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이란 '종전' 메시지…국제유가, 연말 60달러대 갈 수도

안재성 기자 / 2026-04-01 17:09:11
종전 후 호르무즈 해협 열리면 공급 확대…"경기침체로 원유 수요도 줄 것"
이란 '통행료 부과'는 변수…1척당 200만달러 부과시 유가 80달러 넘을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잇달아 '종전'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고공비행하던 국제유가에 브레이크가 걸릴 전망이다. 최선의 시나리오로 흘러가면 연말쯤 배럴당 60달러대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 대비 1.46% 떨어진 배럴당 101.3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북해산 브렌트유(118.35달러)는 4.94% 올랐지만 트럼프·페제시키안 대통령 발언이 나오기 전에 장이 마감된 탓으로 여겨진다.

 

▲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원유를 싣고 떠나는 유조선. [AP 뉴시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은 2~3주 내로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페제시키안 대통령도 "침략 재발 방지 보장 등 필수조건이 충족된다면 전쟁을 끝낼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의 종전 메시지는 단기적으로 국제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번 주 내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대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또 말을 바꾸면 유가가 다시 뛸 수 있다. 한동안 높은 변동성이 유지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론 시나리오에 따라 달라진다. 베스트 시나리오는 4월 내로 전쟁이 끝나고 호르무즈 해협이 열리는 것이다.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호르무즈 해협이 열리면 원유 공급량이 크게 늘어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이 경우 국제유가가 올해 말쯤 배럴당 70달러대로 내려갈 거라고 추측했다.

 

김 교수는 "공급 증가뿐 아니라 향후 경기침체로 원유 수요도 감소할 것"이라며 배럴당 70달러대로 떨어질 거라고 예측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연말쯤 배럴당 60달러대로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별다른 조치 없이 '일방적인 승리 선언'을 한 뒤 물러나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과 우리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일방적인 승리 선언을 한 뒤 철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 경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부분적으로 풀고 통행료를 징수할 것으로 여겨진다. 외신에 따르면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고 통행료를 부과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통행료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척당 200만 달러(약 30억 원)로 예상된다. 이미 이란은 중국, 인도 등 일부 우호국 선박들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하면서 VLCC 1척당 200만 달러씩의 통행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VLCC 1척은 약 2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송한다. 통행료로 200만 달러씩 지불한다면 가격이 배럴당 1달러 이상 오르는 요인이 된다. 더 큰 문제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가 불안한 점을 들어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할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밑돌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한다. 나타샤 카네바 JP모건 에너지분석가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배럴당 10~15달러의 안보 비용이 추가될 것"이라며 "국제유가는 80~95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도 배럴당 80달러대로 예상했다.

 

최악의 경우는 전쟁이 장기화되는 것이다. JP모건은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까지 봉쇄하면 160달러도 웃돌 수 있다고 염려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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