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설운도 "벤츠, 급발진‧오작동에 무조치…법적 대응 불사"

정현환 / 2023-11-28 20:50:34
"지난 10월 사고는 급발진과 에어백‧AEB 오작동 탓"
피해자 총 10명…일부는 사고 후 트라우마 시달려
"벤츠, 피해자 나 몰라라…법과 정의 제대로 세울 것"

"사고가 터진 뒤 벌써 한 달여 지났는데, 메르세데스-벤츠는 무반응·무조치다."

 

가수 설운도 씨는 2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에서 UPI뉴스 취재진과 만나자마자 벤츠의 무성의한 태도를 지적하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달 25일 설 씨 아내인 배우 이수진 씨가 운전한 벤츠 S580이 갑작스레 돌진하더니 앞에서 서행 하던 택시를 들이받았다. 벤츠는 그 후에도 멈추지 않고 주변의 식당을 덮쳤다. 이 사고로 식당 손님과 주변 행인 등 10명이 다쳤다. 

 

설 씨는 이번 사고가 벤츠의 급발진과 에어백, AEB(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자동차가 자동으로 위험을 감지해 사고를 방지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하는 기능) 오작동으로 발생해 차주가 피해를 봤다고 호소한다. 

 

하지만 벤츠가 무시로 일관하자 설 씨는 참을 수 없다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다음은 설 씨와 일문일답. 

 

▲ 설운도 씨가 2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에서 UPI뉴스와 인터뷰를 하며 지난달 25일 자신의 아내가 운전한 벤츠 S580가 낸 사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사고 당시 구체적인 상황은.

"지난달 25일 저녁 아내가 벤츠를 운전했다. 안사람은 운전 경력이 30년이다. 사고난 벤츠를 1년 동안 몰았다. 사고가 났을 때, 나는 조수석에 안전띠를 매고 있었다. 그런데 급발진으로 앞에서 서행 하던 택시를 들이받았다. 뒷좌석에 있던 둘째 아들의 몸은 충돌로 차 안에서 공중으로 붕 떴다. 둘째는 온몸에 멍이 드는 큰 타박상을 여러 군데 입었다. 난 목이 뒤로 확 젖혀져 지금까지 물리치료를 받고 있음에도 뒷목이 매우 아프다. 아내는 사고 후 자신이 사람을 쳤다는 생각에 상당 기간 멍하니 있었다. 현재는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

AEB 오작동을 주장하는 배경은.

"급발진 자체도 문제지만, 그 이전에 자동차가 자동으로 위험을 감지해 사고를 방지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하는 AEB 기능이 먼저 오작동했다고 생각한다. 사건 당시 조수석에서 직접 봤고 주변 상인이 제공한 CCTV와 차량 내부 블랙박스 영상을 모두 보면 AEB에 이상이 있었다. 벤츠의 AEB 센서는 차량 근처에 행인이 붙어 있지 않았는데 작동했다. 평소와 다름없이 운전 중이었는데 갑자기 AEB가 오작동해 브레이크가 걸렸다. 이게 급발진의 전조였다고 본다."

▲ 지난달 25일 설운도 씨 아내가 운전한 벤츠 S580가 사고를 냈을 때 모습. 벤츠 S580이 앞에서 서행하던 택시의 뒤를 들이받아 그 충격으로 택시는 트렁크가 열리고 도로 위를 한 바퀴 돌았다. [설운도 씨 제공]

 

벤츠 차량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 사고'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벤츠를 운전했던 아내는 사고 직후 경찰 조사에서 음주와 마약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운전했던 아내 상태가 정상이었다는 첫 번째 증거다. 또 사고 지점은 우리 가족이 30년 동안 살아 잘 아는 곳이다. 운전 미숙으로 실수했다는데 동의하기 어렵다.

특히 아내는 천천히 운전하는 습관이 있다. 그런데 늘 지나는 골목길에서 갑자기 과속을 한다? 아니다. AEB로 급제동이 걸리던 벤츠는 어느 순간 갑자기 굉음을 내며 앞으로 쭉 출발했다. 골목길에서 10~15km로 달리던 차량이 갑자기 80~90km로 속도를 올렸다. 그래서 사고 당시 마치 비행기가 이륙할 때 치솟는 것처럼 날아가는 기분을 느꼈다. 이 광경을 우리 가족만 보고 들은 게 아니다. 사고 장소 주변 가게 사람들과 다수의 목격자가 봤다."

▲ 설운도 씨가 28일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UPI뉴스와 만나 지난달 25일 사고는 벤츠 S580 차량의 결함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사고 당시 벤츠 차량 에어백이 안 터졌다. 사실인가.

"차량이 반파되고 우리와 충돌한 택시가 충격으로 한 바퀴 돌 정도로 대형사고가 났는데도 에어백이 터지지 않았다. AEB에서 시작된 오류는 급발진으로 이어졌고 결국 에어백도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에어백 미작동 하나만 봐도 당시 벤츠 차량의 결함을 잘 알 수 있다."

벤츠 차량에 부딪힌 사고 피해자들의 건강 상태와 조치는.


"가족을 포함해 총 10명이 다칠 정도로 큰 사고였다. 우리 벤츠는 불행 중 다행으로 택시 운전석 쪽이 아니라 조수석 쪽을 들이받아 52세 택시 기사는 크게 다치지 않았다. 사고 후 한의원에서 치료받던 피해자를 직접 만났다. 이유를 떠나 미안함을 전달했다.

사고가 났던 동네도 곧바로 다시 찾아 집집이 인사를 드리며 이유가 어찌 됐든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다. 급발진하는 벤츠에 직접 충돌하진 않았지만, 차량이 식당으로 돌진해 가게 안에 있던 어르신들이 많이 놀랐다. 행인 한 명은 무릎 아래 뼈에 금이 갔고 척추에도 이상이 생기는 피해를 입었다. 피해가 가벼운 분들은 이미 퇴원하셨지만 현재 수술이 필요하신 분이 있다. 사고 이후에 무너진 건물과 부서진 구조물 피해 복구와 보상도 약속했고 바로 실행했다."

ㅡ사고 후 한 달 동안 벤츠가 실시한 조치는.

"정말 벤츠는 이렇게 하면 안 된다. 벤츠는 단순히 한국에서 차를 파는 것만 목적인가. 팔고 나면 그뿐인가. 벤츠는 사고 후 지난 한 달 동안 자신들의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가 사고로 문제를 호소하는 데 아무런 연락과 조치가 없었다.  

자동차 제조사와 판매사는 소비자와 사회에 사고를 예방할 책임이 있다. 동시에 똑같은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막아야 할 의무도 있다. 앞으로 변호사를 선임해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소송을 할 것이고 패소해 손해를 볼지언정 물러서지 않을 예정이다. 

내가 벤츠를 산 건 오로지 '안전' 때문이었다. 장거리 이동이 많은 연예인이기에 건강 유지가 중요해 값비싼 돈을 지급하고 벤츠를 구매했다. 사고도 사고지만 사고가 터지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벤츠를 보니 더 이상 안전을 기대할 수가 없다. 이번 기회에 법에 따라 소비자인 피해자를 나 몰라라 하는 기업을 상대로 법과 정의를 제대로 세우겠다."

▲ 설운도 씨는 28일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UPI뉴스와 만나 벤츠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과 피해자들 고통을 줄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향후 계획과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유를 떠나 지난 사고에 따른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 현재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잘 몰랐는데, 급발진 사고로 피해를 본 사람이 너무 많다. 하지만 이런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개인인 소비자는 대기업인 자동차 제조사와 싸워야 한다. 자동차 업체들은 자신들이 판매한 차량임에도 처음부터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단순히 운전자의 실수나 조작 미숙으로 몰고 간다. 아무렇지 않게 운전자 나이가 많다느니, 운전에 서툴렀다는 등의 개인 탓으로 치부한다. 아주 잘못된 관행이다.

물론 그동안 제기된 급발진 사고에서 운전자 실수인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고는 내가 바로 옆에서 모든 걸 똑똑히 지켜봤고 들었다. 난 대한민국의 '설운도'다. 거짓말할 이유가 전혀 없다. 이번에 사람이 죽지 않아서 천만다행이지, 누가 죽었어도 이상하지 않을 사고였다. 이번 급발진 사고로 인해 피해자들은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심리적 충격도 상당하다. 우리 가족은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는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피해 보신 분들을 생각하면 할수록 절대로 벤츠의 태도와 조치를 그냥 지켜볼 수 없다. 주변에서는 '벤츠'라는 국제적 기업을 상대로 개인이 싸우는 게 유리하지 않다고 말한다. 불리하다고 하니 오히려 더해야겠다. 이제부터 벤츠 AEB와 급발진, 에어백 오작동으로 평생 트라우마에 고통받으실 분들을 대신해 쉽지 않은 싸움을 해보겠다."

KPI뉴스 / 정현환 기자 dondevo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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