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 경제, 세습사회, 기득권 정치 3가지 금기 깨기...틀·판 바꿔야"
학생들엔 "깨어 있으라 목소리를 내라, 그리고 투표하라 행동하라"
"한국사회는 부당함 참지 않는 '건강한 충동' 있다"...대권선언 해석
김동연 경기지사가 경제부총리 시절부터 중요한 시기·상황 때 들고 나왔던 '킹핀론'을 다시 내세웠다. 2022년 민선 8기 경기도지사 취임 이후 '킹핀론'을 거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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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연 경기지사. [경기도 제공] |
'킹핀'은 보울링에서 굴린 공이 닿으면 전체 10개 핀 모두가 쓰러질 수 있는 위치의 5번 핀을 말한다. 맨 앞줄의 1번 핀에 이어 두번 째 줄의 2, 3번 핀 뒤 3번 째 줄의 4, 5, 6번의 가운데 있는 5번 핀을 말한다.
볼이 5번 핀에 맞으면 이 핀이 넘어지면서 마지막 줄의 7, 8, 9, 10번 핀을 모두 쓰러뜨려 '스트라이크'가 나올 확율이 높아 붙여진 이름이다.
어떤 복합적인 문제점이 발생할 때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를 해결하면 다른 문제점들은 자동적으로 해결되거나 큰 영향을 받게 돼 해결 가능성이 높은 '핵심 문제'를 비유할 때 쓴다.
2017년 경제부총리 시절 당면했던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해 처음 대중에 공개한 김동연 지사의 '킹핀론'이 이번에는 대한민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거론하는 과정에서 등장했다.
김동연 지사는 지난 15일 충남 아산의 호서대학교 초청 특강에서 자신이 상표로 등록한 "'유쾌한 반란'에 대해 이야기하겠다"며 "우리 사회의 경제, 교육, 정치 문제 등 여러가지 구조적 문제 가운데 '킹핀'에 해당하는 핵심 문제가 '승자 독식"이라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우리 사회 문제, 킹핀 중 하나를 우리 사회의 승자독식 구조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승자독식 전쟁을 이제는 종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승자독식 문제를 종식시켜) 대한민국 사회에서 과도한 경쟁, 그리고 경쟁의 대가로 얻어지는 보상 또는 응징보다 정의롭고 공정하게 이루어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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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5일 오전 충청남도 아산시 호서대에서 초청 특강을 하고 있는 김동연 경기지사. [경기도 제공] |
아울러 "승자독식 문제를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추격 경제와 사회의 세습 구조, 기득권 정치의 3가지 금기 깨기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추격 경제'에 대해 김 지사는 "선진국이 가는 길을 따라(추격)가는 것"이라고 설명한 뒤, "우리가 따라갈 선진국이 없다. 이제는 우리가 선도 경제를 만들어야 되는 것"이라며 "경제 틀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세습 구조와 관련해서는 "시험 한번으로 평생 (사회지도층)철밥통을 갖는 등 계층이동의 사다리가 끊어졌고 사회적 이동이 거의 불가능해졌다. 입에 물고 태어난 수저 색깔로 대부분의 인생이 결정되는 것처럼 보이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며 "인도의 카스트제도처럼 이제는 계층구조가 너무 단단해 져서 자기가 열심히 노력을 해서 성공하고 계층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쉽지 않게 됐다. 이걸 깨야 된다"고 설명했다.
기득권 정치 구조를 놓고는 "강고한 양당 구조라는 승자독식의 정치판에서 부총리 시절 아무리 좋은 정책과 이상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정치판 자체가 바뀌지 않으면 한 발자국도 가기 어렵겠다고 생각했다"는 경험을 소개하며, "대한민국 시장 중에서 가장 진입장벽이 높아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가기 어려운 시장이 정치시장"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정치교체, 권력구조 개편, 정치개혁, 선거법개혁,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정치자금 관련 등.정치판의 구조를 깨야 한다. 이것을 하기 위해서 어쩌면 제가 정치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강변했다.
이들 3가지 금지 깨기 방법이 '틀과 판을 바꾸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근본을 뒤집어야 해결이 가능하다는 그의 지론 표현이다.
김 지사는 1950년대 초까지 인간의 한계로 여겨지던 1마일(약 1.6km) 달리기 경기의 4분대 벽을 예로 들었다.
"1마일을 4분 이내로 달릴 경우 심장이 파열되고 신경이 끊어진다고 여겨지던 '마의 벽'을 1954년 영국의 배니스터라는 아마츄어 선수가 깬 뒤 불과 2주 만에 여러 명이 그 기록을 껬다"고 소개한 김 지사는 "금기는 깨려고 상상도 못 하거나 깨려고 생각은 했지만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포기했던 것들이 한 번 깨지면 봇물 터지듯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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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연 지사가 특강을 듣기 위해 온 호서대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
같은 맥락으로 김 지사는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의 저자 마이클 샌델 교수의 "한국사회는 사회의 부당함에 대해서 참지 않는 '건강한 충동'이 있다"는 말을 소개했다.
학생들에게 행동을 요구하는 동시에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강한 결기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김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경제 부총리를 맡아 경제 패러다임을 바꿔 달라'는 말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이어서 전율이 일었다"면서도 "제가 틀을 바꾸는 데까지는 미치지 못했다"고 이날 고백했다.
김 지사는 이력서에 나타나지 않는 공무원 생활 이전까지의 기간과 정치를 시작한 이유도 밝혔다.
그는 "이력서에 없는 17세부터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25세까지 8년은 죽을 만큼 힘들었다. 아주 뼈에 사무치는 열등감, 그리고 사회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며 "사회의 틀을 깨고 정치판과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고 우리 사회가 계층사다리가 많이 놓아지는 소위 사회적 이동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생각에서 정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의 전체를 마무리 짓는 말로 자신이 한 책에 썼던 글이라며 "깨어 있으십시오. 가만히 계시지 마십시오. 목소리를 내십시오. 그리고 투표하십시오. 그리고 행동에 옮기십시오"라는 글 소개로 강연을 마쳤다.
대권에 나서기 전인 2019년 12월 이후 약 4년여 만에 호서대 강단에 선 김 지사는, 자신의 정치 모티브가 됐던 '열등감'과 '분노', 부총리 시절 '킹핀'을 쓰러뜨리지 못했다는 고백에 이어, "가만히 계시지 말라. 목소리를 내라. 그리고 투표하라"고 여느때와 다른 강한 어구와 선동형 문장들을 이어가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정치판을 바꾸기 위해 정치를 시작했다"는 이유와 "한국사회는 부당함에 대해서 참지 않는 '건강한 충동'이 있다"는 말로 압축하며, 본격 대권 행보에 나선다는 진군의 북소리라는 게 경기도청 안팎의 시각이다.
KPI뉴스 / 김영석 기자 lovetup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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