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는 안 돼'…위기의 K팝 "시상식 난립에 법·제도는 구시대적"

김윤경 IT전문기자 / 2024-08-07 17:30:47
K팝 위상 높아졌지만 심의제와 지원책 뒷받침 못해
뮤비에 영화 규정 적용…조세 지원은 제조업 중심
대중음악 시상식 난립하며 예술인들 피로감 급증
시상식·심의제 개선하고 현실적인 세액공제책 필요

K팝(케이팝) 해외 매출액 추정치가 1조 원을 돌파하며 세계적 문화로 자리잡았지만 산업의 구조적 문제점으로 인한 '위기론'도 불거지고 있다.

대중음악 시상식이 난립하고 뮤직비디오 심의제도와 음악산업 조세 제도 등이 K팝 위상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탓이다.
 

▲ 7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개최된 '지속가능 K-팝 시장 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 공청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광호 음콘협 사무총장, 최수진 문체부 사무관, 정덕현 문화평론가, 이용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신지영 카카오엔터 그룹장, 권일운 HYBE 팀장, 박종욱 JYP엔터 팀장, 서병기 헤럴드경제 기자, 황승흠 국민대 교수, 박윤석 한국지식재산연구원 부연구위원. [김윤경 기자]

 

7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진행된 '지속가능 K-팝 시장 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 공청회'에서는 K팝 위기 타개를 위해 정부 정책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거듭 제기됐다.
 

이날 행사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 등이 주최하고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음콘협)가 주관했다.


대중음악 시상식만 20여 개…창작자들 힘들다


무분별한 대중음악 시상식은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힌다. 시상식이 난립하고 티켓 판매 목적으로 행사를 해외 공연 형태로 개최하면서 가수와 기획사의 심적 부담은 커질대로 커졌다. 일부 행사는 팬심을 무리하게 악용, K팝 이미지마저 손상시킨다.

 

서병기 코리아헤럴드 기자는 "BTS 인기 상승에 편승해 케이팝 시상식도 늘었는데 지금은 그 수가 20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동남아에서 개최된 모 공연은 티켓 가격이 59만 원까지 올랐다"고 밝혔다.

권일운 하이브(HYBE) 팀장은 "시상식은 음악산업 종사자에게 의미있는 행사지만 우후죽순처럼 수가 늘어나며 현업 종사자들에게 부담이 된다"며 "매번 새로운 무대를 준비해야 하는 아티스트와 창작자들은 어려움이 크다"고 호소했다.

정덕현 대중음악평론가는 "시상식 통합 등으로 행사 수를 줄이고 'K팝 그래미' 같은 권위 있는 시상식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용민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시상식 당사자들간 사전 표준계약 체결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실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뮤비에 영화 규정…조세 지원은 제조업 중심

비합리적 등급 분류 체계와 조세 제도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목된다. 음악산업의 경제 기여도는 높아졌지만 현행 법 적용과 지원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뮤직비디오를 영화 비디오와 동급으로 취급하면서 문제는 시작한다. 5분 이하 분량인 뮤직비디오에 2시간 안팎 분량인 영화 비디오 규정을 적용하면서 심의와 절차가 모두 복잡해진다.

이는 음악 창작자들이 국내 방송 대신 유튜브를 선호하는 주요 이유가 된다. 유튜브는 국내 방송과 달리 별도의 등급 심의를 받지 않는다.

신지영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그룹장은 "국내외 해외 플랫폼 간 심의 절차 차이로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들이 한국에서 뮤직비디오 제공을 포기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BTS 정국의 '드리머스(Dreamers)' 뮤직비디오는 한국에서 가장 늦게 오픈됐다"고 지적했다.

황승흠 국민대학교 법대 교수는 "현행 제도가 산업의 빠른 유통 주기를 따라가지 못하고 음악영상물에도 영화비디오물법, 음악산업, 방송법 등이 중첩 적용돼 법체계 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조세 제도는 우리의 지원책이 제조업 중심으로만 운영돼 문제다. 현재 한국의 민간 기업 대상 연구개발 세제지원은 내국인이 R&D(연구개발)와 인력개발 목적으로 사용한 비용 중 일부를 과세연도의 소득세나 법인세에서 공제해주고 있다.


박윤석 한국지식재산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음악 산업에도 R&D처럼 정부가 지원할 수 있어야 K팝 산업도 발전할 수 있다"며 "음악산업에 특화된 조세지원 제도를 시급히 마련하고 영세한 음악창작자들에게 현실적으로 환급가능한 세액공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종욱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 팀장은 "조세 지원에 따른 경제적 여유는 더 많은 창작 활동을 가능케 하고 다양한 콘텐츠 생산을 촉진한다"고 설명했다.

당정 "문제 공감…법과 제도 개선 추진한다"


문화체육관광부 대중문화산업과 최수진 사무관은 "시상식이 본래 목적에 맞게 권위 있게 정립돼야 하고 뮤직비디오 심의제와 조세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점을 정부도 공감하고 있다"며 "업계 의견을 반영해 충분히 검토하고 개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현재의 법규정과 제도로는 창작자들과 예술인들이 지원받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뮤직비디오 심의 등 관련 법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책임감 있게 노력하고 22대 국회에서는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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