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데이터센터 에쿼티 20억 달러뿐...레버리지 90% 육박
"오픈AI 흔들리면 오라클 1차 타격"...구글·엔비디아·테슬라 3강 구도
"국가안보 자산이라 못 멈춘다"...변동성 커도 6개월 내 수습 전망
금리 인상 우려에 금과 비트코인이 동반 약세를 보이는 등 자산시장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인공지능(AI) 슈퍼사이클을 둘러싼 버블 논쟁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김열매 더큐리어스 대표는 1일 유튜브 방송 '뉴스는 돈이다-뉴돈'에 출연해 "AI 버블은 초입이라기보다 이미 어느 정도 진행돼 후반전에 들어갔다"면서도 "그렇다고 곧 끝날 버블이라 단정하긴 어렵다. 시장이 산업의 잠재력을 다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은 낙관, 다만 1~2년 내 돈의 흐름이 문제"
김 대표는 AI 기술 자체에 대해서는 '싱귤래리티'를 믿는 쪽에 가깝다고 밝혔다. AI가 인간의 지능을 초월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지지한다는 의미다. '싱귤래리티(Singularity, 기술적 특이점)'는 AI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기점을 뜻하는 과학기술 용어다. 김 대표는 "피지컬 AI까지 가고도 남을 기술"이라면서도 "1~2년 내 자금시장, 특히 사모대출과 데이터센터 금융구조를 보면 위험이 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데이터센터 금융구조, 부동산 PF와 판박이"
김 대표는 데이터센터 금융구조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빗댔다. 처음엔 자기 땅에 자기 돈으로 짓다가, 경쟁이 붙으면서 땅값과 사업비가 오르고, 결국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대 IT 기업)들조차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끌어온다는 것이다. 자사주를 소각하던 알파벳이 주식을 발행하는 상황을 예로 들었다.
여기에 부채가 잔고에 잡히지 않도록 특수목적법인(SPV)을 세워 지분만 소량 넣고, SPV가 일으킨 대출로 사업비를 조달하는 구조가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랙스톤, KKR 등 대체투자 운용사들이 몰리면서 "남의 돈으로 에쿼티(자기자본)를 조달하는" 흐름이 걱정스럽다는 설명이다.
실제 메타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총사업비 300억 달러 중 에쿼티가 20억 달러에 불과하다. 나머지 대부분은 블루오울 펀드 등 사모대출로, 레버리지 비율이 90%에 육박한다. 아폴로가 모집한 180억 달러 규모 사모대출은 역대 최대 수준이며, 금리는 6%대 초반으로 "짓지도 않은 건물을 담보로 한 것치고는 낮은 수준"이라고 김 대표는 말했다.
반면 스페이스X가 건설 초기 단계에서 받는 브릿지론(다리 역할을 하는 단기 고금리 대출) 금리는 12%를 웃돈다. 문제는 사모대출 특성상 정확한 조건이 언론에 공표되지 않고 여러 곳에 분산돼 있어 위험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메타나 스페이스X는 이후 회사채를 싸게 발행해 브릿지론을 갚는 식으로 자금을 굴리고 있다.
"오픈AI 흔들리면 오라클이 1차 타격"
김 대표는 이런 구조가 결국 오픈AI의 '체급' 문제로 이어진다고 봤다. 오픈AI가 꿈꾸는 범용인공지능(AGI), 이른바 '디지털 신'이 여럿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오픈AI가 꿈꾸는 범용인공지능(AGI), 이른바 '디지털 신'이 여럿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여기서 '제본스의 역설'도 변수로 꼽힌다. 제본스의 역설(Jevons' Paradox)은 '기술 발전으로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값싸게) 쓰게 되면, 오히려 그 자원을 더 많이 쓰게 된다"는 경제학 법칙이다. 보통은 효율이 좋아지면 자원을 덜 쓰게 되니까 전체 소비량이 줄어들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난다는 뜻에서 '역설'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칩과 AI 모델이 더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발전해도, 컴퓨팅 수요는 줄어들기는커녕 새로운 활용처가 계속 생기며 더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데이터센터 공급이 과잉될 거라는 우려에 대한 반박 근거로 제시된 셈이다. 현재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 용량은 10기가와트 규모로, 한국 전체(2기가와트 미만)의 5배에 달한다. 오픈AI가 흔들리면 계약이 취소되는 등 시장 충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실제 오픈AI 상장(IPO) 불발설이 나왔을 때 시장이 크게 출렁인 바 있다.
공급 부족이냐 과잉이냐를 묻자 김 대표는 "컴퓨팅 자원은 PC 등장 이후 남아돈 적이 없다"며 AI, 국방, 우주항공, 바이오 등 수요가 계속돼 전체 용량이 남아돌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만 지금의 데이터센터들이 "영원히 갈 것"이라고도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구글·엔비디아·테슬라 3강 구도…오픈AI는 안 죽는다"
미중 패권 경쟁 구도에서 오픈AI가 완전히 무너질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구글은 제미나이(자체 AI 모델), 자체 개발 칩, 자율주행 웨이모,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 유튜브 데이터까지 갖춰 잠재력이 만만치 않고, 엔비디아는 AGI와 우주 진출 야심은 있지만 로봇이나 자율주행처럼 현실 세계에서 직접 쌓은 데이터가 없다는 약점이 있다.
반면 테슬라는 이런 현실 세계 데이터 측면에서 압도적이라는 평가다. 오픈AI가 흔들릴 경우 소프트뱅크와 오라클이 1차 타격을 받고, 오라클은 특히 "저세상 갈 만큼" 심각한 문제를 겪을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오픈AI 자체가 사라지기보다는 기업가치가 낮아진 채 마이크로소프트가 흡수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는 관측도 내놨다.
한편 오피스 등 상업용 부동산 침체로 장기 투자자금(롱머니)이 데이터센터로 옮겨가는 추세라며, 안정적 전력을 확보한 기존 데이터센터의 가치는 계속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6개월 넘기면 중국에 추월당해…미국이 방치 못 한다"
야구에 비유해 "몇 회쯤 왔느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국가안보 자산이라 경제 논리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몇 달 전만 해도 출구를 고민해야 한다고 봤지만, 이는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밀리면 안보가 뚫리고 전쟁으로 번질 수 있는 문제여서 미국이 절대 멈출 수 없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과열 징후와 노이즈로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오래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사모펀드발 자본시장 위기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칩 가격발 물가 상승으로 금리가 오르면 오라클·오픈AI발 문제가 불거져 극단적으로 반토막 상황도 배제할 수 없지만, "6개월을 넘기면 중국에 추월당하기 때문에 미국이 매우 빠른 속도로 수습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이수민 기자 smlee682@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