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전자청원 제기, 청원 5일만에 4000명 이상 동의
주류업계 "부정적 영향 고려해야"
보건복지부가 오는 11월부터 모든 술병의 주상표에 '건강상 위험', '음주운전 금지' 등의 문구를 표기하도록 관련 법규를 개정하면서 이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주류 업계 관계자들은 국회전자청원 사이트에 청원을 제기하면서 개정 사항에 대한 철회 및 재검토를 요청하고 나섰다.
술병 전면에 '과음', '음주운전 금지' 등 표기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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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과음, 음주운전 금지 경고문구 가이드라인 예시. [보건복지부] |
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 및 고시를 개정함에 따라 오는 11월 9일부터 국내에 판매·유통되는 모든 주류용기의 주상표 하단에는 과음, 음주운전 금지 등에 대한 경고문구와 경고그림을 반드시 표기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개정 취지에 대해 "음주로 인한 건강상의 위험과 음주운전 등 사회적 폐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11월 9일 이후부터 경고 문구와 그림을 표기하지 않으면 국민건강증진법 제31조의2에 따라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보건복지부의 규제 강화에 주류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국회전자청원은 5일 오후 5시 기준으로 44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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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일 국회전자청원 사이트에 게시된 주류 용기 과음 경고 문구 표기 철회 및 재검토 요청 청원. [국회전자청원 갈무리] |
청원인은 "과음 등에 대한 경고문구 및 경고그림 표시 가이드라인은 제품의 고유한 상표권과 기업의 영업 활동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탁상행정'"이라며 "가이드라인 철회 및 재검토를 청원한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이미 보조 상표에 표기하고 있는 내용이라는 점과 전면 라벨에 경고문구 표기는 생산비 증가를 야기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전자청원은 개시후 30일내 5만 명 이상이 동의하면 정식 접수된다.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되며, 청원심사소위원회 심사를 거친 뒤 본회의 부의 여부가 결정된다.
주류업계 "업계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야"
주류 업계에서는 갑작스러운 전면 시행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전통주 업계 관계자는 "고시 개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너무 성급하게 시행돼 업체의 부담이 크다"며 "기존에 인쇄된 포장라벨을 모두 버리고 새로 찍어야 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영세한 전통주 업체들에게 갑작스레 바뀐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막막한 지경"이라고 말했다.
대형 주류업체 관계자는 "음주운전 근절과 소비자 안전을 위한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현재 주류시장 전반의 소비 위축과 원가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표시 의무가 주류업계에 미칠 악영향도 함께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사이에서는 이번 가이드라인에 대해 '탁상행정'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가이드라인을 바꾼다고 음주운전을 안 하겠나',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해라' 등 보다 실효성있는 법적 제재를 요구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에게 과음과 음주운전의 위험을 경고하는 효과는 일부 있겠지만 생각보다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론 주류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술병 전면라벨에 경고문구 표기를 했을 때 실제 효과가 있는지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며 "영세한 업체에게는 바뀐 지침에 대응하는 기간을 더 주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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