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시행 후 증시는?…"시장 망가질 수도" VS "법인 만들어 금투세 회피"

김신애 / 2024-08-30 18:03:42
대주주 기준 피하려 연말 개인 매도해도 코스피 상승하는 경우 더 많아
"양도세 없던 점이 국내 증시 매력…미국 등으로 이탈 가속화"
"'슈퍼 개미' 일부 매도해도 외국인이 매수해 증시하락 없을 것"

금융투자소득세 실행으로 증시가 침체될 거란 우려가 팽배하다. 그런데 대주주 자격을 피하려고 여러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적극 매도하는 연말에 오히려 주가가 오른 적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1999년 대주주 주식 양도소득세가 도입된 이래 국내 증시에서는 대주주들만 양도세를 냈다. 

 

한 종목을 50억 원 이상 보유하거나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종목은 각각 1%, 2%, 4% 이상 보유한 개인은 대주주로 분류된다. 양도차익에 대해 20%(과세표준 3억 원 초과는 25%)의 세금을 내야 한다. 

 

다만 주식 양도세의 대주주 기준은 12월 마지막 거래일이다. 때문에 대주주 자격을 피하려고 연말에는 항상 개인의 주식 매도세가 이어지곤 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주주가 되는 걸 피하고자 10월부터 미리 파는 개인들도 많다"고 말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1999년 이후 10~12월 사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주로 순매도 성향을 보였다. 1999년부터 2023년까지 25개 년 중 21개 년을 10~12월 사이 순매도했다.   

 

▲ [한국거래소]

  

하지만 주가가 떨어진 경우보다 오른 경우가 더 많았다. 개인이 순매도한 21개 년 중 10~12월 코스피가 상승한 경우는 15개 년으로 71%를 차지했다. 

 

조사기간을 12월 한 달로 좁혀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1999년부터 2023년까지 25개 년 중 개인이 12월 순매도한 경우는 20개 년이었다.

 

▲ [한국거래소]

 

개인이 순매도한 20개 년 중 같은 기간(12월) 코스피가 상승한 경우는 13개 년(65%)이었다. 

 

이에 대해 김용원 나라살림연구원 연구팀장은 "주가는 결국 내재가치에 수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식 내재가치가 변함이 없는 상황에서는 개인이 판 물량을 외국인투자자나 기관투자자가 받아주므로 주가가 하락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반면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연합회 대표는 "주가가 더 올라야 하는데 슈퍼 개미들의 매도로 덜 오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 최근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이 국내 증시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금투세 시행 후 증시 전망에 대해서도 전문가들 의견은 갈렸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주주 양도세는 대주주만 내는 것이지만 금투세에 대해선 개인들이 느끼는 공포감이 차원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투세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여겨지는 1%(15만 명)뿐 아니라 더 많은 개인들이 나도 금투세를 낼 수 있다고 우려해 국내 증시를 떠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나마 양도세가 없던 점이 국내 증시의 매력이었다"며 "금투세 시행 후 많은 개인들이 미국 등으로 이탈해 시장이 망가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대주주 기준을 피하려 개인들이 매도하는 물량은 1조~3조 원 정도로 그리 크지 않아 시장이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하지만 금투세 대상자는 대주주보다 규모가 크다"며 "또 슈퍼 개미가 팔 거란 염려로 다른 개인들도 앞다퉈 주식을 내놔 증시가 하락할 수 있다"고 염려했다. 

 

반면 이상민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 실행위원은 "금투세를 낼 만한 슈퍼 개미들이 법인을 설립해 금투세를 회피함으로써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인세가 금투세보다 세율이 낮은 점을 이용할 거란 분석이다. 

 

그는 "주가는 결국 내재가치에 수렴한다"며 "개인이 기업 실적과 상관없이 금투세 걱정으로 주식을 내다판다면 외국인이나 기관이 그 주식을 사들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팀장은 "대다수 개인이 한국 시장에 있는 이유는 세금 메리트보다 한국 기업에 대한 정보를 접하기 쉽기 때문"이라며 "단지 금투세 때문에 주식을 모두 팔 거란 건 과도한 걱정"이라고 했다. 

 

KPI뉴스 / 김신애 기자 lov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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