 저평가되는 현상)를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일정 금액(주식 5000만 원·기타 250만 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 투자자에게 해당 소득의 20%(3억원 초과분은 25%)를 걷는 세금이다. 본래 내년 시행 예정이었다.
금융투자업계와 개인투자자는 정부 방침에 환영하고 있다. 개인투자자 A 씨는 3일 "펀드에서 수익이 250만 원만 나도 과세할 경우 개인투자자 다수가 세금을 피하기 어렵다"며 "개인투자자의 얇은 지갑을 노리는 세금은 사라져야 마땅하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도 "금투세는 개인투자자 손실만 일으키는 '독박 과세'"라면서 폐지를 반겼다. 기관투자자는 따로 법인세를 내고 외국인투자자는 해당국 정부에 양도소득세를 낸다는 이유로 금투세 과세에서 제외됐다.
개인투자자 B 씨는 "금투세를 폐지함으로써 더 많은 자금이 수급돼 증권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금투세가 백지화되면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주가가 올라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는 금투세 폐지로 가구당 세금을 6만8000원 덜 내게 돼 전체 소비가 0.2% 늘 것으로 예상한다. 또 면세액이 증시로 고스란히 돌아가면 지수를 0.07% 올리는 효과가 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금투세 폐지 등 정부의 시장 친화적인 스탠스로 최근 9주 연속 상승세로 피로감을 느낄 법한 지수에 추가 상승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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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투자소득세 폐지가 증시 활성화에 도움될 거란 기대가 높지만,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다하는 지적도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
금투세 폐지가 효과는 있으나 제한적이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투세 폐지가 증시 활성화에 어느 정도 도움은 되겠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논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려면 우선 상속·증여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상속·증여세율은 최고 50%, 기업 대주주는 할증 포함 최소 65%에 달한다. "상속 두 번 하면 기업이 국유화된다"는 자조까지 나온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주가가 너무 올라도 손해란 생각에 일부러 자사주를 내다파는 등 주가를 억누르려 노력한다. 이래서는 증시가 제대로 활성화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금투세 폐지로 세수 감소가 우려된다.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 따르면, 국회 예산정책처는 금투세 시행으로 3년 간 세수가 4조328억 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연 평균 1조3443억 원으로, 금투세 폐지 시 고스란히 날아가게 된다.
'부자 감세'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020년 세법개정안을 제출할 당시 금투세 과세 대상을 약 15만 명으로 전망했다. 2019년 말 기준 상장법인 주식 소유자(중복 제외) 약 600만 명의 2.5%에 해당한다. 금투세 폐지로 극히 일부의 '큰 손'들만 이익을 본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실현 가능성을 의심하는 시선도 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결국 세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야당의 반대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들은 윤 대통령 발언 후 강하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야 한다면서 글로벌 스탠더드인 금투세를 부정하다니 황당무계하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도 "소득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조세정의에 크게 어긋난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여당이 총선에서 승리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기 전에는 금투세 폐지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총선용 정책'이란 비판도 제기된다. 지난달 22일 내놓은,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기존 종목당 1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완화하는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과 함께 주식 투자자들의 비위를 맞추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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